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란 걸캅스 / 신하균 나의 특별한 형제 / 손호준 크게 될 놈

라미란 걸캅스 / 신하균 나의 특별한 형제 / 손호준 크게 될 놈

 

지난 4-5월 중에 개봉된 영화 [걸캅스] [나의 특별한 형제], [크게 될 놈]입니다. 라미란, 이성경이라는 두 여형사를 내세운 버디무비 [걸캅스]는 현재 누적관객수 160만 명을 넘어 손익분기점을 넘어섰고, 혈연은 아니지만 신하균, 이광수 두 형제간의 우애를 다룬 [나의 특별한 형제]는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긴 듯합니다. 김해숙손호준의 까막눈 엄니와 깡다구만 센 아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크게 될 놈]은 현재 누적관객수 10만 명이 조금 넘었으니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세 편의 영화의 간략한 줄거리와 후기입니다.

 

 

걸캅스 정다원 감독 라미란 이성경 윤상현

 

민원실 퇴출 0순위인 전직 전설의 형사 미영(라미란)과 민원실로 밀려난 현직 꼴통형사 지혜(이성경)은 집에서는 눈만 마주쳐도 으르렁 대는 시누이 올케 사이다. 두 사람은  민원실에 신고접수를 하러 왔다가 차도에 뛰어든 한 여성을 목격하고 그녀가 48시간 후 업로드가 예고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강력반, 사이버 범죄 수사대, 여성청소년계까지 경찰 내 모든 부서들에서 복잡한 절차와 인력 부족을 이유로 사건이 밀려나자 미영과 지혜는 비공식 수사에 나서기로 결심한다. 수사가 진전될수록 형사의 본능이 꿈틀대는 미영과 정의감에 불타는 지혜는 드디어 용의자들과 마주할 기회를 잡게 된다.

 

 

전직 전설의 형사이지만 민원실로 밀려나 그곳에서도 퇴출 0순위인 박미영 형사(라미란)와 과잉진압 등 동료 경찰들은 몸을 사리는 사건에서 단독행동을 자주 하는 바람에 일명 꼴통형사라 불리는 조지혜(이성경)가 펼치는 사이닷 맛 같은 [걸캅스]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못내 아쉬웠던 것은, 조직적으로 죄를 저지르는 인간들을 왜 여느 경찰들이 수사해서 잡지 않고 꼴통 소리를 듣는 형사나 민원실로 밀려난 형사가 미친 듯이 폭주해서 잡아야만 하는 것일까 하는 것이었다. 광기(?)에 사로잡혀야만 범죄자를 잡을 수 있는 것이 경찰이라는 말일까? 심히 의구심이 든다.

 

언제나 뒤늦게 나타나는 경찰. 살의를 느끼거나 뭔가 불안해서 신고를 해도 사건이 일어나야만 등장하는 경찰이다. 이 영화에서도 경찰은 박형사와 조형사가 목숨을 걸고 추격해 범인의 손에 수갑을 채운 후에야 우르르 몰려온다. 그리곤 언제나처럼 누구의 실적으로 처리할 것인지를 놓고 눈에 불을 켜겠지.   

 

 

여성들이 주로 피해를 보는 디지털 성범죄여서 두 여형사가 범인을 잡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뒤쫓아가 체포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시민의 안전을 위해 뛰어든 것이겠지. 경찰이라면 여자경찰이든 남자경찰이든 따질 것 없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할 테고.

 

라미란이 첫 주연을 맡은 영화라는 의미가 크고, [걸캅스]라는 제목도 의미가 깊을 듯하다. 아직 여형사 둘이 주연으로 나온 버디무비는 없었으니까. 툭하면 '갑툭튀'해서 소소한 웃음을 준 윤상현은 얼빵한(? ㅎㅎ) 모습으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나의 특별한 형제 육상효 감독 신하균 이광수 이솜 권해효 박철민

 

비상한 두뇌를 가졌지만 동생 동구(이광수) 없이는 아무 데도 못 가는 형 세하(신하균), 뛰어난 수영실력을 갖췄지만 형 세하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는 동생 동구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20년 동안 한몸처럼 살아온 ‘특별한 형제’다. 

 

어느 날 형제의 보금자리 ‘책임의 집’을 운영하던 신부님이 돌아가시자 모든 지원금이 끊기고, 각각 다른 장애를 가진 두 사람은 헤어질 위기에 처한다. 세하는 ‘책임의 집’을 지키고 동구와 떨어지지 않기 위해 구청 수영장 알바생이자 취준생 미현(이솜)을 수영코치로 영입하고, 동구를 수영대회에 출전시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헤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희망도 잠시, 예상치 못한 인물이 형제 앞에 등장하면서 그들은 새로운 위기를 맞게 된다.

