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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으로 보는 세상

인생의 급소를 찌르는 아포리즘 5선

 

인생의 급소를 찌르는 아포리즘 5선 

 

 

그리스어로 ‘정의’를 뜻하는 단어에서 유래한 <아포리즘>(aphorism)은 명언, 격언, 잠언, 금언, 속담 등 삶의 교훈을 간결하게 표현한 말을 가리킵니다. 속담이나 격언과 달리 아포리즘은 말한 사람이나 고전작품 등 출처를 확실하게 밝힐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아포리즘은 때로는 냉소적이며 신랄한 말로 우리를 낡은 습관에서 벗어나게 해주거나 세상을 보는 눈까지 바꿔주는가 하면 영감을 떠올리게 하고 즐거움을 주기도 합니다.

 

금언작가 제임스 기어리는 [인생의 급소를 찌르다]에서 삶에 대한 통찰이 담긴 동서양의 위대한 사상가들의 메시지를 살펴보고 있는데, 이 중 현시대에도 깨우침을 주는 노자, 공자, 부처, 에피쿠로스, 히포크라테스의 아포리즘을 뽑아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인생의 급소를 찌르는 아포리즘 5선]입니다. 윌리엄 블레이크가 '하나의 모래알'에서 하나의 세계를 보았듯이 하나의 문장에 세상을 담아낸 아포리즘을 읽고 그 촌철살인의 한마디에 감탄사만 내뱉는 게 아니라 그대로 행동하고 실천한다면 우리 삶도 크게 변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인생의 급소를 찌르는 아포리즘 5선

 

1 큰 나라를 지배하는 것은 작은 물고기를 요리하는 것과 같다. 덜 간섭할수록 더 낫다. - 노자

 

작은 물고기를 요리하기란 정말 까다롭다. 너무 만지작거리면 물고기가 너덜거려 먹을 것이 남지 않는다. 따라서 그대로 요리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한두 번 정도 뒤집어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혼자서 지글지글 맛나게 구워질 테니까.

 

현명한 지도자는 자질구레한 것까지 참견하지 않고 과정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덩치 큰 관료조직이나 대기업을 운영하면서 세세한 일에도 끼어들어 참견하는 리더는 분란만 일으킬 뿐이다. 그런 리더는 너무 많은 것에 집중력을 분산시켜 효율성조차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중간 관리자를 결정과정에서 소외시키고, 그 중간 관리자는 사소한 것까지 간섭받아야 하는 것에 분개한다. 한편 하위 관리자들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데 리더의 눈치를 보며 지시를 기다리기 때문에 리더는 더욱 자기만족에 젖어든다.

 

노자는 선을 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며, 하더라도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른바 무위(無爲)라 일컬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은 것이 더 낫다'는 원칙은 요리사에게나 왕에게나 똑같이 적용된다.

 

 

2 군주가 통치를 잘하는 나라에서는 가난과 빈곤이 부끄러워할 일이지만, 군주가 통치를 잘 못하는 나라에서는 재물과 명예를 가진 것이 부끄러워할 일이다. - 공자

 

공자는 귀족들을 경멸했다. 이런 점에서 왕이 그를 신하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당연한 듯하다. 자신의 철학으로 귀족들의 탐욕과 부패를 깨끗이 씻어내고 싶어했던 공자는 지혜와 덕을 선천적 능력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며, 누구나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능력이라고 믿었다.

 

공자는 정부 관리들에게는 백성의 주인이 아니라 종이 되라고 꾸짖었다. 그들이 가족을 부양하듯이, 충정과 정성으로 백성들을 돌봐야 한다고 가르쳤다. 선을 행하는 것이 곧 선하게 되는 길이고, 가장 소중한 미덕은 성실이며, 뛰어난 현자가 뛰어난 지도자를 만들어낸다고 믿었다. "뛰어난 지도자는 말하기 전에  행하고, 그 후 행동의 결과에 따라 말한다"고 가르쳤던 공자는 자신의 가르침을 그대로 실천하며 살았다.

 

 

3 부주의하고 경박한 생각만큼 우리는 해치는 것은 없다. 하지만 절제한다면, 생각만큼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것도 없다. - 부처

 

매 순간 우리는 수많은 생각을 한다. 대출 걱정부터 에로틱한 환상까지, 중요한 거래의 마무리부터 아내나 아들의 생일파티 계획까지 온갖 생각에서 잠시도 벗어나지 못한다. 마치 머릿속에 이런 잡념들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운명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끝없는 의식의 흐름에는 위험천만한 소용돌이와 격류가 있어서 부처가 우리에게 경계하라고 충고했던 경박하고 부주의한 생각에 휩싸이게 만들 수 있다. 즉 고삐풀린 생각은 위험하다.

 

인간의 마음은 너무나 사납고 반항적이어서 질서와 균형을 잡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부처는 우리 생각을 조절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생각의 흐름 자체를 거부하라고 말한다. 가령 강둑에 앉아 있다면 물결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듯이 의식의 흐름에서 벗어나면 생각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부처는 이런 자체를 '무집착'이라고 했다.

 

 

4 충분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충족시킬 방법은 없다. - 에피쿠로스

 

자족할 때 지속적인 즐거움이 가능한 법이다. 탐욕은 그 자체로 형벌일 뿐이다. 양초를 양쪽에서 태워보라. 금세 타버리고 말 것이다. 신용카드를 무분별하게 써보라. 파산신고를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치즈버거를 밤낮으로 먹어보라. 심장마비로 죽게 될 것이다. 지구의 천연자원을 함부로 써보라. 이 지구가 말라 죽어갈 것이다.

 

오늘날 에피쿠로스의 가르침을 따르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물건들이 나와 우리의 욕망을 끊임없이 자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피쿠로스의 가르침을 따르고 싶은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필요한 것>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하며, 절실하게 필요하지 않은 것은 버릴 줄 알아야 한다. 에피쿠로스의 가르침대로 정신의 고통을 떨쳐내고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면 "자족이야말로 최고의 부(富)"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인생은 짧고, 경험은 불확실하며, 결정은 어렵다. 의사라면 스스로 옳다고 판단되는 일을 언제라도 시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환자와 보호자와 외부인이 서로 협조하도록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 히포크라테스

 

스토아 철학자들의 가르침은 "불행은 잘못된 마음가짐에서 온다"로 요약된다. 즉 세상의 운영법칙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 불행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해결책은 히포크라테스의 진단대로 인생은 짧고, 경험은 불확실하며, 결정은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된다. 여기에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헤라클레이토스의 명언을 기억하고, 세상사를 우리 뜻대로 끌어갈 수는 없다는 깨달음을 더한다면 내적인 저항력을 키워 삶의 영고성쇠에도 당황하지 않고 차분한 자세로 어떤 변화에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영혼을 치유하는 위대한 의사들이었다. 그들의 "너 자신을 치유하라"는 아포리즘은 어렵긴 해도 희망을 주는 메시지다. 인생은 좋은 때가 있으면 나쁜 때가 있는 법이다. 행복이 끝없이 지속되는 것도 아니고, 불행이 영원히 끝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쾌락은 덧없는 것이고,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탐욕은 마음의 평정을 좀먹는 벌레다. 따라서 <행복은 오로지 우리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는 생각을 매일 새롭게 하라. 

 

이상, 인생의 급소를 찌르는 아포리즘 5선이었습니다. 도움이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