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으로 보는 세상/시사/사회/교육

기부 어렵지 않아요..작은 나눔이 만드는 행복한 세상

 

기부 어렵지 않아요..작은 나눔이 만드는 행복한 세상   

 

기부 어렵지 않아요..작은 나눔이 만드는 행복한 세상

 

지난 27회 비정상회담에는 기부천사 션이 나왔습니다. 이날 그가 고민이라면서 내놓은 안건은 "지구를 구하는 데 올인하는 저 비정상인가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결혼한 다음날부터 자신이 가진 행복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아내(배우 정혜영)와 함께 여러 가지 봉사활동과 나눔을 실천해 왔다고 합니다. 또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우리가 사는 지구, 환경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그런 그에게 몇 명 남아 있는 팬들은 좋아하던 음악도 버리고 온 가족이 지구를 구하는 일에만 힘쓸 것이냐고 묻기도 한다고 합니다.

 

하루 만 원이라는 작은 나눔으로 시작해 점점 더 큰 나눔을 실천해 오고 있는 두 사람 지금은 한 달에 3천만원씩 기부하고 있으며, 그간의 누적 기부액은 무려 35억원입니다. 션은 "나눔이란 행복의 전부가 아니라 행복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가족이 행복하고 그 넘치는 행복을 남에게 줄 때 세상의 모든 행복은 나와 가까운 곳에서 시작된다"고 하면서 "이해하다"란 영어로 understand인데, 상대를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아래 서야만 한다는 겸손한 자세로 앞으로도 꾸준히 나눔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흔히 기부..하면 어렵게만 여기는데, 오늘 포스팅에서는 작은 나눔이 만드는 행복한 세상을 생각하면서 각 나라의 기부문화와 기부방법, 세계 기부지수, 세계 기부왕, 기부단체 등 함께 사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나눔정책에 관한 것을 전반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기부 어렵지 않아요..작은 나눔이 만드는 행복한 세상..사람들 마음속엔 이기심 못지않은 이타심이 있다

 

사람들 마음속엔 이기심 못지않게 이타심도 있다

 

인생에서 성공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요즘 같으면 일단 돈을 많이 버는 것을 성공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묘한 것은, 이렇게 너나할 것 없이 돈을 많이 번 사람을 성공한 사람이라고 부러워하고 또 스스로도 어떻게든 큰 부를 이루려고 다들 혈안이 되어 있지만, 정작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음으로부터 존경심을 보내는 사람은 결코 돈을 많이 번 사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니, 그렇기는커녕 오히려 가진 것이라고는 돈밖에 없다며 갑질을 해대는 사람보다는 테레사 수녀님이며 김수환 추기경님, 법정스님 등 돈과는 담을 쌓고 살아온 분들을 더 우러러봅니다.

 

사람들이 이런 마음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첫째는 자기 자신은 욕심에 눈이 어두워서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을 이분들은 진정성 있게 지속적으로 해온 데 대한 존경심이 있기 때문일 테고, 둘째는 사실은 자신도 할 수만 있다면 그분들처럼 돈에 초연한 삶을 살면서 타인에게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주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즉 사람들 마음속엔 누구나 악랄한 이기심 못지않게 남을 배려하고 돕는 데서 행복감을 느끼는 이타심이 분명히 있는 것이지요.

 

 

실제로 일본의 무라카미 카즈오 교수는 인간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결코 이기심만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람들 마음속에는 제 욕심만 채우고자 하는 이기심도 있지만, 그 못지않게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주고 싶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이타의 마음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몸이 불편해 보이는 사람이나 노인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좋은 일을 했다는 생각에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그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선행은 확실히 사람들을 즐겁고 기쁘게 해줍니다. 우리에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정신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과학적 증거도 있습니다. 행동생태학자 나가타니 마리코 교수가 진행한 흥미로운 연구에 따르면, 집단의 진화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나타냈을 때 양보하는 마음을 가진 집단이 생물로서 가장 진화하기 쉽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하니까요.

 

또 어떤 사람이 가장 오랫동안 살아남는가를 추측하는 프로그램에서도 힘이 세고 자신만을 먼저 생각하며 언제나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들의 집단보다는 양보할 줄 알고 기브앤테이크 정신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이 더 오랫동안 살아남는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자신을 우선시하는 사람은 일시적으로는 강해보일지 몰라도 결국은 집단 내부에 혼란을 일으켜 집단 자체가 멸망해 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긴 요즘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심의 극치, 궁극의 갑질들이 기업이나 집단 하나쯤 아주 가볍게 무너뜨려버릴 수도 있겠다는 것을 가늠케 하는 일들을 매체를 통해 직간접경험을 하고 있는 참이기도 합니다.

