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가가 결혼을 앞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5가지 조언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산다는 것은 행복하고도 기쁜 일이지만, 그만큼 인내와 희생이 따르는 일이기도 합니다. 함께 살아가면서 다정한 이야기를 주고받고 또 서로의 가장 멋지고 예쁜 모습에 감탄도 하지만, 반대로 크고 작은 일로 다투고 싸우면서 가장 못나고 옹졸한 모습까지 가감없이 보여주게 되는 것이 바로 결혼생활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영국의 저널리스트 리처드 스틸은 "결혼이란 우리가 이 세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이미지의 천당과 지옥이다"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행복한 결혼을 꿈꿉니다. 이들을 위해 파리에서 20년 넘게 심리학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심리상담가 모드 르안이 [결혼을 앞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5가지 조언]입니다. 결혼을 앞둔 사람은 물론 지금 결혼해 있는 사람들에게도 행복한 결혼생활을 해나가는 데 꼭 필요한 조언이 될 것입니다.
심리상담가가 결혼을 앞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5가지 조언
1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인지 따져보자
어떤 사람은 삶에서 사회적인 성공을, 어떤 사람은 개인적인 휴식을 더 가치있게 생각한다. 또 어떤 사람은 씀씀이가 큰가 하면 돈 모으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런데 그 중에눈 결코 양보할 수 없는 핵심적인 가치들이 있다. 예를 들면 아이들을 키우는 데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세상을 보는 시선 등이다. 그리고 배우자와 핵심적인 가치관이 비슷할수록 결혼에 대한 만족도는 높아진다. 이것은 사회과학자들의 실헝에서도 증명된 바 있다. 경제적 배경, 종교, 연령대 등이 비슷한 배우자를 만났을 때 결혼 만족도가 높고 결혼생활도 오래 지속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자신과 다른 사람과는 무조건 결혼해서는 안 된다거나 아주 비슷한 사람하고만 사랑을 하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핵심적인 가치관이 다르면 복잡한 문제게 부딪칠 확률뿐 아니라 결혼생활이 파탄에 이를 가능성도 현격히 높아진다는 것을 알아두는 게 좋다는 뜻이다.
흔히 핵심적인 가치관이 달라도 결혼하면서 배우자를 변화시키면 된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왜냐하면 당사자를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본인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모습 그대로 상대의 가치관과 자신의 가치관을 냉정하게 비교해 봐야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결혼의 의미가 변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20대에게 결혼이란 함께 있고 싶은 욕망이고 30-40대에게는 아이를 낳고 재산을 쌓아가는 생산의 개념이다. 50-60대에게는 자아로의 환원이다. 둘이서 하나로 살았으니 이제 다시 나로 돌아가고 싶은 독립의 욕구가 강해진다. 그리고 70-80대에게는 죽음을 생각하고 준비해 나가는 과정이다.
그 중에서 가장 바쁜 시기는 30-40대로, 부부는 아이를 키우고 회사에 다니느라 눈코뜰 새 없는 하루를 보낸다. 자연스레 서로 관심사를 나누고 열광적으로 빠져드는 경험은 사라지고 대화의 대부분이 아이, 돈, 가족을 주제로 이루어진다. 이 시기에 부부는 열렬히 사랑하는 관계라기보다는 앞날을 개척해 나가는 동지적 관계에 가깝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두 사람 사이의 정서적인 유대의 끈은 놓지 말아야 한다. 만약 부부 사이에 아이가 유일한 끈이 되어버리면, 훗날 아이가 독립하게 되었을 때 부부는 더 이상 함께 살아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부부란 살아 있는 개체다. 부부관계에도 연료가 필요하고, 그 연료는 둘이 함께 하는 경험에서 나온다. 장기적으로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함께 하는 일이라고 해서 거창할 필요는 없다. 아내에게 배관 수리법을 가르쳐주거나 남편과 함께 저녁식사를 준비하거나 집을 같이 보수하면서 그 동안 쌓인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이것만으로도 부부 사이가 꽤 돈독해질 수 있을 것이다.
3 유머 감각을 잃지 마라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다툼을 현명하게 건너기 위해 필요한 것이 유머감각이다. 유머는 우리의 공격성을 느슨하게 해주고 딱딱한 상황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며 자칫 큰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막아준다. 감정적으로 날카로워져 있을 때 적당한 재치로 위기상황을 부드럽게 넘기고, 자신과 다른 사람의 실수를 따뜻하게 감싸안으면서 서로 긴장을 풀고 경계를 늦추게 만든다.
이러한 유머는 인생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 비합리적인 일들, 우스꽝스럽고 말도 안 되는 일들도 일어날 수 있음을 받아들이는 포용력에서 나온다. 열심히 노력해도 결과가 좋지 않고, 착한 일을 많이 해도 안 좋은 사고를 당하는 등 곳곳에 아니러니가 널려 있는 곳이 이 세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아이러니와 인간의 불완전성을 바라보며 웃을 수 있을 때 우리는 고통스러운 사오항도 충분히 견뎌낼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 따라서 오랜 세월 여러 가지 위기를 함께 견뎌야 하는 부부에게 유머 감각은 필수다.
4 사랑하는 사람을 다 안다고 착각하지 마라
오랜 기간 함께 한 연인이나 부부는 어느덧 상대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판단하는 단계에 이른다. 상대가 어떤 하루를 보내고 누구를 만났는자, 내 말에 어떻게 반응할지 빤히 보이니 더 이상 알 게 없다고 생각하고, 심지어는 식상하고 지루하다는 느낌마저 갖는다. 그래서 이따금 상대가 예상치 못한 행동과 태도를 보여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리 오래 함께 살아도 결코 다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속마음이다. 상대와 나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이다. 배우자에게는 내 삶의 궤적으로는 따라갈 수 없는 마음의 상처가 있을 수도 있고, 내가 엿보지 못한 꿈이 존재할 수도 있다. 또한 사람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성장해 나가는 존재이기도 하다.
사랑은 끊임없이 사랑하는 사람을 재발견해 나가는 과정이다. 새로운 발견이 때로는 실망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그런 발견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늘 사랑을 풍부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다. 하지만 상대를 다 안다고 착각하는 순간 우리는 사랑에 숨겨진 신비를 발견할 기회를 잃게 된다. 따라서 미지의 영역이 남겨진 신비한 존재로 서로를 바라볼 때 우리는 더욱 사랑을 다채롭게 색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어느 부부든 살다 보면 "이젠 정말 끝장이야!" 하는 순간이 온다. 만약 정신적, 육체적으로 학대를 당하거나, 한 사람이 계속 바람을 피우거나, 극도의 갈등이 해결될 기미가 도저히 보이지 않는다면, 그 사랑을 놓아주는 결단이 필요하다. 하지만 사랑이 식거나, 더는 존중받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거나, 우발적인 다툼 때문에 헤어짐을 고민한다면, '이것이 끝이 아닌 전환점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봐야 한다.
나를 갉아먹는 수렁과도 같은 결혼생활을 끝내는 것이 용기있는 선택이라면, 결코 쉽지만은 않은 결혼을 포기하지 않는 것도 용기있는 선택이다. 그러니 정말로 끝내고 싶을 때 이것이 전환점은 아닌지 곰곰이 살펴보자는 것이다.
성숙한 사랑은 완결된 목표도, 현재의 상태도 아니다. 시들지 않도록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이고 가꿔나가야 할 대상이다. 그렇게 온몸으로 사랑을 껴안을 때 오랜 상처를 치유하고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후회 없이 사랑하고 사랑받아야 할 진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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