 

 

앞을 못 보는 할아버지와 못 걷는 할머니 이야기가 있다. 그래도 두 분은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갈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앞을 못 보는 할아버지는 못 걷는 할머니를 업고, 할아버지 등에 업힌 할머니는 할아버지에게 나아가는 길을 일러주기 때문이었다. 두 분은 저마다 할 수 있는 일로 서로를 도운 것이다. 

 

지적장애자와 지체장애자 스토리를 다룬 이 영화에서도 세하(신하균)와 동구(이광수) 두 사람은 서로 친형제보다 더 애틋한 우애 속에서 살아간다. 지적장애자인 동구는 지체장애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세하의 손발이 되어주고, 세하는 동구가 온마음으로 의지하는 버팀목이 되어준다. 난데없이 이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동구의 엄마로 인해 잠시 혼란이 일어나지만, 두 사람에겐 서로가 전부인 삶이다. 

 

 

동구가 전폭적으로 믿고 사는 세하인데, 그리고 동구가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온 세하인데, 남들 눈에는 그저 동구가 세하를 위해 온갖 수발을 다 드느라 고생한 것처럼 보여진다는 것에는 솔직히 좀 놀랐다. 하긴 외부적인 시선으로만 보면 그렇게 여겨질 수밖에 없다는 것에 고개가 끄덕여지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내막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알 수 있는 것은 외부로 비쳐진 상황뿐이니까.

 

이광수는 예전에 [괜찮아, 사랑이야]라는 드라마에서도 투렛증후군 환자 역을 잘 해주었는데, 이 작품에서도 지적장애자 연기를 잘 표현해 준 듯하다. 신하균은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연기를 하느라 꽤 힘들었을 것 같다. 입으로 전동휠체어를 작동해서 수많은 자동차들이 오가는 차도를 달리는 모습이 너무 아슬아슬해 보였다.  

 

신파가 되기 십상인 스토리이지만 그래도 잘 절제한 듯하다. 하지만 영화 자체는 그닥 재미있지 않았다. 쓸데없는 스토리도 사이사이에 끼어들어 산만하게 느껴졌고, 나의 '특별한' 형제라는 제목이 스토리에 비해 좀 거창하지 않은가 싶은 생각도 든다. 서로 마음을 나누교 산다면 장애인, 비장애인을 분별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주고자 한 것이 오히려 장애인, 비장애인을 더 부각시키게 한 것도 같고..

 

 

크게 될 놈 강지은 감독 김해숙 손호준

 

전라도 어느 섬마을, 기강(손호준)과 기순 남매의 엄니 순옥(김해숙)이 나름 평화롭게(?)살고 있다. 그런데 깡다구 하나는 알아주는 순옥의 사고뭉치 아들 기강은 '큰 놈'이 돼서 돌아오겠다고 호언장담하며 집을 나가 뜬구름잡듯 무모한 성공만을 꿈꾸다가 결국 범죄자로 전락해 사형을 선고받게 된다.
 
정부는 엄정한 법집행을 이유로 사형집행을 발표하고,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과 공포로 자포자기한 기강에게 평생 까막눈으로 살아온 엄니의 생애 첫 편지가 도착한다. 

 

 

'크게 될 놈'이란 말을 귀따갑게 듣고 자란 녀석은 그토록 무모해도 되는 걸까? 어쩌면 그렇게 앞뒤도 못 가리고 살아갈까? 감독은 왜 이런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을까 이해가 안 됐는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라니 그나마 납득이 간다. 

 

깡이 세다고 되나캐나 깡다구만 부리는 기강(손호준). 엄니(김해숙)는 왜 아들이 그 지경이 되도록 끼고만 돈 것일까? 뒤늦게야 아들 옥바라지를 하느라 고생하는 엄니가 안쓰럽게 보이지만은 않는 이유다. 물론 자식이 부모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참 답답하고 딱한 모자기간이다. 

 

 

역시나 아버지에게 학대받고 자란 것이 기강을 그렇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인 듯하다. "아버지 같은 인간은 절대 안 되겠다고 다짐하며 자라왔건만 아버지보다 더 나쁜 인간이 되어버렸다"는 기강의 말이 가슴아프다. 기강의 본성 자체가 그리 나쁜 건 아닌 듯해서 더 안쓰럽기도 하고. 그래도 아들을 위해 탄원서를 쓰고자 글까지 새로 배우는 엄니의 바다 같은 사랑이 아들을 결국은 변화시키니 얼마나 다행인지.

 

엄니의 사랑에 오열하는 손호준의 연기가 압권이있다. 그 아픈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왔으니. 엄니 역의 김해숙은 '국민엄마'라는 별명답게 늘 비슷비슷한 엄니표 연기였다.

 

이상, 라미란 걸캅스 / 신하균 나의 특별한 형제 / 손호준 크게 될 놈입니다. 흘미로우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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