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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신뢰가 붕괴된 사회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믿음..신뢰가 붕괴된 사회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믿음..신뢰가 붕괴된 사회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최근 우리는 믿음..신뢰가 붕괴된 사회에 살게 되면서 나 자신과 가족말고는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아니, 사실은 가족조차 믿을 수 없어진 세상을 우리는 두려운 마음을 억누른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EBS 시사교양프로그램 포커스에서는 현재 사람들이 믿음, 즉 신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전반적인 문제를 짚어보았습니다.

 

먼저 포커스의 카메라는 분주한 주말의 한 거리에서 뭔가를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들을 비춥니다. 그 사람들은 "만일 낯선 사람이 돈을 빌려달라고 했을 때, 다음 네 유형의 사람 중 어떤 사람이 돈을 되갚을 거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응답을 각 유형 아래에 스티커로 붙여달라고 요청받은 상태입니다.

 

믿음..신뢰가 붕괴된 사회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일자형 눈썹, 위를 향한 눈썹, 반달형 눈썹, 아래를 향한 눈썹 등 눈썹 모양만 다르게 변형시킨 네 가지 얼굴 중 믿음이 더 가는 사람을 선택하면 됩니다.

 

  누군가 돈을 빌려달라고 한다면?

 

 

실험 결과는 약간 처지거나 치켜올라간 눈썹을 가진 얼굴보다는 일자형 눈썹과 반달형 눈썹을 가진 사람에게 더 신뢰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그리고 뉴욕대 심리학과 조나단 프리맨 교수팀도 첫인상으로 얻는 높은 수준의 사회정보에 대한 편도체 반응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대체로 일자형 눈썹에 광대가 발달한 사람을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신뢰감을 주는 얼굴이 따로 있을까?

 

 

그렇다면 정말로 신뢰감을 주는 얼굴이 따로 있을까요? 성형외과 전문의 정윤재 원장에 따르면, 눈은 맑고 또렷한 눈매, 코는 휘어 있지 않고 곧게 뻗고 어느 정도의 높이를 가지고 있는 반듯하고 정직한 인상을 주는 얼굴이 호감과 신뢰를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단순하고 효율적이기를 추구한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얼굴들과 마주합니다. 그리고 그들과 믿음의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꽤 많은 시간과 검증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은 생존을 위해 단순하고 효율적이기를 추구합니다.

 

아주대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는 ‘저 사람이 나를 때리지 않을까’, 혹은 '저 대상이 나를 해치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사람들이 매 순간 매초 해야 한다면,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도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살아가기가 힘들어지게 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믿음>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즉 사람들이 믿음을 갖는 것은 생각의 양을 줄이려는 데 있는 것입니다. 어떤 대상을 믿어버리면, 그게 사람이든 사물이든 아니면 현상이든 이제 더 이상 불필요한 생각을 하면서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믿음이 무너져 버리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무언가를 새로 고민하고 판단해야 할 때 드는 에너지 비용은 뇌가 사용하는 총 에너지 비용의 60~80퍼센트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어떻게든 그 비용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믿음체계를 구축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더 이상 생각을 하지 않아도 믿음체계가 자연스럽게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의 일생은 작은 믿음체계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맞으편에서 달려오는 차가 중앙선을 넘지 않을 거라는 사소한 믿음 같은 것이 바탕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믿음이 무너져 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건국대 정신건강의학과 하지현 교수는 "신뢰 붕괴는 나라는 사람의 존재 이유도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나아가 나와 남과의 관계, 즉 우리는 기본적으로 타인을 믿고 인정하고 그 사람이 나를 해치거나 위협하지 않을 거라는 가정하에 살아가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한 근본적인 붕괴가 일어난다면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긴장과 불안 속에서 살고 있는 사례자 서희원씨  

 

 

