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김창수 조진웅을 통해 본 독립운동가 백범 김구의 청년시절
조진웅 주연의 영화 [대장 김창수](이원태 감독)가 개봉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김창수가 누구인가 싶었다. 알고 보니 백범 김구의 청년시절 이름이어서 놀라는 한편 그분 삶의 여정이 궁금해졌다. 사실 백범 김구에 대해서도 민족의 지도자였다는 지극히 피상적인 정도의 지식만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더 김창수라는 인물에 호기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게다가 명성황후를 시해한 일본인을 살해했다는 사실 또한 처음 알게 되면서 더 흥미가 끌렸다.
그래서 인간이 기후를 조작하고 지구의 대재앙이 시작된다는 스토리의 [지오스톰]과 [대장 김창수] 중 무엇을 먼저 볼까 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 역사적 인물을 다룬 영화를 먼저 보는 것이 선조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해서 먼저 [대장 김창수]를 개봉일에 맞춰 예매했다. 어차피 [지오스톰]도 연이어 볼 거여서 무엇을 먼저 선택하느냐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대장 김창수 조진웅을 통해 본 독립운동가 백범 김구의 청년시절
안타깝게도 선택의 결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최근 한창 떠오르고 있는 연기파 배우 조진웅 외에 송승헌, 정진영, 정만식, 그리고 이경영과 후반부에 고종 역을 맡아 출연한 이선균, 또 특별출연한 박소담 등 나름 절대 나쁘지 않은 출연진들이었음에도 2%가 아니라 20% 부족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일단 처음부터 끝까지 비슷한 톤으로 흘러가는 장면들이 너무 지루해서 몰입을 방해했고, 그래도 한두 개쯤은 임팩트 있는 장면이 있으려니 하고 기다렸건만 기대를 저버려서, 나중엔 차라리 신파라도 좋으니 억지로라도 감흥을 일으키게 해주면 좋을 텐데 하는 마음마저 들었다.
조진웅은 시종일관 너무 힘이 들어간 연기를 보여준 것이 오히려 역효과였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사형수로서 감옥이라는 열악하기 짝이 없는 장소에 내동댕이쳐진 상태인데다, 끔찍한 고문과 감옥 내 다른 죄수들로부터 끊임없이 갖가지 핍박을 받는데도 아무런 두려움 없이 담대하다 못해 무모하게까지 여겨지는 말과 행동에서 전혀 연민의 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남자든 여자든 무조건 아름답기만 한 것보다는 자기 나름의 매력이과 개성이 있어야 더 끌리듯 영화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어느 부분이 좀 부족하더라도 또 어떤 부분은 그 영화만이 가진 매력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조진웅은 사람을 죽일 때나, 고문을 받을 때나, 함께 감옥에 갇힌 사람들에게 죽도록 얻어맞을 때나, 심지어 눈앞에 총구가 들이대어졌을 때나 사형을 앞두고 목을 매달기 위한 줄이 목을 감는 순간에도 아무런 희비가 없이 지극히 무덤덤한 표정이어서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주었다.
또 최초로 악역을 맡았다는 송승헌은 그 동안 영화나 드라마에서 제대로 악역을 펼치는 배우들을 너무 많이 보아와서 그런지 전혀 악인 같지가 않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느사람들을 개돼지로 여기는 권력자들의 갑질은 변함이 없으니, 여차하면 발밑의 개미처럼 짓밟아버릴 수 있는 힘을 가진 감옥 소장이 그 정도 악마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것이 차라리 더 믿기 어려운 일이리라.
감칠맛 나는 연기로 어떤 배역을 맡든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명품배우 정진영과 정만식, 그리고 약방의 감초 같은 이경영 또한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딱 그만큼이어서 [대장 김창수]에서만 볼 수 있는 매력은 없었다.
그 때문인지 요즘 런닝타임 115분은 그리 긴 편도 아닌데 지루하게만 느껴지던 후반부에 고종 역을 맡은 이선균이 등장했을 때는 왜 좀더 일찍 나와서 김창수의 사형을 두고 대신들과 티격태격하는모습도 보여주고, 백성들을 위해 뭔가 고뇌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하지 않았을까 싶어 아쉬움이 남았다.
또 멋드러진 모자를 쓰고 단아한 모습으로 두어 차례 모습을 보인 박소담은 뭔가 의미있는 장면을 위해 출연한 게 아닐까 기대감을 갖게 했지만, 영화가 끝날 때까지 별다른 역할을 보여주지 않아 왜 출연했는지 의아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한평생을 바친 백범 김구의 청년시절을 되짚어본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듯하니, 홈피에 오른 스토리를 바탕으로 간략히 소개해 봐야겠다.
하지만 그곳은 그에게만 지옥이 아니었다. 못 배우고, 못 가졌다는 이유로 재판조차 받지 못한 채 억울한 옥살이를 하는 조선인들을 보며 김창수는 조금씩 현실에 눈을 뜨게 되고, 변화를 꿈꾸기 시작한다. 천하고 평범한 청년이 대장 김창수로 거듭나기까지 그의 모든 것을 바꿔놓은 625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천대받고 학대당하지만, 하나되어 뭉친 ‘김창수’와 죄수들의 모습을 통해 민중의 힘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이원태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가장 낮은 곳, 평범한 인물들의 변화와 각성을 통해 청년 ‘김창수’가 깨달음을 얻어가는 계기를 스크린에 담아낸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소외되어 어둠의 그늘 속에 빠져 있지만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그곳 사람과 이들을 변화시킨 리더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감동과 울림을 전하고자 한 것이다.
이상, 대장 김창수 조진웅을 통해 본 독립운동가 백범 김구의 청년시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