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 내안의 그놈 박성웅 라미란 진영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주연의 [극한직업](이병헌 감독)이 역대 흥행순위 5위에 올랐다고 한다. 개봉한 지 채 한 달도 안 된 사이에 세운 기록이다. 코미디물로도 재미있고, 설명절을 앞둔 가족영화로서의 개봉 타이밍도 좋았고, 같이 대결을 벌일 만한 영화도 달리 없었던 등 모든 것이 아귀가 착착 맞아 큰 행운을 불러온 듯하다. 예전에 TV 어느 개그프로에서 잠복수사를 하며 아르바이트를 하던 형사가 본업보다 알바에 더 바쁜 코믹한 삶을 보여준 적이 있는데, 그 생각도 났다.
한편 [극한직업]보다 2주 전에 개봉했던 박성웅 라미란 진영 주연의 [내안의 그놈](김효진 감독)은 우연한 사고로 몸이 바뀐 아재와 고딩을 주인공으로 하여 펼쳐지는 코미디물인데, 잔잔한 재미로 200만 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해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크게 재미있지 않았다. 2019년 1월 개봉영화 두 편의 짧은 후기다.
극한직업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 내안의 그놈 박성웅 라미란 진영
좀비반장(류승룡)은 신바람난 대박 맛집 사장님으로, 정의감에 불타는 만능해결사 장형사(이하늬)는 철두철미한 홀서비스 매니저로, 사고뭉치 마형사(진선규)는 절대미각 주방장으로 거듭나고, 고독한 추격자 영호(이동휘)는 멘탈이 붕괴된 운전사로 전락하며, 막내 재훈은 주방 보조로 양파를 까고 썰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맛도 양도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정확하게 계량해서 내놓은 가성비 최고의 한 접시 요리를 맛나게 먹고 난 기분이었다. 엔딩까지 아주 깔끔해서 딱히 흠잡을 데가 없었다. 유머 코드도 넘치지 않게 적당히 흩뿌리고, 치킨장사가 아무리 잘돼도 본업정신을 잃는 법도 없어서 무엇보다도 좋았다.
빌빌거리며 닭이나 튀겨대고 손님들을 받으며 툴툴거리던 다섯 명의 또라이(?)들은 때가 되자 액션 씬도 화끈하게 보여준다. 류승룡과 신하균이 배 위에서 벌인 광란의 결투 씬도 볼 만했다. 코미디라는 메인요리만큼이나 푸짐한 액션 서비스 요리였다고나 할까.
서장 역을 맡은 김의성은 "내가 왜 저놈들을 왜 모아놨냐?"며 펄펄 뛰다가 신세한탄을 하다가 하더니, 마약반 또라이들이 사건을 해결했다는 소식에 금세 희색이 만면해서 "내가 저놈들을 왜 모아놨겠냐?"며 신나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류승룡 좀비설은 신빙성이 좀 있는 것 같다.(ㅎㅎ) 연상호 감독의 [염력]의 흥행 실패로 마루 밑으로 숨어들어가 있던 그가 [극한직업]만이 아니라 넷플릭스의 좀비영화 [킹덤]에서도 화려하게 되살아났으니 말이다. 절대 안 죽어.ㅋ
[극한직업]과 같은 코미디물인데도 코미디 요소보다는 신파의 느낌이 더 강해서 그런지 새로움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길 없는 스토리의 전개였다. 재미있게 보신 분들에게는 좀 미안한 말이지만, 뭔가 유머는 끊임없이 던져지는 듯한데, 어디서 어떻게 웃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그 동안 이런 류의 영화들에서 본 듯한 장면들이 마구 짜집기된 모양새여서 마치 여러 권의 책에서 인용한 글로 한 권의 책을 그럴싸하게 만들어놓고는 시침 뚝 떼고 있는 저자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이런데도 굳이 2시간이라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을 고수한 이유가 있었을까? 게다가 지치지도 않고 써먹는 출생의 비밀 소재는 이제 제발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이상, 극한직업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 내안의 그놈 박성웅 라미란 진영이었습니다. 흥미로우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