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를 위한 6가지 심리법칙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사람들이 욕심을 낼 때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하고, 사람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승부를 앞두고 어떤 마음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깨닫게 해주는 말이지만, 사실 이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상대의 마음을 꿰뚫어볼 수 있다면 어떤 상황, 어떤 게임에서든 반드시 이길 수 있을 테지만, 그런 독심술 같은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갖가지 힌트를 조합해 추론해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인생이라는 거대한 게임판에서 심리분석과 예측, 그리고 그에 따른 판단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입니다.
프로 갬블러이자 심리게임 전문가 이태혁이 들려주는 [승부를 위한 6가지 심리법칙]입니다. 인생을 멀리 보고 폭넓게 사고함으로써 이기는 게임으로 만드는 최고의 전략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승부를 위한 6가지 심리법칙
1 평정심 어려운 적수를 만났다면 세번째 감정을 기다려라
승부를 가르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결정적인 판단을 내리기에 앞서 세 단계에 걸친 감정 변화를 맞는다. 첫번째 감정은 복수심, 흥분, 욕심, 분노, 오기 등이고 두번째 감정은 예감이나 느낌, 기분 등이며, 세번째 감정은 초연함과 평정심, 여유 등이다. 보통 사람들은 첫번째 감정이 들 때 바로 행동에 나선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행동을 후회하게 마련이다. 두번째 감정 역시 행동에 망설임이 생기고 자칫하면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 쉽다.
행동하기 적절한 시기는 세번째 감정들이 찾아오는 순간이다. 비로소 차가워진 두뇌로 이성적이고 중립적인 시선을 얻을 수 있다. 제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매 순간 날카롭고 정확한 시선을 유지하기는 힘들다. 그러니 겨루기 어려운 적수를 만났다면 세번째 감정이 생겨날 때까지 상대의 모습을 가만히 살펴보라. 아마도 상대는 인내하며 기다리는 당신을 대응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2 경험 정보는 눈과 귀가 아닌 몸으로 얻어라
정보는 승부에 상당히 중요하다. 매 순간 상대에 대한 정보를 잘 파악할 필요가 있고, 더욱이 이기기 위한 게임이나 승부라면 그 중요도는 더더욱 높아진다. 정보의 질을 판단할 때 경험은 가장 특별한 옵션이다. 그 이유는 정보는 시시각각 움직이고 변화하기 때문이다. 즉 수많은 변수가 작용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단순히 귀로 듣는 정보만으로도 대강의 내용은 충분히 알 수 있다. 책을 통해서도 비교적 정확한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몸으로 얻은 정보의 핵심 포인트는 변수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여러 차례의 경험은 경우의 수에 대비하는 본능적인 감각을 길러주며, 상황에 맞춰 시기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따라서 경험은 책과 인터넷, 사람을 뛰어넘는 가장 정확하고 질이 높은 최상위 정보통이다.
3 확률 느낌보다는 계산되는 진실을 믿어라
승부를 겨루는 상황에서 보통은 느낌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한데, 사실 상대를 공략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확률에 근거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신만의 경험적 데이터를 근거로 업무상 만나는 사람 유형을 다음과 같이 크게 나눠보는 것이다.
1 고체형 딱딱한 스타일
2 민폐형 허술한 스타일
3 여우형 약삭빠른 스타일
4 답답형 고지식한 스타일
물론 이것은 예시일 뿐이며, 확률의 기준점은 철저하게 자기 입장에 입각한 관점이어야 한다. 외모, 취향, 나와의 관계, 어떤 행동에 대한 반응 등을 토대로 해도 좋다.
위 경우를 예로 들어 <고체형 + 답답형>을 접대해야 한다면, '다소 딱딱하고 고지식한 사람'이니 고급 술집에서의 과음보다는 한적한 교외에서의 영양식을 더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물론 확률로 상대를 파악하는 것이 정확한 답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느낌보다는 확률에 근거해서 사고하는 것이 근사치에 가까울 가능성이 훨씬 높을 것이다.
4 순발력 급박한 상황에서는 단순함이 필요하다
이기는 것을 전제로 하는 승부에서는 상대를 '도' 아니면 '모'라는 식의 단순함으로 봐야 하는 순발력이 필요한 상황도 생긴다. 만일 야구경기에서 9회 말 2아웃 2스트라이크, 3볼, 풀카운트까지 만들었다면 타자는 어떻게 상황을 예측하는 것이 좋을까? 이같이 급박한 순간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론이 <오컴의 면도날 법칙>이다. 같은 현상을 설명하는 두 개의 주장이 있다면 보다 간단한 쪽을 선택하라는 뜻으로, 경제성의 원리에 입각한 법칙이다.
가령 지독하게 인색한 자린고비 남자가 있다고 할 경우, 그가 애초부터 남을 배려하는 데 인색하고 제 이익만 챙기려는 이기적인 욕심쟁이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 배신을 당해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자기보호형 사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판단할 근거나 정보가 특별히 없다면 '오컴의 면도날 법칙'을 적용해 그를 애당초 남을 배려하는 데 인색하고 제 이익만 챙기려는 이기적인 욕심쟁이로 보는 편이 옳다. 그 이유는 원래 인색한 사림이라는 판단이 후천적 자기보호형 인간이라는 판단보다 더 적은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즉 필연성이 없는 개념을 배제하고 불필요한 추론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방석형 인간이란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위치를 맨 밑바닥에 놓는 유형을 말한다. 이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몰개성화'와 '비인간화'라는 보편적인 심리를 사람들에게 심어준다. 몰개성화란 자기 상태를 파악하는 능력이 떨어져 독립된 개체로서의 개성을 상실하는 것을 말하고, 비인간화 현상은 상대가 나보다 아랫사람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낮은 인격체로 격하시키기 때문에 존중감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렇듯 자존감이 떨어지는 사람의 근본심리를 따져보면 사람들과의 대립관계에 극단적인 두려움을 갖기 때문에 자기합리화를 위해 자기 위치를 맨 밑바닥에 둔다. 자신이 맨 아래에 있는 상황에서는 싸워야 할 필요가 없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내가 한 번 물러서면 그만이라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모든 순간에 이렇게 항상 낮은 위치만 고수하는 것은 게임 테이블에 앉아 있기만 할 뿐, 게임에서 이기고자 하는 욕구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어차피 질 거니까'라는 식으로 포기하고 인생이라는 게임에 임한다면 마음만은 편할 것이다. 하지만 마음편하자고 승부를 포기한다면 시간이 흐른 뒤 자신을 돌아보았을 때 언제나 패배자의 모습으로 남아 있을 게 분명하다.
6 겸손 한번에 이기는 게임은 하지 마라
벼락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높이를 주위보다 최대한 낮추는 것이다. 게임도 인생도 벼락을 피하는 법과 비슷하다. 겸손은 최고의 미덕이다. 무리를 만들어 서로를 힘들게 만드는 일도 삼가고, 장애물이 생기면 멀리 돌아가는 여유도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남의 말을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자신만이 최고라는 착각에 빠지거나, 남의 말을 무시하고 자기 주장만 내세우게 되기 십상이다.
이기는 게임을 위한 기본자세는 인내와 겸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수를 하면서도 그것을 머리에 입력해서 고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다시 같은 일을 겪게 되었을 때 똑같은 실수를 저지를 수밖에 없다. 지금의 내 모습을 좀더 객관적이고 겸손한 시선으로 바라보자. 지금의 나는 과거의 경험이 켜켜이 쌓여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바라볼수록 마음은 아프겠지만 그 아픔은 자신에게 큰 깨달음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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