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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세상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아버지의 깃발 /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아버지의 깃발 /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미국의 영화감독이자 배우, 제작자인 클린트 이스트우드 [황야의 무법자] 3부작, [집행자], [밀리언 달러 베이비], [그랜 토리노] 등 많은 영화에 출연했으며 [용서받지 못한 자],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미스틱 리버] 등 많은 작품을 제작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입니다. 

 

오늘 포스팅하는 [아버지의 깃발][이오지마에서 온 편지]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작품인데,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군과 일본군이 이오지마에서 벌였던 전투를 다루고 있습니다. 즉 [아버지의 깃발]은 이오지마 전투에서 수리바치 산에 미국 성조기를 꽂은 미군들에 관한 이야기이고,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일본군과 그들이 가족에게 쓴 편지에 관한 스토리입니다. [아버지의 깃발]은 미국의 관점에서,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일본의 관점에서 만든 영화입니다. 이 중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64회 골든 글로브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받았습니다. 

 

 

아버지의 깃발(2007년)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 라이언 필립 / 제시 브래포드 / 아담 비치

 

제2차 세계대전, 일본의 요새 이오지마에 상륙한 미군 해병은 전투 중 의례적으로 성조기를 꽂는다. 그런데 이 순간을 담은 사진 한 장은 희망을 갈망하던 국민들을 사로잡아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전쟁의 종식을 알리는 의미가 되었고, 아들이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오리란 희망을 품게 했고, 자식을 잃은 부모들에게는 위안과 자부심이 되었다.

 

이러한 국민적 감정을 이용하려는 미 정부는 ‘국기 게양대’ 중 살아 있는 위생병 존 닥 브래들리(라이언 필립)와 인디언 출신의 아이라 헤이즈(아담 비치), 통신병 르네 가뇽(제시 브래포드)을 불러 전쟁 보급품을 위한 기금 마련에 나서게 한다. 전국을 돌며 열렬한 환호와 갈채 속에서 열심히 영웅 노릇을 한 세 사람 덕분에 시들했던 기금 마련에 불이 붙지만, 그들은 전쟁터에 전우들이 남아 있는 한 자신들의 영혼도 이오지마를 떠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쓰임새가 다하면 용도폐기되는 건 전쟁 영웅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인 걸까? 전쟁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웃음마저 팔던 존과 레니와 아이라의 그 후 삶이 너무 불우하다.

 

이 영화는 이오지마에서의 전투를 그리고 있지만, 어느 곳에서 벌어지는 전투인들 다를까? 아직 어린 젊은이들의 시체를 넘고 넘어 승리하든 패배하든 하는 것이니..

 

 

전투의 와중에고 바다로 뛰어들어 헤엄을 치고 물장구를 치며 좋아라 하는 천진난만함이 채 가시지도 않은 청년들이 숱한 목숨을 바쳐도 결코 끝나지 않는 전쟁이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전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전쟁으로 하루가 저물고 있잖은가.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기 전에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도 제작했는데, 그 영화도 곧이어 봐야겠다. 전쟁의 참상을 보는 것은 언제나 언제나 고통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실상은 아는 것은 중요한 일이니까.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2006년)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 와타나베 켄 / 니노미야 카즈나리 / 이하라 츠요시 / 카세 료

 

이오지마에 부임한 첫날 쿠리바야시(와타나베 켄)는 섬을 직접 돌아보던 중 마침 말을 잘못하여 호되게 맞고 있는 사이고(나노미야 카즈나리)와 다른 병사를 구해주게 된다. 쿠리바야시는 부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안 요새를 버리고 섬에 터널을 파라고 명령한다. 다른 부대원들은 모두 시간낭비라며 불만을 품지만 결국 터널을 파기 시작한다.

 

수리바치가 함락되자, 아다치(이하라 츠요시)는 쿠리바야시에게 연대원들과 모두 자살을 하겠다고 허락을 구하지만, 쿠리바야시는 현장에서 철수해 북쪽 동굴의 군대와 합류하라고 명령한다. 하지만 아다치와 연대원들이 명령을 어기고 자살을 하자 시미즈(카세 료)와 사이고는 도망쳐 북쪽 동굴까지 찾아간다.

 

최후의 일제 공격과 모두가 죽음을 맞이한 뒤, 마지막에 혼자 살아 남은 사이고는 미군에게 발견되어 안전하게 후송된다.

 

 

일본에 대한 반감이 커서인지 영화 속 일본군들에게 전혀 감정이입이 안 된다. 그들 또한 조국을 위해 가족을 버리고 이 한 목숨 다 바치겠다는 처절한 심정으로 쫓기듯 전쟁터로 온 어린 젊은이들인데도 말이다.

 

 

[아버지의 깃발]이 역동적이라면 이 영화는 상당히 정적이다. 물론 전투하는 장면은 종종 나오지만, 그보다는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어떻게 적군의 관점에서 보는 작품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 정말 대단한 감독이다. 보통은 아군 편에 생각이 매몰돼 적군을 살필 일말의 마음조차 들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다. 그가 그리는 큰 세계관이 두 영화를 이어서 보면서 강하고 짙게 가슴에 와닿는다. 

 

 

하긴 참전용사들이야 무슨 죄가 있으랴. 그저 나가서 싸우라니 싸우는 것이고, 목숨을 바치라니 바칠 뿐이다. 그러니 그들에게 있어 조국이란 단지 그 나라에 태어났기에 갖게 된 허울이자 올가미일 따름이다.

 

군인들 또한 누군가의 아들이자 오빠, 동생이며 남편일 뿐이다. 그렇기에 그들이 보내는 편지든 받는 편지든 그 내용은 크게 다를 바 없다. 보고 싶고, 그립고, 걱정하고 있고, 부디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오기를 바란다는 염원이 가득 담긴 편지들인 것이다. 그 편지들마저 불태워져서 전해지지도 않지만..

 

아군이든 적군이든 전장에 즐비한 시체들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적응이 안 된다.ㅠㅠ

 

이상,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아버지의 깃발 /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입니다. 흥미로우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