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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세상

인정의 5단계와 긍정의 효과

인정의 5단계와 긍정의 효과

 

상대가 누가 됐든 대화를 나누다가 얼굴을 붉히며 목소리를 높이거나 말다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 원인의 대부분은 상대의 말을 인정하지 않고 부정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자신의 말이 무시당했다고 생각하거나 자극적인 말로 부정당하면 논쟁과 말다툼이 일어나고 심하면 몸싸움도 벌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평소 상대의 말을 부정하는 대신 인정하고 긍정하는 대화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존중의 가치를 담은 [너도 옳고 나도 옳다 다만 다를 뿐]의 저자 이성동 소장과 김승회 대표가 들려주는 [인정의 5단계와 긍정의 효과]입니다. 부정화법 대신 인정화법을 구사함으로써 원만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지침입니다.

 

인정의 5단계와 긍정의 효과

 

 인정의 5단계


처세술이 뛰어난 사람들의 공통점은 상대의 말과 행동, 습관을 잘 인정한다는 것이다. 존중의 99퍼센트는 역시 인정이다. 상대를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 되려면 상대의 생각, 태도, 말, 행동, 습관을 인정해 주면 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공감, 이해, 긍정, 인정, 찬성인정의 5단계를 실천하면 된다.

먼저 1단계 공감은 상대의 생각이나 말에 동감한다는 뜻이다. 상대가 말할 때 공감하면서 경청하기, 맞장구치기, 제스처 따라하기 같은 방법을 실천하면 된다.

 

2단계 이해는 상대의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화자의 유형은 직설적으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직접화자와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간접화자로 나뉜다. 직접화자와 간접화자는 대화를 나눌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간접화자 말의 속내를 직접화자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정의 5단계와 긍정의 효과

 

 간접화자와 직접화자의 예

 

간접화자인 아내와 직접화자인 남편의 예를 들어보자.

 

아내는 만두가 먹고 싶은데도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고 “자기야, 아까 퇴근할 때 보니까 우리 동네에도 만두집이 생겼더라?”라는 식으로 말을 꺼낸다. 그러면 직접화자인 남편은 “어, 그래? 난 못봤는데 어디 있는데? 우리 동네 상권이 별론데 장사가 잘될지 모르겠네?”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아내는 “미용실 옆에 있어”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하고는 속으로 ‘아이구, 속터져. 만두 먹고 싶단 말이야. 그 말을 그렇게 못 알아들어?’라고 혼잣말을 한다.

 

이 사례에서 보듯 아내는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으로부터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다. 남편과 공유하는 관계그릇에 도대체 말이 안 통한다는 불만이 쌓여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대의 생각이나 말을 이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상대의 행동, 특히 나와 전혀 다른 상대의 습관을 이해한다는 것은 더더욱 쉬운 일이 아니다. 치약의 중간부분부터 눌러 쓰는 남편의 습관을 이해하지 못하고 다투다가 갈등이 심해져 이혼까지 한 부부가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긍정과 인정, 찬성은 확정과 다르다

 

3단계, 4단계, 5단계는 긍정인정, 찬성이다. 상대의 말에 최대한 긍정하고 인정하고 찬성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면, “하지만 상대의 말이 틀렸거나 터무니없는 주장이나 요구를 할 때는 문제가 있지 않나요?”라고 반론하는 사람도 있다. 일리있는 말이다. 상대의 말이 무조건맞다고 인정하면 나중에 문제의 소지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게 문제되지 않게 마무리지을 수 있다. 먼저 긍정, 인정, 찬성이라는 말과 확정이라는 말의 의미를 비교해 보자. 긍정은 말 그대로 상대의 주장이나 요구를 부정하지 않고 일단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상대가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거나 유치한 아이디어를 내더라도 일단 긍정하는 게 중요하다. “그걸 말이라고 해?” 같은 부정의 말을 하면 상대의 마음의 문이 점점 더 닫혀질 것이기 때문이다.

 

인정도 마찬가지다. 상대의 생각이나 말, 행동에 공감하고 태도와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존중한다는 뜻이다. 찬성 또한 상대의 생각이나 말에 동의하거나 태도와 입장을 지지한다는 뜻이지 확정짓는다는 뜻은 아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의 말에 찬성은커녕 인정조차 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부정하거나 거절해 버린다. 특히 상사나 고객, 남편, 부모 등 권력과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주로 그러는 편인데, 이런 반응을 접하는 사람은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긍정이 가져다주는 의외의 효과

 

미국 국립건강관리소 에머슨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긍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훨씬 건강하다고 한다. 에머슨 박사는 조사대상을 3개 그룹으로 편성한 후 신체검사를 실시했는데, 신체검사가 끝난 후 각 그룹별로 해야 할 말에 대한 지침을 주고 일정기간이 지난 다음 건강관련 변화를 관찰했다.

 

평소 쓰는 말을 그대로 쓰면서 생활한 첫번째 그룹은 건강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건강한 사람은 계속 건강했고 나쁜 사람은 계속 나빴다.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하도록 지침을 받은 두번째 그룹은 변화가 있었다. 혈압, 혈당, 콜레스트롤 등 여러 건강관련 지표가 이전보다 훨씬 좋아진 것이다. 반면에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하도록 지침을 받은 세번째 그룹은 오히려 건강이 나빠졌다.

 

에머슨 박사는 이 실험을 통해 말을 긍정적으로 바꾸면 반드시 건강이 좋아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상대의 말을 긍정해 주고 나 자신도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할수록 몸의 면역력이 높아져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긍정의 말은 관계를 좋게 만들 뿐 아니라 건강도 좋게 만든다. 관계가 좋고 건강이 좋으면 행복지수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보통은 어떤 말이든 일단 긍정하고 인정하는 게 좋다는 걸 알면서도 잘 되지 않는다. 근본적인 이유는 열에 여덟 명 정도가 인정대화법 대신 즉각 반론을 펴는 반론대화법이나 되받아치기대화법을 구사하는 성향을 타고났기 때문이다.

 

 

 인정대화법과 반론대화법, 되받아치기대화법

 

인간을 주도형, 사교형, 신중형, 안정형으로 나누는 DISC에 의하면 안정형 성향의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인정대화법을 구사한다. 그러나 주도형, 사교형, 신중형은 반론대화법이나 되받아치기대화법의 DNA를 타고난 사람들이다.

 

따라서 그들은 인정대화법을 배워야 한다. 상대를 설득해야 할 상황이나 상처를 주지 않고 좋은 관계를 맺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단 상대의 말을 인정한 후 자신의 생각을 말해야 한다는 것, 그런 접근법이 상대를 존중하는 것은 물론 상처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상대가 일처리가 미숙한 부하원이 됐든, 매사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말투를 구사하는 배우자가 됐든 일단 상대가 하는 말을 인정해 주는 것이 좋다. 상대가 터무니없는 말을 한다 해도 내가 먼저 “그럴 수도 있겠네”라고 인정해 주지 않으면 나를 받아들이게 만들 수도, 상대를 설득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경우에 반드시 그래야 하는 건 아니다. 다음 세 가지 경우는 예외다. 첫번째는 정치 문제이고 두번째는 종교와 관련된 말이다. 이 두 사안은 너무 민감해서 인정하기가 몹시 어렵고 결국 다툼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세번째는 상대의 자존감을 짓밟는 말이다. 자존감이 짓밟히는 말을 들으면 제아무리 인정대화법을 잘 구사하는 사람들도 참지 못하고 폭발하게 마련이다.

 

이상, 인정의 5단계와 긍정의 효과입니다. 도움이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