타인을 믿지 못하는 사례자 서희원씨는 집을 방문하겠다고 사전에 연락을 하고 갔음에도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고 명함을 현관문 너머로 넣어주고서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누구든 절대적으로 믿었지만 그녀가 사람들을 불신하게 된 것은 친구를 믿고 거액의 돈을 빌려주었다가 못 받은 적도 있고, 또 다른 친구가 사기를 쳐서 다단계에 끌려가 거의 6개월간 감금당한 적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그녀는 외출했다가 집에 도착하면 먼저 집안의 모든 잠금잠치를 일일이 확인해야만 안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그녀의 방에는 곳옷에 그녀의 사진들이 가득 걸려 있었는데, 도둑이 들어오면 미안한 마음을 느끼라는 뜻으로 걸어둔 것이라고 합니다. 그녀는 택배가 와도 절대 문을 영러주지 않고 문앞에 두고 가라고 하고, 사인을 받아야 하는 택배라고 해도 기사에게 직접 사인하라고 요구합니다. 그리고 문앞에 두고 간 택배도 곧바로 문을 열고 가져오지 않고 한참 시간이 흐른 후에야 가지고 들어온다고 합니다. 행여 택배기사가 안 가고 문앞에 있을까봐 의심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그녀는 매일 긴장과 불안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며, 그녀의 불안정한 삶을 지탱해 주는 것은 끊임없는 의심뿐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얼마나 사람을 신뢰하는가?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제작진은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예고없이 찾아온 택배기사에게 사람들이 과연 문을 열어줄까 하는 실험이었습니다. 실험 결과 별의심없이 문을 열어준 사람도 있었지만 문을 열지 않고 그냥 문앞에 두고 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총 40가구 중 절반이 넘는 26가구가 문을 열어주지 않거나 인기척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문을 열어주든 안 열어주든 실험결과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1세기 한국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불신 

 

매체를 통해 연일 흘러나오는 사건사고 소식으로 인해 우리는 세상이 불안하다는 사실을 더욱 생생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안심할 수 없는 사회에 대한 불안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믿을 수 있는 세상이 간절한 꿈이 된 세상, 실제로 불신은 21세기 한국사회의 화두로 떠올라 있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및 국민행복 인식조사>에 따르면 한국사회에 대한 신뢰 정도를 묻는 답변에 대해 10점 만점에 4.59점이라는 수치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세계가치관조사 <신뢰도에 대한 국가간 비교평가>에서 "대부분의 사람을 믿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100명당 '믿는다'고 응답한 사람이 스웨덴 60명, 독일 45명, 러시아 28명이었으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장 낮은 수치인 26명을 기록했습니다.

 

 

이 불신의 원인은 어느 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세월호 참사입니다.

 

 

전교조,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고등학교 2학년 1,051명에게 <위기에 처했을 때 국가가 나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에 대해 질문한 결과 세월호 참사 이전에는 46.8퍼센트였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에는 7.7퍼센트로 떨어져 불신의 골은 더욱 깊어져 가고만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불신의 시대 신뢰 회복을 위해 긍정적인 믿음을 차곡차곡 쌓아나가자

 

 

기본적으로 인간은 타인을 믿고 인정하고, 상대가 나를 해치거나 위협하지 않을 거라는 가정하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 믿고 신뢰해야 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인간은 호모사피엔스인데다 사회적 관계를 맺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안전하다는 믿음이 기본장치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나만 안전하다고 되는 일은 아니기에, 만일 상대방도 안전하고 서로서로가 안전한 것을 느끼기 위해 매번 "나는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시키면서 살아야 한다면, 그런 사회만큼 무섭고 두려운 사회는 없을 것입니다.

 

불신의 시대에 다시금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긍정적인 믿음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는 것에서 시작돼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서로 자주 만나고 함께하는 시간이 중요하며, 나아가 모든 사람들이 그런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사회적인 움직임랄까 분위기가 필요합니다.

 

이상, 믿음..신뢰가 붕괴된 사회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