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으로 보는 세상

사회현상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한 심리이야기 4가지

 

사회현상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한 심리이야기 4가지

 

 

심리학자들도 범죄나 사회현상을 심리학적으로 규명하는 것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천만 명 중에 한 명 있을까말까한 사람의 심리를 읽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더욱이 이상한 사람이 이상한 짓을 할 때의 상상력이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사실이 소설보다 더 기괴한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정신과 전문의로 비즈니스 심리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와다 히데키는 [생활밀착형 심리사전]에서 사람들의 이해하기 힘든 심리를 심리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살펴보고 있는데, 이 중 사회현상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한 심리이야기 4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옳지 않은 일인 줄 알면서도 기회가 닿으면 남의 것을 슬쩍하는 행위, 다단계나 사기를 당하는 심리, 지하철에서 화장을 하는 심리, 툭하면 거짓말을 하는 심리 등 평소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다면 어느 정도 의문이 풀릴 것입니다.

 

사회현상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한 심리이야기 4가지

 

1 슬쩍하는 행위는 병일까?

 

슬쩍 물건을 훔치는 주부나 치한 행위를 하는 남성을 일종의 병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도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을 때 그런 행위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 약간의 범죄적인 행위가 스트레스의 배출구가 되면서 해방감을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어떤 부류의 사람은 처음부터 남의 물건을 슬쩍하고 싶고 또 치한이 되어보고 싶은 욕구가 있을 거라는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런데 보통사람은 그런 욕구가 있다 해도 거기서 제어장치가 작동하게 되는데, 스트레스가 쌓이면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도 있다. 왜 그러는 것일까? 반사회적인 행위를 하고 싶다는 욕구는 사춘기 남자아이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보통사람들에게도 있다. 모든 사람이 다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치한이든 좀도둑질이든 그런 충동 자체는 어느 정도는 사람들에게 있다. 사람은 그런 마음을 열심히 억제하면서 산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 억제의 강도가 느슨해지고 만다. 극단적인 긴장상태, 수면부족, 알코올 등도 마찬가지다.

 

<나도 모르게...> 저지른 행위

 

뭔가에 씌어 나조 모르게 슬쩍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뭔가에 씌어 나도 모르게>라는 것이 사실은 해리현상일지 모른다는 견해도 있다. 해리란 소위 다중인격을 해리성 인격장애라고 하듯이 자기와는 다른 의식상태가 있는 것을 말한다. 본래의 자신과는 다른 의식상태일 때 남의 물건을 훔쳤을 가능성이 의심되는 사람도 있는데, 정말로 뭔가에 씌어 당시 상황이 잘 기억나지 않거나 "내가 언제 그랬지? 싶은 생각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억제의 끈이 느슨해졌을 때 순간적으로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저지르는 것이 병적으로 더 심각한 상태일 수 있다.

 

이 밖에도 도덕심이 결여된 경우도 있다. CCTV에 촬영된 현장을 보면서도 완강하게 혐의를 부정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렇게 죄의식이 결여된 사람은 반사회적 인격장애에 의한 것으로 여겨지며 이 역시 병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2 알면서도 피라미드식 판매에 빠지는 이유

 

피라미드식 판매에 빠지는 경우뿐만 아니라 옆에서 보기에 '조금만 더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을 텐데' 싶은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심리학적으로는 미국의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가 말한 인지부조화이론에 의한 현상으로 생각된다.

 

인지부조화란 새로운 인지가 자신의 경험이나 기분에 맞지 않는 상황에 처했을 때 느끼는 '불안감'을 말한다. 이 경우 행동을 바꾸기는 어렵기 때문에 해석을 바꿔버림으로써 무의식적으로 상황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을 말한다. 입시공부를 하고 싶지 않을 때 '공부하지 않아도 붙는 경우도 있다'라든가 '공부를 하든 안 하든 결과는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인지부조화의 한 예다. 즉 사람은 자시의 기대에 걸맞은 판단을 하는 성향이 있는데, 피라미드식 판매 이야기를 듣고 일단 한몫 벌겠다는 생각이 들면 그 논리에 맞게끔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사기엿다는 사실을 깨닫고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도 인지부조화 때문이다.

 

<사기꾼의 목소리를 정당화하는 심리>

 

만약 그것이 사기였면 나는 바보였다는 이야기가 되고, 자신이 투자한 돈이 다 날아갔다고 행각하면 의식 차원이 아니라 무의식 차원에서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심리가 작용하면서 판단력이 흐려지고 만다. 그래서 '앞으로 조금만 더 투자하면 더 많이 벌 수 있다'라든가 '아직은 투자금액이 적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듣고는 더 많은 돈을 쏟아붓는 일도 일어난다. 주변사람들이 걱정되어 이제 그만 포기하라는 말보다 사기꾼의 목소리를 정당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기는 인지부조화를 악용한다고 한다. 처음 속이기는 어렵지만 일단 성공하면 피해자는 그것을 믿고 싶어하는 심리가 발동하기 때문에 철저하게 속는 일이 발생하고 마는 것이다.

