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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 보는 세상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뜨끔한 경고 침묵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뜨끔한 경고 침묵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명예, 권력 등 모든 것을 손에 쥔 검사 조들호가 검찰 내 비리를 견디지 못하고 내부 고발자가 되어 든 것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진 후 법을 지켜나가는 변호사가 된다는 해츨링의 웹툰을 드라마화한 것입니다. 그리 특별할 것 없는 소재여서 크게 매력적이지 않을 줄 알았는데, 박신양이라는 대배우가 나서자 역시 <당신을 위한, 당신의 편에 선 변호사가 있다!>는 웹툰의 주제를 확실하고도 멋드러지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기에 관한 한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뚜르르 꿰고 있는 듯한 박신양은 좀 과장돼 보이는 연기조차도 단 몇 회 만에 익숙한 것으로 만들어버려서, 시청률 제조기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님을 여실히 증명해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대배우의 포스가 온몸에 넘쳐흐르는 박신양이 지난 8회에서 "침묵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는 경고의 외침을 날렸을 때는 가슴이 뜨끔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은 시점이어서 더 그랬을 테지만, "침묵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는 외침에 침묵하고 있는 자의 부끄러움도 느껴야 했습니다.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뜨끔한 경고 침묵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침묵은 금이다"라는 격언도 있듯이 평소 <침묵>은 교양있고 인품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덕목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래서 톨스토이는 "말을 제대로 못했던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면  침묵을 지키지 못했던 것에는 백 번이라도 후회해야 한다"고 했고, 라 브뤼예르도 "사람이 잘 말할 수 있는 재능을 갖지 못하면  침묵을 지킬 줄 아는 지각이라도 있어야 한다"는 말을 했을 것입니다. 그만큼 잘못 내뱉은 말들로 인한 설화(舌禍)의 경험이 더 많은 우리입니다. 하지만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침묵하지 말아야 할 때 행하는 침묵은 결코 금이 아니며, 나만 괜찮으면 될 것 같아 침묵한 피해는 결국 나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진실을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뜨끔한 경고 침묵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입니다. 드라마 OST 김필의 [하늘을 걸어]도 함께 올립니다. 매회 동네변호사 조들호 박신양이 보여주는 사이다 연기와 기가 막히게 어울리는 노래입니다.

 

 

사채업자 배대수(박원상)의 사무실을 자기 마음대로 무단점령해서 변호사 사무실로 쓰고 있는 조들호는 배대수의 여동생 배효진(송지인)이 자신이 일하는 유치원 원장(김정영)의 비리를 고발했다가 강제해고당하고 자폐아에게 폭행을 가했다는 누명을 쓴 것을 알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발벗고 나선다. 원장이 식재료비를 아끼기 위해 원생들에게 전날 남은 음식을 모두 함께 넣어 끓인 쓰레기죽을 만들어 먹인다는 것이었다. 결국 조들호는 사무장 황애라(황석정)와 함께 각각 운전기사와 주방보조로 위장취업해 들어가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러나 조들호가 그 증거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해 보지만 원장의 회유와 협박을 받은 학부모와 누구보다도 원장의 비리를 잘 알고 있는 유치원 교사들 중 누구도 증인으로 나서주려고 하지 않아서 난감한 상황에 처한다.

 

 

1차 공판에서 배효진이 쓰레기죽을 먹는 아이들을 봤다면 왜 즉각 신고하지 않았느냐고 묻는 판사의 말에 조들호는 “아이들을 생각해서 신고하지 못했다. 지금 그 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이 문을 닫는다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유치원 원장이 아닌 아이들이다. 갈 곳을 잃을 아이들을 걱정해 신고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어 이를 입증하지 못했다. 

 

 

2차 공판에서 신지욱(류수영)은 배효진이 폭행 피해자가 된 서연과 이불을 덮고 있는 CCTV영상을 공개하며 배효진을 폭행교사로 몰아갔다. 또 서연의 몸에 선명한 멍자국을 증거자료로 내밀었다. 이를 본 배효진은 사실과 다르게 해석된 증거들에 눈물을 흘리고, 반대심문의 기회를 얻은 조들호는 일어나더니 침묵한 채 가만히 서 있는다.

 

 

그의 침묵이 계속되자 판사는 어서 심문을 하라고 다그치고, 그래도 잠시 더 침묵을 이어간 조들호는 "침묵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드리고 싶었다. 침묵하면 아무것도 모른다"면서 말문을 연다.

 

 

조들호는 "우리는 지금 검사측이 제시한 증거영상의 단편적인 정보 외에는 아무것도 모른다. 왜냐하면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고인의 동료교사와 학대를 받았다는 아이의 학부모에게 오늘 증인으로 출석해 줄 것을 부탁했지만, 오지 않았다. 이번 사건이 아동학대 사건이 아니고 쓰레기죽 사건임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사건의 진실을 덮기 위해 침묵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본 변호인은 이번 공판에서 아무것도 밝힐 수가 없다"고 말을 잇는다. 

 

그리고 이어서 "우리는 불과 몇 년 전 침묵을 하면 모두 함께 가라앉는다는 것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침묵하고 있는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호소를 하고 싶다. 침묵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고 소리친다. 세월호 참사 2주기가 되어도 진실이 밝혀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뜨끔한 경고를 날린 것이다. 방청석에 앉은 사람들은 조들호의 말에 감동을 받고 한 사람씩 두 사람씩 일어나 기립박수를 친다.

  

 

그 후 조들호와 황애라는 셰프로 변신해 원장의 생일파티에 모인 학부모들과 교사들에게 실제로 아이들의 급식에 썼던 저질 식재료로 만든 쓰레기죽을 내놓는다. 아이들에게 고기를 많이 넣은 카레를 주었다고 노발대발하고, 아이들이 아닌 자신이 먹기 위해 싱싱한 딸기를 잔뜩 주문해 오는 원장이다. 

 

하지만 그런 원장도 조들호의 전략에 빠져 그 죽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 줄 뻔히 알면서도 학부모들과 교사들이 보고 있는 앞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먹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다. 평소 겉으로는 인자하고 자애로운 표정으로 우아를 떨던 양의 탈을 쓴 원장에게 제대로 한 방 먹이는 통쾌한 순간이다. 

  

 

한편 학부모들과 교사들 또한 그 죽을 한 스푼씩 입에 넣으면서 눈물을 흘리고, 원장의 이중성과 비리에 치를 떨며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결국 조들호의 노력에 감동한 서연의 어머니는 서연과 함께 3차 공판에 참석해 배효진의 무죄를 증언해 준다. "침묵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는 조들호의 호소가 말 그대로 쓰레기죽 같은 원장이 그 동안 감쪽같이 숨겨온 진실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이다. 

 

말하지 말아야 할 때에 말하는 것은 그 죄가 작지만, 말해야 할 때에 말하지 않는 것은 그 죄가 크다.

未可以言而言者 其罪小 可以言而不言者 其罪大(미가이언이언자 기죄소 가이언이불언자 기죄대)

-정조(正祖), 추서춘기(鄒書春記), [홍재전서(弘齋全書)]

 

이상,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뜨끔한 경고 침묵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였습니다. 흥미로우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