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놀라운 힘 11가지
우리의 기억은 살아 있는 생물체처럼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며 떠올릴 때의 심리상태에 따라 다시 만들어집니다. 예를 들어 부채나 선풍기를 생각해 내기 위해서는 시원한 바람의 기억과 커다란 잎사귀로 부채질해 본 경험의 기억이 도움이 됩니다. 모든 발상의 배후에는 이처럼 어떤 힌트가 될 만한 기억이 잠재해 있습니다. 즉 기억은 발상의 보물창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를 바꾸고 미래를 만드는 [좋은 기억의 힘]의 저자 에노모토 히로아키 심리학 박사는 인생이 달라지는 기억 활용법을 들려주고 있는데, 이 중 기억의 놀라운 힘 11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태도와 생각과 마음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자신의 기억을 원하는 모습으로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억의 놀라운 힘 11가지
우리는 의식하지 않아도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기억한다. 그런 잠재기억은 발상의 보물창고라고 할 수 있다. 교세라 명예회장인 이나모리 가즈오는 잠재의식을 활용하면 신속하게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커브길의 구부러진 정도나 속도에 따라 핸들을 잡는 방법이 다른데, 운전에 익숙해지면 무의식중에 상황을 판단해 핸들을 조절해서 잡는다. 그것은 잠재의식 속에 상황과 핸들 잡는 법의 패턴이 유형화되어 있어서 순간적으로 그것을 불러내어 대응하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생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모두 잠재의식에 들어 있다. 그러나 이나모리는 매일 특히 신경써서 반복적으로 행한 일이나 강렬한 경험은 잠재의식에서 꺼내 활용하기 쉽다고 한다. 강렬한 경험은 원한다고 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매사 진지하게 마음을 담아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잠재의식을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잠재기억을 자극하는 방법 중 하나는 <책을 읽는 것>이다. 책의 내용이 자극이 되어 자유연상 네트워크가 작동해 잠재기억이 활성화된다. 책뿐만이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를 봐도 잠재기억이 자극된다. 영화나 드라마 자체에 집중해 즐기면서도 자유연상 네트워크가 자동적으로 작동해 자신 안의 잠재기억이 되살아나는 것이다.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잠재의식을 활성화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상대의 말과 에피소드가 잠재기억에서 관련된 것들을 끌어내 혼자 생각해서는 얻기 어려운 자극을 얻을 수 있고 거기서 연상 네트워크가 커진다. <장소>도 강력한 자극이 된다. 아주 오래 전에 갔던 곳을 오랜만에 찾아가면 까맣게 잊고 있던 일들이 마치 당시의 기억이 그 장소에 보관돼 있었던 것처럼 부분적이지만 분명하게 되살아난다. 많은 발상이 이런 식으로 자신 안에서 끌어낸 것들이다. 우리 기억에는 태어나서 수십 년간 매일 경험한 일들이 잠재기억 형태로 잠자고 있다. '잠자는 발상의 보고'인 것이다. 의식에 떠오르지 않은 것을 의식 위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자극>이 필요하다.
상식을 깨는 발상은 현실적인 제한이 느슨해진 상태에서 떠오를 때가 많다. 오히려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멋진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그래서 꿈처럼 무의식에 빠져 있을 때 힌트가 떠오르기 쉽다. 사고가 부드러워져야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욕조에 몸을 담가 긴장을 풀 때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도 자주 있는데, 그것은 의식이 약해져 현실의 제약이 느슨해진 것과 관계가 있다.
꿈속에서는 의식 규제가 크게 완화된다. 현실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대담한 일도 꿈속의 자신은 아무렇지도 않게 해낸다. 의식의 지배 정도는 꿈보다 크지만 목욕도 비슷한 점이 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한동안 현실의 규제로부터 해방되어 비현실적인 방향으로 상상력이 비약하는데 이때 상식을 깨는 발상이 떠오르게 된다. 현실에 얽매여 있는 한 모두의 공통 인식에 근거한 뻔한 발상밖에는 생각나지 않는다. 상식을 깨는 발상을 하려면 현재 진행하는 것들을 뛰어넘을 필요가 있다.