 

 

3 지하철에서 화장하는 심리

 

요즘 젊은 사람들을 보면 참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는데, 남의 눈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출퇴근 전철 안에서 화장을 하거나 태연한 얼굴로 햄버거를 먹는다. 이들은 동료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모습이 어떤지 신경쓰고, 자신이 동료들로부터 소외당하고 있지는 않은지 불안해한다. 집단 속에서는 유행에 뒤처지지 않도록 신경쓰고 다른 사람이 보는 TV프로그램은 꼭 챙겨보려고 노력한다.

 

이는 대인공포증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데, 그 동료라는 것은 친밀도가 '그냥 아는 사이' 정도인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가까운 부모자식 관계나 친구관계에서는 대인공포증이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전혀 모르는 사람들만 있는 경우, 즉 전철 안이나 군중 속에서도 그다지 긴장하지 않는다. (대인공포증이 있음에도 대중 앞에서 연설을 하거나 TV 출연은 괜찮다는 사람도 꽤 있다.) 그런데 같은 반 친구처럼 자세히는 모르지만 조금은 알고 있는 상대, 즉 '그냥 아는 사이'에서 긴장하는 것이 대인공포증의 특징이다. 그래서 동료들 사이에서는 그들만이 규범을 벗어나거나, '촌스럽다'는 말을 듣게 될까 두려워하지만, 불특정 다수에 대해서는 그런 의식이 결여되어 있다. 전철은 아는 사람이 없는 곳이기 때문에 거리낌없이 화장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부끄러운 줄은 안다>

 

물론 사회적인 상식은 결여되어 있지만 창피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전철 안에서 화장을 한다는 것은 맨얼굴로 회사나 학교에 가기가 창피하기 때문이다 이는 적어도 회사나 학교에는 화장을 하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므로 부끄러운 줄은 안다고 볼 수 있다. 즉 이들은 겉으로만 친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대인공포증이나 수치심을 느낀다. 하지만 그 밖의 많은 사람들 앞에서는 그런 의식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남의 눈이 신경쓰이지 않는 현상이란 전체적인 상황 속에서 지켜야 할 예의나 조심성이 어떤 이유로 몸에 배지 않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이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부끄러운 행위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말해 주어야 한다. 예를 들면 어떤 멋진 남자가 전철 안에서 화장을 하고 있는 여성을 보고 들으라는 듯이 "저 여자, 전철 안에서 화장을 하네. 창피하지도 않은가봐" 정도의 강도가 아니면 그런 행동은 고칠 수 없다.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을 하는 심리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을 기본적으로는 반사회성 인격장애라고 한다. 즉 거짓말을 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죄책감도 갖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다. 예를 들면 사람을 죽이고도 죄책감을 갖지 않는 사람과 같은 부류의 장애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반사회성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이 반드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반사회성 인격장애는 사실 아주 흔한 병이다. 미국에서 실시한 통계조사에 따르면 남자는 인구의 3퍼센트, 여자는 1퍼센트가 반사회성 인격장애에 해당한다. 이들이 모두 범죄를 저지른다면 대단할 것이다. 반사회성 인격장애는 어떤 의미에서는 도덕관이 내재되어 있지 않은 병이라고도 할 수 있다. 즉 마음속에서 이건 나쁜 짓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에 법률 등을 통해 "그러면 안 돼"라는 식으로 통제를 해줘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형법에 의한 억지력이다. 장애를 가진 사람이라도 경찰에 잡히기를 원치는 않을 것이므로 굳이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해 볼 수 있다.

 

<악의없는 거짓말쟁이도 있다>

 

거짓말쟁이 중에는 자신의 거짓말을 의식하지 못하는 패턴이 있다. 예를 들면 극단적인 통합실조증형 인간이나 경계성 인격장애를 앓는 사람의 경우는 과거의 발언과 현재의 발언이 심리적으로 그다지 관계가 없다. 즉 자신의 과거의 언동이나 일관성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이다. 때문에 지극히 즉흥적인 발언을 한다. 이런 사람들 입장에서는 지금 꾸며대고 있는 말이 거짓말이라는 의식이 매우 희박하다. 또한 히스테리 같은 증상에 의한 공상허언도 있다. 공상과 현실이 뒤섞여 있는 경우다. 이 경우도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없다. 

 

이렇게 보면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라도 심리학적으로는 <도덕관이 없는 거짓말쟁이><거짓말이라는 의식이 없는 거짓말쟁이>라는 두 종류의 거짓말쟁이가 존재하는 셈이다.

 

이상, 사회현상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한 심리이야기 4가지였습니다. 흥미로우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