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삶의 지혜 10선
에픽테토스(Epiktetos)는 [명상록]을 남긴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평생 스승으로 흠모했던 고대 그리스 스토아학파의 대표적인 철학자입니다. 노예였던 어머니에게서 태어났으며 선천적으로 몸이 약한데다 다리까지 절었던 에픽테토스는 젊은시절 다행히 너그러운 주인을 만나 스토아 철학을 배웠으며, 노예에서 해방되자 젊은이들에게 철학을 가르쳤습니다.
에픽테토스가 평생 지닌 화두는 <자유>였습니다. 노예로서 당했을 고통과 속박에 대한 두려움을 떠올려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이 자유를 향한 갈망이 그를 행동하는 철인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하여 공허하고 현란한 말의 잔치를 거부하고 올바른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방법을 소박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자유와 행복에 이르는 삶의 기술]을 들려주고 있는 [그리스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삶의 지혜 10선]입니다. 언제나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면서 자유와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스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삶의 지혜 10선
1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별하라
세상에는 우리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사물에 대해 의견을 말하고, 의욕을 느끼고, 그것을 갈망하고 꺼리는 것과 같이 스스로 하는 의지적 활동은 우리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육체, 재산, 평판, 권력 등 자신의 행위가 아닌 것은 우리 뜻대로 할 수 없다. 이것들은 다른 것에 예속된 부자유스러운 것으로 남에 의해 좌우된다. 이처럼 본래 다른 것에 예속된 것을 자유로운 것으로 여기거나, 타인의 뜻에 따라 좌우되는 것을 자기 것으로 생각한다면 장애에 부딪치고 좌절하게 되어 자연히 신과 다른 사람들을 원망하게 된다.
오로지 그대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만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여라. 그러면 그대에게 강요하는 사람도, 그대를 제지하는 것도 없을 것이다. 그때 또한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비난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대의 의지에 거슬러 뭔가를 억지로 해야 하는 일도 생기지 않을 것이며, 누구도 그대에게 해를 입힐 수 없으니 적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2 그 무엇도 의지를 막을 수는 없다
병에 걸리면 육체는 약해진다. 하지만 스스로 굴복하지 않는 한, 의지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리를 전다고 해서 의지까지 절게 되지는 않는다. 세상만사를 이렇게 생각하라. 어떤 일이 일어나든 다른 것에는 장애가 될지언정 그대 자신에게는 장애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3 사물의 겉모습에 휘둘리지 말고 마음을 다스려라
그대에게 욕을 하거나 때리는 사람들이 있어서 모욕을 느낀다면 그것은 그 사람들 때문이 아니다. 그대가 그것을 모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욕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대를 화나게 만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화를 돋우는 것은 그 사람이 아니다. 그대 자신이 그 사람이 화를 돋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화가 나는 것이다.
절대로 사물의 겉모습에 휘둘리지 마라. 시간을 두고 잠시 뒤로 물러났다가 다시 보라. 그러면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4 명예와 돈보다 중요한 것은 품성이다
아무 명예도 얻지 못한 채 하찮은 사람으로 살다가 죽는 것이 아닐까 염려하지 마라. 남들에게 칭찬받지 못한다고 해서 삶이 잘못되는 것은 아니다.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가? 권력이 있는 자리인가? 아니면 내로라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초대되는 것인가? 아니다. 권력이 없고 대단한 사람이 못 된다고 그것이 어찌 잘못된 삶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할 일은 각자 자신의 일을 충실하게 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성실하게 자기 일을 한다고 해서 그대가 쓸모없는 사람이 되지는 않는다. 그대 또한 자기 몫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실성과 겸손함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어떤 자리에 앉든 상관없다. 사회에 이바지한다는 핑계로 이런 품성을 잃어버린 채 염치도 모르고 의리도 없는 자가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잘못된 삶이다.
5 잡기에 빠지지 마라
오락이나 잡기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잡기에 끌리는 듯한 느낌이 들면 잠시 물러나라. 그리고 그것을 즐길 때와 즐기고 난 후의 느낌을 생각해 보라. 놀 때는 즐겁기 한량 없지만, 끝나면 후회와 자책만이 남을 것이다. 그 다음에는 잡기를 멀리한 후 어떤 느낌이 들게 될지 비교해 보라. 자신을 다스렸다는 기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절제하면서 오락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에도 그것의 마력과 쾌락에 정복당하지 않도록 조심하라.
6 결정한 일은 밀고 나가라
어떤 일에 대해 일단 결정을 했다면 누구 앞에서든 거리낌 없이 행동하라.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그 일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옳지 않은 일이라면 피해야겠지만, 그 일이 옳다면 남들이 잘못 판단해서 비난한다 하더라도 두려워할 것이 없다.
7 자신의 자리를 지켜라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역할을 맡으면 이중으로 우를 범하게 된다. 그 역할을 해내지 못함은 물론이거니와, 잘할 수 있었던 본래의 역할까지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8 누구나 자신의 판단대로 행동한다
때로 사람들로부터 무례한 대접을 받거나 비난을 듣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럴 때는 그들 또한 자신의 행동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는 것을 잊지 마라.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는 법이다. 그러니 그대가 바라는 대로 행동해 주기를 기다리는 것은 환상일 뿐이다.
만약 사람들이 잘못 판단한 것이라면 상처를 입는 쪽은 그들이다. 왜냐하면 기만을 당한 것은 그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생각하면 그대를 비난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너그러워질 수 있을 것이다.
9 가장 본질적인 것에서 눈을 떼지 마라
항해 도중 배가 잠시 항구에 정박했다고 하자. 물을 구하려고 배에서 내려 해변을 걷다 보면 예쁜 조개를 줍는 행운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시라도 배에서는 눈을 떼어서는 안 될 것이다. 선장이 부르면 모든 것을 버리고 달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낭패를 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생도 이와 마찬가지다. 조개 대신 그대는 사랑하는 가족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러나 선장이 부르면 모든 것을 그대로 남겨두고 배로 달려가야 한다. 그러니 나이가 많다면 배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선장이 불러도 제 시간에 배에서 달려가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0 중요한 것은 아는 것이 아니라 실행하는 것이다
철학에서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원칙을 실행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첫번째로 중요한 것은 거짓말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로 중요한 것은 왜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입증하는 것이다. 세번째는 이 원칙을 입증하는 과정이 어떠한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즉 증거, 모순, 참, 거짓 등을 따지는 것이다. 세번째 단계는 두번째 단계를 위해 필요하고, 두번째 단계는 첫번째 단계를 위해 필요하다.
하지만 가장 필요하고 꼭 지켜야 할 것은 첫번째 단계다. 그럼에도 우리 대부분은 반대로 행동하고 있다. 세번째 단계에 열을 올리며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반면 첫번째 단계는 등한시하는 것이다.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갖가지 방법으로 잘도 입증하면서 우리는 오늘도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는가?
이상, 그리스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삶의 지혜 10선입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