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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세상

마약왕 송강호 / 스윙키즈 도경수 / PMC: 더 벙커 하정우

마약왕 송강호 / 스윙 키즈 도경수 / PMC: 더 벙커 하정우

 

지난해(2018년) 12월에 개봉했던 영화 송강호 주연의 [마약왕]도경수 주연의 [스윙키즈], 하정우 주연의 [PMC: 더 벙커] 후기입니다. [마약왕]은 개봉되기 전부터 기대가 컸었는데, 관객수가 말해 주듯 큰 호응을 얻진 못했습니다. [스윙키즈]는 큰 기대 없이 보았는데 오히려 나름 재미가 있었고, [PMC: 더 벙커]는 글로벌 군사기업의 팀장을 한국인인 하정우가 맡아 북한의 킹을 납치한다는 소재가 새로웠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흥미롭지는 않았습니다.   

 

마약왕 송강호 / 스윙키즈 도경수 / PMC: 더 벙커 하정우

 

마약왕 우민호 감독 송강호 배두나 조정석

 

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 되던 1970년대 대한민국,  하급 밀수업자였던 이두삼은 우연히 마약 밀수에 가담했다가 마약 제조와 유통사업에 본능적으로 눈을 뜨게 되면서 사업에 뛰어든다. 뛰어난 눈썰미, 빠른 위기대처능력, 신이 내린 손재주로 단숨에 마약업을 장악한 이두삼이 만든 마약은 '메이드인 코리아'라는 브랜드를 달게 되고, 마침내 그는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까지 세력을 확장하며 백색 황금의 시대를 열게 된다.

 

마약왕 송강호 / 스윙키즈 도경수 / PMC: 더 벙커 하정우

 

실존인물인 그 이두삼 역을 믿보배 송강호가 맡아 열연을 하지만,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드라마틱한 요소 하나 없이 그저 나열식의 밋밋한 전개가 많이 아쉬웠다. 마치 딱딱하고 재미없고 그리 유익하지도 않은 책 한 권을 바아들고 억지로 끝까지 읽어나간 기분이랄까.

 

그래도 어디에선가는 흥미로운 뭔가를 보여주겠지, 그래도 송강호인데, 그래도 배두나조정석도 나오는데 하고 목을 길게 늘이고 기다려봤지만, 허망하게도 그냥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 동안 마약 관련, 범죄 관련 좋은 영화들 덕분에 관객들의 눈이 한껏 높아진 걸 감독은 간과한 것일까?

 

영화를 보고 났는데도 기억에 나는 장면이 별로 없다. 그저 웃는 송강오, 우는 송강오, 분노하는 송강호, 발작하는 송강호, 아부떠는 송강호, 갑질하는 송강호, 총질을 해대는 송강호, 총에 맞아 댓자로 뻗은 송강호... 송강호만 질리도록 보았다.

 

 

스윙키즈 강형철 감독 도경수 자레드 그라임스 오정세 박혜수

 

1951년 한국전쟁, 최대 규모의 거제 포로수용소. 새로 부임해 온 소장은 수용소의 대외적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전쟁 포로들로 댄스단을 결성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수용소 내 최고 트러블메이커 로기수(도경수), 무려 4개 국어가 가능한 무허가 통역사 양판래(박혜수), 잃어버린 아내를 찾기 위해 유명해져야 하는 사랑꾼 강병삼(오정세), 반전 댄스실력 갖춘 영양실조 춤꾼 샤오팡(김민호), 그리고 이들의 리더, 전직 브로드웨이 탭댄서 잭슨(자레드 그라임스)까지 우여곡절 끝에 한 자리에 모인 그들의 이름은 ‘스윙키즈’다.

 

각기 다른 사연을 갖고 춤을 추게 된 그들에게 첫 데뷔 무대가 다가오지만, 국적, 언어, 이념, 춤 실력, 모든 것이 다른 오합지졸 댄스단의 앞날은 캄캄하기만 하다.  

