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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 보는 세상

응답하라 1988 자식에게 어머니 사랑보다 더 큰 선물이 있으랴

 

응답하라 1988 자식에게 어머니 사랑보다 더 큰 선물이 있으랴

 

 

얼마 전 컴퓨터 게임에 중독된 아버지와 동거녀에게 2년여 동안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의 학대를 당하던 초등학생이 탈출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법원은 그 아이 아버지의 친권행사를 정지시키고 인천 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을 임시후견인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는 기사가 나오기 전에 아이의 친할머니가 이번 사건을 맡아 수사해 온 연수경찰서를 찾아와 자시이 손녀를 기르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해서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경찰에서는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협의해 보고는 친할머니와 만나지 못하게 했다고 합니다. 2년이라면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인데, 손녀가 괴롭힘당하는 그 동안 대체 뭘 하고 있다가 뒤늦게서야 나타나 손녀를 기르겠다고 하는지 그 의도가 순수하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관련 기사를 보다가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생겼는데, 어머니는 왜 아이 앞에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다른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으리라고 여겨지지만, 그렇다 해도 다른 누구도 아닌 엄마인데 아이가 얼마나 보고 싶고 속으로 얼마나 기다리고 있을까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자세한 내막이야 당사자가 아니니 알 길도 없고 또 깊이 관여할 일도 아니지만, 굳이 셰익스피어의 "여자는 약하나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이나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유대격언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자식에게 있어 엄마란 이 세상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힘을 가진 존재임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이러한 어머니의 위대한 힘은 잘난 자식을 두었을 때보다도 못난 자식을 두었을 때 더 크게 발휘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TVN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도 세 분의 어머니를 통해 그런 어머니의 강한 힘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긴 잘난 자식, 못난 자식이라고 말하긴 했지만, 사실 어머니에겐 그런 구분조차 없을 겁니다. 아니, 어쩌면 남들 눈에 못나보이는 자식일수록 더 딱하고 더 애틋한 마음이 클지도 모릅니다. 응답하라 1988 자식에게 어머니 사랑보다 더 큰 선물이 있으랴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잠시나마 어머니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공부는 잘하지만 몸이 아픈 딸을 둔 엄마

 

응답하라 1988 자식에게 어머니 사랑보다 더 큰 선물이 있으랴

 

고3이 된 덕선(혜리)은 반장과 짝이 되는데, 얼마 후 반장의 엄마가 덕선을 만나러 온다. 사실은 공부는 잘하지만 간질을 앓고 있는 딸을 둔 엄마다. 행여 딸이 새학기가 되어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게 되면서 마음을 다치는 일이 생길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는 참이다.  

 

 

덕선을 만난 반장 엄마는 덕선에게 뭔가 긴히 부탁을 하고 덕선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얼마 후 반장이 간질 증상을 보이며 쓰러지자 덕선은 반장 엄마가 일러준 대로 반장을 잘 돌봐주고 다른 반 친구들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문도 닫게 한다.  

 

 

잠시 후 양호실에서 깨어난 반장은 양호선생님에게 "아이들이 저 쓰러진 것 다 봤을 것 아니냐"며 울음을 터뜨리지만, 덕선은 양호실에서 돌아온 반장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대한다. 

 


이렇게 딸을 잘 돌봐주고 친구들과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지내게 해준 것이 덕선의 덕분임을 안 반장 엄마는 덕선을 다시 찾아와 고맙다고 하면서 따뜻하게 안아준다. 병을 앓고 있는 딸을 선선히 도와준 딸의 친구가 딸만큼이나 사랑스러운 것이다. 몸이 아픈 딸이어서 더 관심을 가지고 돌보는 사랑은 엄마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착하고 똑똑하지만 공부 못하는 딸을 둔 엄마

 

 

하지만 이렇게 착한 딸 덕선을 둔 엄마(이일화)는 또 엄마대로 고민이 깊다. 착하고 예쁘고 성격도 좋아서 누구에게서나 사랑받는 딸이지만, 단 한 가지, 공부문제만은 도저히 해결이 불가능한 지경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엄마는 덕선의 진학상담을 위해 학교를 방문한다. 그리고는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지금 성적으로는 4년제도 어렵다. 서울에 있는 대학은 힘들다고 봐야 한다"는 말을 듣고 충격에 빠진다.

 

 

한없이 시름없는 표정으로 교무실을 나오면서도 자신에게 아무 말도 안 하는 엄마를 보고 덕선은 너무나도 민망하고 미안한 마음에 "엄마 내가 잘못했어" 하며 울음을 터뜨린다. 

 

 

하지만 엄마는 따스하고 부드러운 표정으로 딸을 보며 "덕선아, 엄마 괜찮다. 얼른 교실 들어가라"며 다독여준다. 지금 심정이 마치 천길 낭떠러지 앞에 선 것 같은 상태일 텐데도 자신을 실망시킨 바로 그 딸을 안고 위로해 주는 사랑 또한 엄마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재치있고 쾌활하지만 사고뭉치 아들을 둔 엄마  

 

 

이번엔 동룡(이동휘) 엄마다. 친구의 오토바이를 헬멧도 쓰지 않고 탔다가 사고를 당해 아들이 경찰서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회사 체육대회 중에 달려온 일명 '조부장'이다.

 

 

평소 회사일에만 몰입하고 아들 일에는 무관심한 엄마였기에 동룡은 엄마가 무척 화를 내리라고 믿고 잔뜩 얼어 있다.

 

 

하지만 뜻밖에도 엄마는 "많이 안 다쳤냐. 그거면 됐다"며 동룡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그런 엄마의 따스한 손길에 동룡은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만다. 정작 큰일을 앞에 두고는 대범해지고 담대해지는 것이 또한 엄마다. 

 

 

집에 돌아온 동룡은 엄마가 차려준 식탁에서 밥을 먹는다. 미역국도 있다. 엄마가 바쁜 일이 있다며 나가려 하자 동룡은 혼자 밥 먹기 싫다고 투정을 부린다. 엄마가 밥을 먹는 동안만이라도 함께 있어주겠다며 다시자리에 앉자 동룡은 기쁘고 행복한 얼굴로 조잘조잘 쉴새없이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엄마는 그런 동룡을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며 "우리 막내아들이 이렇게 수다쟁이인 줄 몰랐네"라고 말한다.  사고를 치면 평소 야단을 안 쳤더라도 호되게 나무라는 것이 당연지사인데, 그런 사고뭉치 아들의 허한 마음을 읽어내는 눈을 가진 엄마이기에 따뜻한 사랑으로 감싸안는 것이 바로 엄마인 것이다. 이런 엄마의 사랑이 존재하는 한 자식들이 도중에 엇나가더라도 다시 돌아오는 것이리라.

 

이상, 응답하라 1988 자식에게 어머니 사랑보다 더 큰 선물이 있으랴였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응답하라 1988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 분은 다음 포스팅을 참조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