징비록 백성을 버린 선조..백성도 임금을 버릴 수 있다
징비록 7회에서 선조(김태우)는 조선통신사를 파견해 수상쩍은 일본의 동태를 파악해 오도록 합니다.그리고 왜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징조를 감지하자 좌의정 류성룡(김상중)에게 민심을 살펴보고 오라고 지시합니다. 하삼도에서 백성들의 민심을 살피고 돌아온 류성룡은 "차마 입에 담기는 참담하지만 백성들이 임금이 백성을 버릴 수도 있으나 백성 또한 임금을 버릴 수 있다"는 말을 전합니다. 이 말에 선조는 큰 충격을 받지만, 대신들을 긴급히 불러모아 어떤 대책을 세우기는커녕 성군이 되고 싶었다느니 하는 넋두리나 늘어놓다가가 결국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조정과 백성들을 버리고 허겁지겁 도망을 갑니다. "왕은 배이고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어엎을 수도 있다"는 순자의 말이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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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 백성을 버린 선조..백성도 임금을 버릴 수 있다
조선통신사 황윤길(김종수)과 김성일(박철호)은 일본의 동태를 살피고 돌아온다. 그런데 서인 황윤길은 일본이 많은 병선(兵船)을 준비하고 있어서 조만간 왜변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한 반면 동인 김성일은 왜군이 침입할 조짐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고 보고한다. 서로 완전히 다른 의견이었지만 대신들은 김성일의 손을 들어준다. 다들 아무 일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선택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 참으로 안이한 선택이었던 셈이다.
한편 류성룡(김상중)은 왜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주장한 김성일을 따로 만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김성일은 여전히 왜놈들은 상종할 가치가 없을 만큼 야만적이고 무례하다고 말하고, 그 말에 류성룡은 감정을 떠나 왜변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면서 왜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단 1할도 없느냐고 재차 묻는다. 그러자 김성일은 “어떻게 1할도 없다고 장담하겠나. 왜변이 난다는 소문 때문에 하삼도의 수많은 백성들이 지금 도망을 가고 있다. 소문 때문에 일어나지 않은 왜변을 만든다면 이 나라 곡창지대인 하삼도가 비게 될 것”이라며 왜변에 대한 대비도 민심을 다독인 이후에야 할 것이라고 대답해서 류성룡을 고민에 빠뜨린다.
결국 왜변이 일어날 거라는 소문 때문에 민심이 술렁이고 있는 것을 알게 된 선조는 좌의정 류성룡에게 직접 나가 민심을 살펴보라고 이른다. 그리고 고을 수령들에게도 일러 민심을 다독이고 마음을 안정시키게 해달라고 지시한다. 류성룡은 민심을 살피러 나가고, 왜구가 쳐들어온다는 말에 많은 주민들이 피난을 떠난 마을로 들어선다.
주막에서 피난을 떠나는 가족을 만난 류성룡은 왜변이 일어날까봐 피난을 떠나는 거냐고 물으면서 "아직은 소문뿐인데 왜변이 꼭 일어날 거라고는 장담할 수 없지 않느냐. 또 왜변이 일어난다 해도 관군이 왜구를 막아줄 텐데 뭐가 걱정이냐"고 말한다.
그러자 하삼도 주민들은 격분한 표정으로 "관군이 왜구들을 막아요? 차라리 마을 개가 왜구들을 막겠습니다. 먹고 살기도 힘든 백성들 태반이 평생 군역 때문에 강제로 잡혀 있다시피하고, 군사들을 봉족하는 백성들도 죄다 도망을 가는 판국에 누가 왜구들들 막느냐!"며 한탄한다. 그리고 "나랏일한다는 조정 대신들은 동네 왈짜들처럼 동인이다 서인이다 패거리지어 싸움이나 하고 있고 임금이란 위인은 백성들이 피죽을 먹는지 마는지 왜 탯줄 묻은 곳을 떠나는지 관심도 없으니 참으로 성군이지"라며 불만을 털어놓는다.
류성룡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국밥은 내가 다 살 테니 편히 드시라고 말하지만 그들은 "양반나리가 사주는 밥 먹고 체하기라도 하면 어쩐답니까"라며 "혹 임금을 만나거든 임금도 백성을 버릴 수 있지만 백성도 임금을 버릴 수 있다"고 전해달라고 내뱉는다.
참담해진 류성룡은 궁으로 돌아와 선조에게 하삼도를 살피고 온 상황을 말한다. 문제는 하삼도를 이탈하는 백성들이고, 백성들은 조정과 관군들이 왜구들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 보고의 요지다. 그러나 그런 상황을 차마 입에 담기가 어려워 난처해하고 있는 류성룔에게 선조는 "한심한 과인을 믿지 못하는 거겠지. 어버이란 자가 왜구들로부터 보호해 주지도 못하는데 얼마나 욕들을 하겠느냐"며 편하게 말해 달라고 한다.
선조는 "차마 입에 담기는 참담하지만 백성들은 임금이 백성을 버릴 수도 있으나 백성 또한 임금을 버릴 수 있다고 했다"는 류성룡의 말에 큰 충격을 받는다. 충격을 받은 선조의 모습을 보고 류성룡은 "지금은 무엇보다도 민심을 달래야 하고 백성들이 이 조정과 임금에 대한 믿음을 회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왜변을 막기 위한 축성도 보수도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류성룡의 말을 듣고 뭔가 행동에 나서지 않을까 기대를 했지만 선조는 기껏 귀인 김씨 처소로 달려가 귀인 김씨의 무르팍을 베고 누워 "나도 귀인이 나를 어루만져주듯 백성들을 이런 손길로 어루만져주면 좋겠다"는 넋두리나 늘어놓고 있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 역시나다. 이런 지경에 이르렀으면 되든 안 되든 대신들을 내보낼 것이 아니라 임금인 자신이 직접 민심을 살피러 나가야 하고, 또 뒤늦게나마 그런 참담한 보고를 들었으면 어떤 묘책을 찾기에도 모자랄 판에 따뜻한 금침에 드러누운 채 이런 엄살 섞인 자탄이나 하고 있는 선조인 것이다. 이것은 부모가 자식이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는데도 구하러 나가기는커녕 집안에 두 손 놓고 앉은 자식을 사랑하느니 뭐니 하고 떠드는 짓이나 진배없다.
그 후 1592년 왜군이 부산포에 상륙해 파죽지세로 북진해 오자 "따뜻한 손길로 백성을 어루만져주었으면 좋겠다"던 선조는 궁궐과 백성을 버리고 급히 의주로 도망간다. 그리고 이순신 장군과 권율 장군 등이 이끄는 관군과 전국 각지에서 봉기한 의병에 의해 1593년 왜군이 퇴각 후에야 다시 궁으로 돌아온다.
이상, 징비록 백성을 버린 선조..백성도 임금을 버릴 수 있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