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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세상

최상의 교역 파트너 북한과 비즈니스 하기

최상의 교역 파트너 북한과 비즈니스 하기

 

남북교역은 늘 발전의 문턱에서 정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축소되거나 중단되는 사태를 반복해 왔다. 그 와중에서 개성공단에 투자진출했던 기업이나 북한에서 물자를 반입하던 개인 무역상들은 큰 손해를 보고 손을 털어야 했다. 특히 정치인들과 연관되어 사업을 했던 사람들은 더욱 피해가 컸다. 정치인들이 표를 얻고자 하는 겉보기 남북협력에 이용만 당하고 팽당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한반도에 비핵화가 이루어진다면 정치보다는 경제적 협력이 주된 협상에 오르고 남북한 주민의 주된 관심사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한반도 주변의 4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도 평화보다는 통합된 남북시장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한반도를 보아야 할 것이다.

 

최상의 교역 파트너 북한과 비즈니스 하기

 

35년 가까이 무역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최상의 교역 파트너 북한과 비즈니스 하기]의 저자 홍재화는 이제 정치적 측면이 아닌 사업적 측면에서 남북경협을 볼 때가 되었으며, 그 사업적 시각은 중소제조/무역업의 사장들의 관점이어야 한다는 전제에서 이 책을 썼다.

 

앞으로 북한에서 사업을 하고자 하는 남한의 사장들, 또 남한에서 사업을 하고자 하는 북한의 사장들에게 저자가 하나하나 꼼꼼하게 짚어본 이 책이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최상의 교역 파트너 북한과 비즈니스 하기

 

남북교역 재개의 의미 


남북교역 재개를 앞두고 가장 먼저 되돌아보아야 할 일은 1990년대 초 중공이 개방되면서 대만이 밀려나고 중국이라는 국가명을 본토 중국이 차지하며 일어났던 일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13억 인구에 1달러어치만 팔아도 13억 달러라는 희망을 가졌었지만 실제로는 중국에서 구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수는 얼마 되지 않았고 구매력도 예상보다 훨씬 적었으며 팔고자 하는 기업들의 활동도 매우 제한적이었다.

 

게다가 더 상황을 악화시킨 것은 중국인들의 공산 사회주의적 마인드가 매우 강해서 자유 자본주의적 시장체제와는 매우 달랐다는 것이다. ‘꽌시’(關係)라는 중국인들의 폐쇄적인 인간관계도 비즈니스를 어렵게 했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머금고 손털고 나와야 했다.

 

 

 이제는 미시적 활동이 펼쳐질 때다 

 

북한이라고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중국의 개방과 북한의 개방에는 약 30년의 차이가 주는 장점도 있다. 중국의 사례가 충분히 알려졌다. 남한의 사업가들은 북한에 조심스럽게 들어가야 한다는 경각심을 갖게 되었고, 북한의 사업가들은 돈을 벌려면 자유자본주의적 신용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을 어느 정도는 했다. 그것이 신의주-단둥에서 소규모로나마 비즈니스 명맥이 이어져 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남북관계는 거시적인 안목이 중요했다. 아슬아슬했던 남북관계가 평화로워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미시적인 활동이 펼쳐질 때다. 남북이 교류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다고 해서 개별 기업이 모두 이익을 내지는 않는다. 이미 10년 전에 많은 기업들이 북한사람 마음이 남한사람 마음과 같을 것이라고 믿고 순진하게 들어갔다가 빈손으로 나온 경우가 많다. 이념은 이념이고, 민족은 민족이고, 사업은 사업이다.

 

 

 북한, 시너지 효과가 큰 최상의 교역 파트너

 

 통합된 1억 시장 형성 

 

제조업에서 인구 1억이라는 숫자가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지금 한국은 세계 10대 경제국이긴 하지만 5,000만 명에 불과한 인구 때문에 제조업에서는 늘 외국으로의 진출을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 남한 5,000만 명, 북한 2,500만 명이면 7,500만 명으로, 인구만으로 세계 19위 국가가 된다. 비록 1억 명에는 못 미치지만 지금보다 50퍼센트가 더 커지는 내수시장이 생기는 기회다.

