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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세상

인도 국민배우 아미르 칸의 당갈 / 세 얼간이

인도 국민배우 아미르 칸의 당갈 / 세 얼간이

 

인도 국민배우로 일컬어지는 아미르 칸의 많은 영화 중 [당갈]과 [세 얼간이]의 간략한 줄거리 소개와 후기입니다. 지난해 개봉한 [당갈]은 '레슬링'이라는 뜻이며, '기타 포갓'이라는 인도 최초의 여성 레슬러가 실제 주인공입니다. 이 영화에서 아미르 칸은 CG의 도움 없이 20대부터 50대까지를 연기했는데, 먼저 체중을 늘려서 50대를 연기하고 다이어트 후 20대를 연기하느라 아주 힘들었다고 합니다. 러닝타임이 2시간 40분이나 되는데도 지루한 줄 모르고 볼 수 있습니다.

 

[세 얼간이]는 2011년에 개봉됐고 2016년에 재개봉된 영화로, 전 세계 역대 인도영화 흥행순위 1위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영화 역시 러닝타임이 2시간 50분으로 꽤나 깁니다. 그래도 세 얼간이(?)가 벌이는 유쾌함에 빠져들다 보면 그리 지루하진 않습니다.  

 

인도 국민배우 아미르 칸의 당갈 / 세 얼간이

 

당갈 니테시 티와리 감독 / 아미르 칸, 파티마 사나 셰이크, 산야 말호트라

 

전직 레슬링 선수였던 ‘마하비르 싱 포갓'(아미르 칸)은 아버지의 반대로 금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레슬링을 포기한다. 아들을 통해 꿈을 이루겠다는 생각은 내리 딸만 넷이 태어나면서 좌절된다. 그러던 어느 날, 두 딸이 또래 남자아이들을 신나게 때린 모습에서 딸들의 잠재력을 발견한 그는 딸들에게 레슬링을 가르치기 위해 피도 눈물도 없는 훈련을 시킨다. 

 

딸에게 레슬링을 시킨다며 사람들은 따가운 시선과 조롱을 보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째 기타(파티마 사나 셰이크)와 둘째 바비타(산야 말호트라)는 그의 호된 훈련 속에서 재능을 발휘하여 승승장구 승리를 거두며 국가대표 레슬러로까지 성장해서 마침내 국제대회에 출전한다.

 

인도 국민배우 아미르 칸의 당갈 / 세 얼간이

 

배를 타고 원하는 목적지에 이르렀으면, 당연히 이젠 무용지물이 된 배를 버려야 한다. 그래야 가벼운 발걸음으로 또 다른 목적지를 향해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배가 자신을 태워다준 노고와 고마움까지 잊는다는 건 이미 교만에 차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분야에서든 교만은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여지를 놓치게 만든다.

 

기타가 아버지에게 한 짓이 바로 그것이었다. 아버지의 정성스러운 뒷바라지로 뛰어난 레슬러가 된 기타는 체육대학에 들어가자 그 동안의 아버지의 방식을 버리고 체육대 코치의 현대식 방식을 따르겠다고 선언하면서 아버지를 서운하게 만든 것이다. 당연히 청출어람이어야 함에도 마음속에 오만이 깃든 딸에게 깨달음을 주기 위해 벌인 딸과 아버지의 결투가 살벌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역시나 다시 기본으로 돌아온 기타는 자신을 위해,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승리를 목마르게 기다리는 수많은 인도인, 특히 인도 여성들에게 크나큰 선물을 안겨준다. 기타는 "너의 승리는 너만의 것이 아니고 여성은 열등하다는 인도의 문화에 대한 저항이며 인도의 여자 아이들의 인권의 승리"라는 아버지의 말을 결코 잊지 않았던 것이다.

 

 

두 딸이 타인에 의해 선택된 삶이 아닌, 스스로 선택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신의 삶 전체를 바친 아빠라면, 비록 꼰대 기질로 밀어붙인다 해도 기꺼이 따를 것 같다. 호랑이 같은 아미르 칸의 연기는 마치 불꽃 쇼를 보는 느낌이었다. 기타가 금메달을 딴 순간에는 온 인도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던 것처럼 가슴이 울컥하기도 했다. 모든 영광의 순간 뒤에는 이토록 힘겹게 견뎌내온 고통과 고난의 역사가 있게 마련이다. 그래도 끝이 좋으니 다 좋다.

 

긴 러닝타임이었지만, 중간중간에 들여오는 인도 고유의 음악과 가사를 음미하는 재미도 있어서 지루하진 않았다. 명작을 곧잘 선보이는 인도인들의 저력이 새삼 놀랍기만 하다. 

 

 

세 얼간이 라지쿠마르 히라니 감독 / 아미르 칸, 마드하반, 셔먼 조쉬, 보만 이라니

 

천재들만 간다는 일류 명문대 ICE, 성적과 취업만을 강요하는 학교를 발칵 뒤집어놓은 대단한 녀석 란초(아미르 칸). 아버지가 정해준 꿈, 공학자가 되기 위해 정작 본인이 좋아하는 일은 포기하고 공부만하는 파파보이 파르한(마드하반). 찢어지게 가난한 집, 병든 아버지와 식구들을 책임지기 위해 무조건 대기업에 취직해야만 하는 라주(셔먼 조쉬). 친구라는 이름으로 뭉친 세 얼간이! 삐딱한 천재들의 진정한 꿈을 찾기 위한 세상 뒤집기 한판이 시작된다.

 

 

얼마 전 방영했던 드라마 [SKY 캐슬]의 부모들이 단체관람하면 딱 좋을 듯한 영화였다. 물론 같은 영화를 보고도 평가하는 것은 천차만별이겠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그 메시지를 파악한다면, 자식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무조건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깨달음을 얻거나, 적어도 뭘 하고 싶어하는지는 자식들에게 물어보게 될 것 같기 때문이다.

 

혈연이라는 가족관계가 끈끈할수록 자녀들의 삶은 더욱 고달퍼지는 듯하다. 일개 개인이 아니라 가족 속의 한 일원으로서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실패한 인생이다 싶으면, 자살을 감행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란초의 말처럼 이는 자살이 아니라 사회적 타살이라고 할 수 있다.

 

 

너무 유쾌한 2시간 50분이었다. 이런 멋진 작품을 만들어내는 인도의 내공과 저력이 역시 놀랍다. 세 얼간이? 세 얼간이는커녕 세 똑똑이라고 제목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 세 똑똑이의 삶이 얼마나 행복하고 즐겁게 펼쳐질까 생각하니 절로 기분이 좋다. 해피엔딩도 이 정도면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싶다.

 

이상, 인도 국민배우 아미르 칸의 당갈 / 세 얼간이입니다. 흥미로우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