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하정우 백두산 / 권상우 신의 한 수: 귀수편
이병헌 하정우의 [백두산]과 권상우의 [신의 한 수: 귀수편]의 간략한 줄거리 소개와 리뷰입니다. [백두산]은 대한민국 관측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백두산 폭발이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아비규환을 다루고 있고 [신의 한 수: 귀수편]은 자신을 사지로 내몬 냉혹한 내기바둑판으로 뛰어든 기사의 사활을 건 대결을 다룬 스토리입니다.
이병헌 하정우 백두산 / 권상우 신의 한 수: 귀수편
백두산 이해준, 김병서 감독 / 이병헌 하정우 마동석 전혜진
사상 초유의 재난을 막기 위해 전유경(전혜진)은 백두산 폭발을 연구해 온 지질학 교수 강봉래(마동석)의 이론에 따른 작전을 계획하고, 전역을 앞둔 특전사 EOD 대위 조인창(하정우)이 남과 북의 운명이 걸린 비밀작전에 투입된다. 인창은 작전의 키를 쥔 북한 무력부 소속 일급 자원 리준평(이병헌)과의 접선에 성공하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준평의 행동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한다.
이병헌 하정우 백두산 / 권상우 신의 한 수: 귀수편
개봉일에 맞춰 부랴부랴 보러 간 보람이 있었나? 믿보배들이 대거 등장하는데다 백두산 폭발이라는 사상 초유의 재난에 맞서는 스토리였기에 기대를 잔뜩 했건만, 많이 아쉽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만이 보여주는 차별화된 특색이 없었다. 그 동안 국내외를 막론하고 숱하게 제작되었던 여러 재난영화들이 생각나고, 심지어는 [신과 함께]의 분위기도 느껴져 좀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스케일은 압도적이었다. 어쩌다 지휘관을 맡게 된 하정우(조인창 역)가 어리버리하면서도 자신의 임무를 끝까지 완수해 나가는 과정을 보는 것도 괜찮았고. 이병헌(리준평 역)도 선전했다. 다만, 스토리상 크게 돋보이는 캐릭터는 아니었는지 귀신 같은 그의 연기력이 별로 드러나보이진 않았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백두산 폭발이라는 재난과 더불어 아버지의 무게가 강조된다.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리준평, (딸인지 아들인지 모르는) 아기의 탄생을 앞두고 있는 조인창에겐 자식의 안위가 그들이 살아야 할 혹은 죽어야 할 이유가 된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우리 국가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일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예나 지금이나 늘 강대국에 머리를 조아려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약소국의 비애다. 언제나 자국 또는 자국민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하는 나라도 있는데 말이다. 백두산 폭발을 몇몇 사람들이 막으려고 애쓸 뿐, 다들 도망가기에 바쁜 것도 그렇고. 어디에 가서 안식을 얻으려 함일까? 안식을 얻을 수 있기는 할까? 또 얼마나 오래도록 안식을 누릴 수 있을까?
신의 한 수: 귀수편 리건 감독 / 권상우 김희원 김성균
武士가 아닌 棋士의 피맺힌 복수혈전. 바둑을 뭘 그리 끔찍하리만큼 살벌하고 으스스하게 두는지, 온몸이 쫄아드는 느낌이었다. 권상우는 맞춤옷을 입은 듯. 짧고 촌스럽게 깎은 머리가 그의 미모(?)를 빛나게 해주진 못해도 귀수 역을 위해 무진장한 공을 들였다는 것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바둑의 세계가 조폭의 세계와 다를 바가 없다. 아니, 그 이상이다. 조폭들은 권력과 돈에 충성할 뿐이지만, 귀수 같은 사람은 오로지 자신의 목표만 바라보고 나아가니 선로를 이탈할 리 없는, 그 무엇으로도 제어할 길 없는 강력한 기관차와도 닮았으니까.
전체적인 짜임새가 괜찮았다. 여러 개의 물줄기가 어느 한 방향을 향해 달리다가 마침내 큰 강에 이르러 포효하며 솟구치는 느낌이랄까? 잔인한 장면이 자주 나오긴 하지만, 장르가 범죄 액션인 만큼 필요에 의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김희원이 무겁고 칙칙하고 암울하기만 한 분위기를 슬쩍슬쩍 건드려서 거둬내주는 찌질한 감초 역을 그럴싸하게 해낸다. 마무리는 급훈훈. 안식을 위한 신의 한 수, 귀수다.
이상, 이병헌 하정우 백두산 / 권상우 신의 한 수: 귀수편입니다. 흥미로우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