무언가를 판단하려면 어떤 기준이나 이유가 필요하다. 그 기준은 지금까지 경험한 일이나 보고 들은 것, 주위로부터 얻은 조언, 지식과 정보 등이다. 즉 자신의 기억으로부터 관련된 사항을 끌어내 현상과 조합해 가면서 가장 적절한 판단을 내리게 된다. 똑같은 상황에 처했어도 사람에 따라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결론이 다른 것은 과거의 경험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때는 거짓말을 해서 나중에 후회했으니 이번엔 자신의 기분에 솔직해지자. 지금까지 우유부단해서 시작이 늦어진 경우가 많았으니 이번엔 신속히 결정해서 승부해야 한다. 사람을 쉽게 믿어서 크게 혼난 경험이 많으니 이번엔 신중해야 한다"는 식으로 과거의 성공 경험과 실패 경험의 기억은 현상을 판단할 때 큰 힘이 된다. 우리는 과거 경험의 기억 없이는 판단할 수 없다. 과거에 무시한 것을 다시 의식하는 것으로 인생의 궤도가 수정되는 경우도 많다. 현실생활에서 벽에 부딪쳣을 때 우리는 종종 과거를 돌아본다. 거기에 태도를 새롭게 갖추기 위한 힌트가 들어 있다.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간다고 느낄 때 목적의식도 높아진다. 자신이 무엇에 가치를 두는지 알고 자신의 가치관에 따른 인생과 경력을 설계해야 한다.
경제적인 풍요에 가치관을 두는 사람과 여유롭게 자신의 시간을 사는 데 가치를 두는 사람은 매사 우선순위가 다르다. 조직과 사람을 움직이는 데 보람을 느끼는 사람과 가까운 사람들과 인간적인 교류를 즐기는 사람은 지향하는 방향이 다르다. 세상에 공헌하고 싶은 사람과 사회와 접점을 갖지 않고 조용히 살기를 원하는 사람은 당연히 삶의 방식이 다르다. 자신의 가치관에 맞지 않으면 성공하고 돈을 벌어도 충족감을 얻을 수 없다. 자신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는 쉽게 알 수 없다. 지향하는 방향을 모른다면 자전적 기억을 더듬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성공 에피소드와 실패 에피소드는 많은 교훈을 준다. 긍정적인 에피소드는 성공을 불러오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부정적인 에피소드는 실패를 회피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우리는 그것들을 참고로 해서 많은 가능성 가운데 취해야 할 행동의 선택지를 좁혀간다. 중요한 것은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자전적 기억의 흐름이 상승 경향을 갖도록, 즉 상승기류를 타도록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미래는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흐름의 연장성산에서 그려진다.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흐름이 하강 경향이면 그 연장선상에 있는 미래는 현재보다 더욱 하강한 지점에 그려질 수박에 없어 내리막길 인생이 된다. 과거에서 현재로의 흐름이 상승 경향이면 미래는 그 상승기류에 편승해 현재보다 의미적으로 더욱 상승한 지점에 그려진다. 상승기세인 오르막길 인생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좋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인생의 흐름이 상승 경향이 되도록 자전적 기억을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자전적 기억이 참고하기 쉽게 정리되어 있으면 비슷한 구도나 상황의 사례를 참고해서 '지금' 어떻게 해야 할지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자전적 기억을 참고하기 이해서는 각각의 에피소드를 구체적으로 상기할 수 있어야 한다. 우울증인 사람은 과제해결 능력이 낮다. 우우증인 사람의 경우 초개괄적인 기억을 갖고 있지만 구체적인 자전적 기억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초개괄적 기억이란 구체적인 에피소드가 선명하지 않고 막연한 이미지뿐인 기억을 말한다. 즉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기억에서 끌어내 참고할 수 없기 때문에 과제해결 능력이 낮다. 자전적 기억이 구체적이고 선명한 에피소드로 정리되어 있을수록 과거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유추 기능을 움직여 현상을 분석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자전적 기억을 선명하게 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돌아보고 자전적 기억에 접속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피터 드러커는 자신의 강점과 일하는 방식을 아는 자만이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경력을 쌓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일의 방식도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알성과를 올릴 수 있다. 반대로 자신에게 맞지 않는 방식은 성과가 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드러커는 일이 생각대로 안 될 때는 자신을 바꾸기보다는 일의 방식을 바꾸라고 권유한다. 자신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게 궁리해서 일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전적 기억을 돌아본 후 어떤 때 성공했고, 어떤 때 실패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했을 때 잘됐고 어떤 방식일 때 문제가 생겼는지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어릴적 선생님께 어떤 일로 칭찬을 받았는지, 어떤 일도 친구들이 고마워했는지 생각해 보자. 자전적 기억에는 자신의 강점과 자신이 잘하는 방식을 알 수 있는 힌트들이 담겨 있다.
