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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세상

동작에 숨겨진 비밀 왜 선글라스를 쓰면 건방져 보일까?

 

동작에 숨겨진 비밀 왜 선글라스를 쓰면 건방져 보일까?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다른 사람이 전화 통화를 하는 것을 듣고 있으면 짜증이 나게 마련입니다. 전화 통화든 대화든 큰 소리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 당연히 시끄러워서 짜증이 날 것입니다. 그런데 전화 통화의 경우에는 나직이 이야기를 주고받는데도 왠지 신경에 거슬리면서 짜증이 느껴지는데,  그 이유는 뭘까요?

 

영국의 연구팀이 밝힌 결과에 따르면, 그것은 대화의 한쪽 부분만 듣게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즉 휴대폰 너머에 있는 사람이 어떤 말을 할까 궁금증이 생기고, 그 대화를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상상을 통해 완성시켜 보려고 에너지를 쓰다 보니 뇌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람은 한눈에 상대방을 파악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불안감이나 불만이 크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선글라스를 끼거나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는 사람을 보면 왠지 거만해 보이는 인상을 받는 것도 상대의 눈이나 손이 선글라스나 주머니에 가려져 파악하는 데 에너지를 쓰기 때문입니다. [동작에 숨겨진 비밀 왜 선글라스를 쓰면 건방져 보일까?]입니다. 선글라스를 쓰거나 주머니에 손을 넣은 모습이 건방져 보이는 이유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본 것입니다.  

 

 왜 선글라스를 쓰면 건방져 보일까?

 

동작에 숨겨진 비밀 왜 선글라스를 쓰면 건방져 보일까?

 

당연한 말이지만 눈의 표정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눈 주위 근육과 눈꺼풀, 안구 근육 등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글라스를 쓰면 눈 주변이 변화 없는 '원형의 눈(선글라스)'으로 가려지게 되고 원형의 눈의 표정 또한 하나로 고정된다.

 

윗사람의 언동에 대해 반응할 때 아랫사람은 눈을 포함한 얼굴표정과 손발 및 몸의 자세를 다소 '오버'헤서 바꾸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윗사람이 꺼낸 농담을 듣고 짐짓 큰 웃음을 터뜨리고, 맞장구를 쳐야 할 때 고개를 평소보다 힘차게 끄덕이고, 듣는 사람을 놀래주려는 의도가 담긴 발언에 대해 과장된 제스처로 놀람을 표하기도 한다. 이처럼 윗사람의 언동에 따라 표정과 자세를 바꿈으로써 아랫사람은 '나는 당신의 언동에 반응하는 데 큰 에너지를 쓰고 있다',  또는 '당신의 언동은 내게 큰 관심의 대상이다', 그리고 '나는 당신의 이익을 위해 큰 에너지를 기꺼이 쓰고자 한다'와 같은 에너지를 보내게 된다.

 

그런데 선글라스를 쓰면 눈과 눈 주의의 상태 변화가 보이지 않게 된다. 이런 고정된 표정은 '당신은 내가 굳이 에너지를 쓸 만큼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 '나는 당신에 대해 아무 관심도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다. '무시'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선글라스가 '건방지다', '공격적이다'와 같은 느낌을 주는 핵심이유다.

 

 

대부분의 물고기들은 자기 영역의 경계선에서 다른 물고기와 영역 쟁탈전을 벌일 때 처음부터 최대한 강한 척을 한다. 상대방이 힘이 세다는 것이 느껴지더라도 결코 몸 색깔이나 동작에서 자신이 약하다는 느낌을 드러내지 않는다. 물고기의 이러한 행동을 포커페이스 전략이라고 하는데, 상대에게 자신의 내면을 눈치채이지 않기 위한 행동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물론 물고기가 그런 생각을 해서 취하는 전략은 아니고, 그렇게 하게끔 뇌가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포커페이스 전략은 새나 포유류가 같은 종끼리 싸울 때도 종종 관찰된다.

 

포커페이스 전략과 닮은 현상은 사람의 싸움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복싱이나 씨름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강자'는 마음의 움직임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이러한 포커페이스 전략은 선글라스의 효과와 유사하다. 있다. 선글라스를 써서 표정의 변화가 없어진 상대방을 보면 우리는 '강한 상대'라고 느끼게 되고, 그로 인해 건방지거나 공격적이라는 인상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왜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 건방져 보일까?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자세에도 선글라스를 쓴 얼굴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 주머니에 손을 넣은 자세는 곧 팔에서 힘을 빼고 편하게 쉬고 있는 상태다.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자세인 것이다. 따라서 타인 앞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는 행위는 '당신은 내게 있어서 에너지를 사용하여 반응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럴 필요가 없을 만큼 하찮은 사람이다'와 같은 메시지를 보낸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부모님이나 형제처럼 가깝거나 편안한 사람 앞에서는 그 동작이 크게 거슬리지 않겠지만, 상사 같은 윗사람 앞에서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 나쁜 인상을 주게 된다. '윗사람=작은 에너지 사용',  '아랫사람=큰 에너지 사용'이라는 보편적 동작의 규칙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작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냄으로써 자신이 마치 윗사람인 양 행동하는 셈인데, 이로 인해 주머니에 손을 넣은 자세가 '건방지고', '공격적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다. 대체로 주머니는 양쪽 허리 옆에 붙어 있다. 그리고 그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으면 필연적으로 팔꿈치가 밖으로 휘어지면서 어깨가 부풀어오르게 된다. 팔꿈치가 밖으로 휘어지고 어깨가 부풀어오르는 것은 사실 사람이라는 동물이 상대를 위협할 때의 자세이기도 하다.

 

복싱이나 스모 선수들도 대결하기 전에 상대방을 노려볼 때 팔꿈치가 밖으로 휘어지고 어깨가 부풀어오른다. 재미있게도 상대방에게 위압감을 줄 필요가 있을 때 입는 복장은 문화의 차이에 상관없이 어깨를 부풀려 강조하는 모양이라는 사실도 밝혀져 있다. 즉 부풀린 어깨가 '위협적인 신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주머니에 손을 넣는 행위는 '힘을 빼고 편하게 쉬고 있다=관심이 없다'란 신호뿐 아니라 '부풀린 어깨-밖으로 위어진 팔꿈치=위협-위압적이다'란 신호도 동시에 전하기 때문에 건방지고 공격적이라는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글라스의 경우, 요즘은 패션이나 건강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제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자외선이 강한 여름에 얇은 눈가주름을 보호해 주름이 늘어나는 것을 예방하며, 무방비로 자외선에 노출될 때 발생하는 두통, 오한, 구토 증세도 줄여준다. 

 

선글라스는 색상별로 효과가 다른데, 갈색 렌즈는 가시광선을 많이 흡수해 흐린 날에도 시야를 선명하게 해주고 황색 렌즈는 원거리 경치를 보는 데 좋다. 그리고 회색 렌즈는 가시광선을 전파장에 걸쳐 고루 흡수하고, 녹색 렌즈는 피로를 덜어주며, 적색 렌즈는 어두운 곳에서 효과적이다.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백내장 초기의 환자에게는 적색 계열 렌즈가 좋다. 색상은 있지만 자외선이 차단되지 않으면 오히려 눈에 해로운데, 색상으로 인해 동공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자외선 입사량이 증가해 위험하다. 색상의 농도는 선글라스를 쓴 사람의 눈이 들여다보일 정도가 적당하다. 

 

이상, [동작에 숨겨진 비밀 왜 선글라스를 쓰면 건방져 보일까?]였습니다. 흥미로우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