 

북한 노동력, 남한 자본과 기술력의 하모니


중국이 자체 기술을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필연적으로 한국의 고기술 고자본 산업 분야에서 경합하게 되어 있다. 일본도 과거 잃어버린 20여 년의 어둠을 뚫고 나와 새로운 경제회생기를 맞고 있다. 이처럼 샌드위치 위기를 여전히 겪고 있는 남한에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세계가 인정하는 손재주를 가지고 있는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다면 남북한의 경제가 동반 도약하는 계기가 된다.

 

경합되는 산업 분야가 없어 중복투자가 없다

 

남한은 이미 산업구조가 고도화하여 제조업은 고기술과 고자본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 넘어갔기 때문에 남북한이 중복되는 산업 분야가 거의 없다. 그만큼 남북한의 경제력 차이가 크다고 볼 수도 있어서 향후 많은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지만, 적어도 동반자로서 상호협력한다면 중복투자 없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방위산업 분야도 협력하여 중동, 중남미, 서남아시아에서 신시장 개척을 노려보는 것도 어렵지 않다.

 

 

▶ 언어/문화적 차이가 없다

 

1945년 이후 남북이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로 분리되어 살아오면서 문화적/사회행동적 관점에서 어느 정도 차이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서로간의 소통에 문제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다. 가장 큰 문화적 차이라면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차이인데, 이는 남한사람들이 중국 개방시기에 물밀듯이 중국으로 몰려가 투자했다가 큰코다친 사례들을 다시 잘 살펴보면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제 포용력과 편견 없이 선한 마음으로 대한다면 우리가 겪을 갈등을 줄이고 남북한 경제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앞당길 수 있다.

 

▶ 수직무역 상대로 최적이다

 

생산단계가 서로 다른 상품간에 이루어지는 수직무역의 상당부분은 기업 내 무역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투자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 내 무역은 모기업을 비롯하여 관계회사와 그들의 현지법인간 재화 및 서비스를 교역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남북한간의 기업 내 무역형태로 전환시켜 보면,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노동집약적인 조립공정을 분할하여 노동력의 가성비가 우수한 북한으로 이전해 생산한 후 이를 남한으로 반입하여 제3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이 된다. 이 경우 삼성전자는 북한 내 신규시장을 가성비 뛰어나게 이용할 수 있고, 북한 내 경쟁자도 없으며, 북한 노동자들에게 한국에서 성장해 온 삼성전자의 기업문화를 별도로 교육할 필요도 없어서 문화적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된다.

 

 

새로운 한반도 시대가 열린다

 

남북경제 교류가 재개되면 중단되었던 남북간의 물류 흐름이 다시 이어진다. 당연히 남한에 닫혀 있던 만주와 시베리아로의 길이 열리고 북한에 닫혀 있던 태평양과 동남아로의 길이 열린다. 이제 한반도는 대륙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해양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된다. 따라서 한반도의 시선은 한반도 안에서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부산항과 목표항을 중심으로 한 해상무역의 중심지로 바깥을 넓게 보아야 한다.

 

한국은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랜드브리지로 세계에서 가장 큰 대륙인 유라시아와 가장 큰 바다인 태평양을 결합시키는 중심지가 된다. 대륙과 해양의 끝이었던 한반도에 대한 재해석이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다.

 

지금 남한은 경제성장은커녕 현상유지도 버거운 상황이다. 내부적으로는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규제와 더불어 저임금 노동집약적 산업이 겪는 문제들을 일시에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통일까지는 아니더라도 중국-대만, 중국-홍콩처럼 자유롭게 투자하거나 왕래라도 가능해진다면 남북한은 무한한 시너지 효과를 거두면서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

 

이상, 최상의 교역 파트너 북한과 비즈니스 하기입니다. 흥미로우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