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명가수들의 작사가로 알려진 마츠모토 잇치는 [사랑에 관한 100가지 질문]에서
<집착과 일편단심의 결정적 차이>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집착과 일편단심의 차이는
어떤 결과가 나와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즉 상대에게 강한 애정을 품었는데 좀처럼 그걸 알아주지 않을 때 상대를
증오의 눈으로 보느냐, 아니면 너그러운 눈으로 보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지요.
집착을 사랑으로 알고 고통에 빠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요크셔테리어를 두 마리 기른 적이 있다.
한 녀석은 17살, 또 한 녀석은 14살까지 살다가 2년 전 같은 해에 한 녀석은 봄에,
또 한 녀석은 여름에 저세상으로 갔는데, 그때 떠나보내면서 가슴아팠던 기억이
너무 강해서 그 후로는 아직까지 새로운 녀석을 들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둘 다 강아지이고, 또 같은 종인 요크셔테리어인데도 두 녀석의 성격이 너무나 판이했다.
큰놈은 개의 성격에 지극히 충실했다면 작은녀석은 왠지 고양이가 나타내보일 법한 성격이랄까.
그래서 개 한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를 기르고 있는 느낌이 들곤 했었다.
큰놈의 충성심은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였지만, 작은놈은 뭘 줘도 냄새부터 킁킁 맡고,
저걸 먹어도 되나 싶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곁눈질하면서 먹을까말까 망설이는 뽄새가 아주 밉상이었다.
물론 그것이 그 녀석만이 가진 매력이기도 했지만, 그렇게 넓은 아량만으로 받아들여주기에는
정도가 좀 심했다. 그래서 좀 나무라면 완전 삐져서 아예 먹는 것 자체를 거부하거나
자기 집에서 나오려 하지 않았고, 그래서 억지로라도 끌어내면 질~질~질~ 끌려나오곤 해서
한 대 쥐어박고 싶은 것을 참아야 할 때가 많았다.
실제로 그 녀석은 좀더 살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해 집을 옮기느라 다른 집에
맡겨두었던 스트레스 때문이었는지 뜻하지 않게 잃고 말았다.
그 집에서 돌아온 후 먹는 것을 아예 거부하고 나중엔 물 한 모금조차 넘기려 하지 않아서
병원에 다녀오곤 했는데도 기어이 하늘나라로 가버린 것이다.
아무래도 자기를 다른 집에 방치해 뒀다는 노여움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고
다독이고 풀어주질 못해서 그런 것 같아 오래도록 마음이 쓰였고,
그 때문에도 더더욱 지금은 반려견을 기르지 않고 있다.
마츠모토 잇치의 [사랑에 관한 100가지 질문]에서 <집착과 일편단심의 결정적 차이는?>이라는
꼭지가 흥미있어서 읽다 보니 느닷없이 그 두 녀석에 대한 기억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른다.
아마도 큰 녀석이었다면 자기를 다른 집에 맡겼더라도 일편단심인 충성심으로 주인을 턱 믿고
그렇게 속을 끓이지 않았을 것 같은데, 작은 녀석은 그 까칠하고 저만 아는 성격 때문에
주인에 대한 미움이 극에 달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같다는 생각이 새삼 들어서였을까?
왜냐하면 죽기 직전에 억지로라도 뭐든 좀 먹이려고 입을 벌려보려고 해도
이를 앙다문 채 마치 작정을 한 것처럼 고개를 돌려버리곤 했기 때문이다.
아마 개들도 사랑이 충분치 않다고 여겨질 때 그런 식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는 것은 사람과 다를 바 없는 것이리라.
일본 유명가수들의 작사가로 알려진 마츠모토 잇치는 그런 <집착>과 <일편단심>의
결정적 차이를 어떤 결과가 나와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있다고 말한다.
이해하기 쉽게 말하면, 상대에게 굉장히 강한 애정을 품었는데 그걸 좀처럼 알아주지 않고,
그래서 몇 번이고 그 마음을 전하지만 소용이 없을 때 상대를 증오의 눈으로 보느냐,
아니면 너그러운 눈으로 보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집착하는 경우는 자신의 마음이 전해지지 않은 것에 크게 상처받고 원망하고
상대가 불행해졌으면 좋겠다고까지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자기 마음의 분을 상대를 나쁘게 생각하는 것으로 풀려고 하는 것이다.
한편 일편단심인 경우는 설령 자신의 마음이 전해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상대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물러서는 사람의 마음이다.
쓸쓸함이나 슬픔은 있지만, 상대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너그럽게 미소지을 수 있는 것이다.
상대에게 마음이 전해지든 전해지지 않든
이 두 가지 마음에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집착이 강한 사람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그 성격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똑같은 잘못을 반복한다. 결과적으로 항상 어두운 마음에 괴로워하게 된다.
이런 사람은 사람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물건’에 대해서도 집착하는 마음이 강하다.
다른 사람의 물건이라도 빼앗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자기 손에 들어오지 않으면 그것을 갖고 있는 사람까지 미워하곤 한다.
반면에 일편단심인 사람은 언제나 밝고 맑은 마음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의 행복을 진심으로 행복을 빌어준다.
세상에는 집착을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듯하다.
그 때문에 집착이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한 책이나 영화, 드라마도 많이 보게 되지만,
어쨌든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서 상대를 부정하는 마음을 가져봐야 좋을 리 없다.
무엇보다 자신의 마음속에 미움과 원망이 가득차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