지능은 성인이 되어도 지속적으로 발달하는 측면과 쇠퇴하는 측면이 있다. 심리학자 커텔은 지능을 <유동성 지능>과 <결정성 지능>으로 분류했다. <유동성 지능>은 단순한 기억력과 계산력 등 작업의 속도와 효율성이 요구되는 과제 수행에 도움이 되는 능력이다. 이것은 청년 때 정점을 이루고 이후는 서서히 쇠퇴한다. 반면에 <결정성 지능>은 언어 이해와 경험적 판단 같은 작업의 질이 요구되는 과제 수행에 도움이 되는 능력이다. 이것은 성인기 이후에도 발달하고 노년기가 되어도 발달한다. 경험의 축적이 힘이 되는 능력이다.
한 실험에 의하면 서로 의미가 이어지지 않는 단어의 목록을 단순히 암기만 하는 과제는 30세에 이미 성적이 저하되기 시작한다. 그에 반해 문서나 사람의 말을 이해하는 등 복잡한 독해력을 요하는 과제는 적어도 측정 대상에 포함되었던 60세까지는 성적이 계속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실사회에서 유능하게 일하기 위해서는 계산의 빠르기나 단순한 암기력보다 인생 경험과 일의 경험으로 만들어지고 축적된 지혜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능력은 나이가 들수록 높아진다.
동기부여도 자전적 기억으로 높일 수 있다. 동기부여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최선을 다해 노력했던 에피소드와 밝은 미래 전망이다. 또 억울했던 에피소드도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 천재적인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은 대학시절 주전이 되지 못해 억울했던 순간을 수없이 마음속으로 되새겼다고 한다. 힘든 연습에 약해지려고 할 때는 그 억울했던 순간을 떠올리면서 자신을 채찍질했다. 억울함을 발판으로 해서 목적의식을 강화한 것이다.
상승 흐름의 미래 전망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은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력할 마음도 들고 의욕도 솟는다. 이때 중요한 것이 과거의 부정적인 에피소드에서도 현재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 의미를 발견해 자전적 기억을 상승의 흐름으로 정리해 가는 것이다.
어떤 좌절과 안 좋은 일에서도 뭔가 배울 수 있다. 떠올리면 우울해지고 불안해져서 절망감으로 고통스러워 뚜껑을 덮어버리면 그것은 트라우마가 된다. 절대 뚜껑을 열어서는 안 되는 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같다.
역경에 강한 사람은 좌절 경험을 직시할 수 있다. 그런 부정적인 경험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할 수 있는 것은 안 좋은 경험을 안 좋은 일로만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역경에서 무언가 배울 수 있는 사람은 부정적인 에피소드에서 긍정적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자전적 기억을 상승의 힘으로 정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재인식할 수 있도록 좌절 경험을 억압하지 않고 직시할 때 이후에 그것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상, 기억의 놀라운 힘 11가지였습니다. 도움이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