 


흑인에, 빨갱이에, 노랑 빨갱이에, 중국인에, 여자.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어느 한구석 닮은 점이라고는 없는 다섯 사람이 만들어내는 기막힌 조화가 흥겨웠다. 듣기만 해도 어깨가 들썩거려지고, 발이 깐닥거려지고, 가슴이 쿵쾅대는 것 같은 탭댄스를 원없이 보았다. 인종이며 이념을 넘는 춤의 세계. 최고의 실력 앞에선 누구나 그저 고개를 수그릴 수밖에 없는 법이다.

 

거제 포로수용소에서의 탭댄스라니, 선뜻 믿기지 않는 조합이지만, 춤을 추는 사람도, 춤추는 사람들을 보는 사람들도 그 순간만은 전쟁의 아픔을 잊었으리라고 생각해 본다. 춤과 노래에는 확실히 그런 힘이 있으니까.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그 감동이 더 진하게 전해져 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긴 러닝타임이었지만 그리 지루하지 않았고, 영화가 끝났음에도 리드미컬한 탭댄스의 여운이 가슴에 한참이나 남아 있었다. 매 작품마다 전혀 다른 캐릭터를 선보이며 연기의 폭을 넓혀가소 있는 도경수, 다음엔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해 본다. 

 

 

PMC: 더 벙커 김병우 감독 하정우 이선균

 

글로벌 군사기업(PMC: Private Military Company) 블랙리저드의 캡틴 에이헵(하정우)은 미국 CIA의 의뢰로 거액의 프로젝트를 맡게 된다. 그러나 작전장소인 DMZ 지하 30M 비밀벙커에는 약속된 타깃이 아닌 뜻밖의 인물, 북한 ‘킹’이 나타난다. 아시아 최고의 현상금이 걸린 킹, 그를 잡기 위해 캡틴 에이헵은 작전을 변경하고, 12인의 크루들과 함께 킹을 납치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또 다른 군사기업(PMC)의 기습과 미국 CIA의 폭격으로 함정에 빠져버린 에이헵과 블랙리저드팀. 결국 무너져버린 지하 비밀 벙커 안 부상을 입은 에이헵은 인질로 잡혀 있던 북한 최고의 엘리트 닥터 윤지의(이선균)와 생존을 위한 액션을 펼친다.

 

 

한국인이 글로벌 군사기업의 팀장으로 북한의 킹을 납치한다는 소재는 새로웠다. 생존을 건 액션 씬도 볼 만했다. 초반부에 카메라가 너무 심하게 흔들려서 좀 보기 불편하긴 했지만. 지하벙커라는 갇힌 공간은 자연스럽게 [더 테러 라이브] [터널]에서의 하정우를 연상케 했다. 특히 [더 테러 라이브]는 김병우 감독하정우가 함께 한 작품이기도 하다.  

 

냉정하고 비정하기 그지 없는 용병들의 세계다. 그럼에도 수백 발의 총알이 오가는 속에서 웬 말들이 그리 많은지. 중요한 작전을 수행하러 가기 직전인 사람이 아내와의 전화 통화는 왜 그리 질질 끄는지. 또 죽어가는 팀원을 데려가야 하느냐 아니냐로 무슨 의견들이 그리 분분한지. 일촉즉발의 순간에 긴장감을 최대한 고조시키려는 의도인 줄은 알겠지만, 초점을 흩뜨리는 것 같아 좀 짜증스러웠다. 아무리 그들의 인간적 면모를 보여주고 싶다 해도, 비즈니스맨인 용병들의 임무는 오직 완벽한 작전 수행, 그것 아닌가?

 

이선균의 영화 속 캐릭터가 모호하다. 주인공은 살아남는다는 공식에 비쳐보면 비중이 컸던 모양인데, 몰랐었다. 게다가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 삼천포로 빠지는 느낌이다. 설마 하정우이선균의 목숨을 건, "어이, 남한!", "어이, 북한!"의 급조된 우정(?)이 영화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였던 걸까?

 

이상, 마약왕 송강호 / 스윙키즈 도경수 / PMC: 더 벙커 하정우입니다. 흥미로우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