 

 

기부문화를 만드는 데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세계 기부지수(World Giving Index)란 단순 기부액이 아닌 낯선 사람들 돕기, 금전 기부, 자원봉사 시간을 합산해서 나타내는 수치를 말하는데, 우리나라는 2014년 기준 135개국 중 60위입니다. 반면에 경제지수는 14위라고 하니 좀 부끄럽게 여겨야 할 사안이지요. 기부지수 1위는 미얀마인데, 미얀마는 구도자의 삶을 살아가는 승려가 무려 50만명이나 되어서 어느 나라도 미얀마를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미얀마와 기부지수 공동 1위인 미국은 경제지수도 1위였습니다.

 

미국의 패널 타일러는 기부지수가 높은 것은 경제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문화적 혹은 제도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기부금 소득공제는 개인 기부금은 소득의 50%, 법인은 소득의 10%까지 세금공제 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덕분에 기업의 재단 설립도 활발하다고 합니다. 캐나다는 평균적으로 연봉의 0.8%를 기부하며, 네 명 중 한 명이 한 달에 4시간 이상 재능기부를 합니다. 특히 퀘백주는 2000달러를 기부할 때 50%가 넘는 1,024달러를 환급해 줍니다.

 

한편 이탈리아는 2013년에는 기부지수 21위였는데 2014년 경제정책이 바뀌면서 기부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어 79위로 하락했습니다. 중국도 기부한 사람에게 주는 혜택이 거의 없어서 기부지수가 133위입니다. 일본 역시 기부에 대한 관심이 다른 나라보다 떨어져 경제지수가 3위인데도 기부지수는 90위입다. 자연스러운 기부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부금 공제혜택을 확대하는 등 정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미국의 기부왕 재클린 노보그라츠

 

미국, 독일, 중국의 기부왕 

 

새로운 방식의 기부를 시도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미국의 기부왕 재클린 노보그라츠는 세계적인 비영리 벤처캐피털 아큐먼(Acumen)을 설립한 인물입니다. 그녀는 업무가 맞지 않아 잘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르완다로 갔는데, 거기서 만난 아이가 자신이 어릴때 입었던 스웨터를 입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부모님이 기부한 옷을 그 소녀가 입고 있었던 것이었지요. 그것이 계기가 되어 그녀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투자를 유치해 빈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꿈을 꾸게 되었다고 합니다. 

 

독일의 기부왕 미하엘 슈마허 

 

독일의 기부왕 미하엘 슈마허는 가장 위대한 드라이버로 꼽히는 인물이기도 한데 지금까지 약 5000만 달러(약 527억원)를 기부했습니다. 그런데 2013년 12월 스키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져 있어서 다들 불의의 사고로 쓰러진 영웅을 응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중국의 기부왕 조덕왕(曹德旺)은 2011년 포브스 선정 아시아 기부영웅 48인에 선정된 복요(福耀)유리 그룹의 회장인데, 가뭄을 겪고 있는 중국 남서부 농민들을 위해 1억 5천 3백만 위안(255억 4천만원)을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돈만 많고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도 조덕왕은 아니지만 돈만 많고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싫습니다.(ㅎㅎ) 아니, 저뿐만 아니라 다들 같은 생각을 갖고 있을 게 분명합니다. 소크라테스가 "부자가 그 부를 자랑하더라도 그 부를 어떻게 쓰는가를 알기 전에는 그를 칭찬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도 그 때문일 겁니다. 물질적인 부와 정신적인 부가 나란히 걸어가면 참 좋을 텐데, 실제로는 경제적으로 부유하면서도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있고 반대로 경제적으로는 가난하면서도 마음은 부유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둘 중 경제적으로는 부유하면서도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어리석고 손해보는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들이 나눔의 기쁨이 주는 행복을 안다면 마음의 가난을 떨쳐버릴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중국의 기부왕 조덕왕 

 

기부문화가 정착이 안 된 이유

 

중국의 패널 장위안은 동양권에 기부문화가 부족한 이유는 첫째는 자식들에게 유산을 물려주는 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이고, 둘째는 동양에서는 조금만 기부하면 창피하고 큰 기부만 인정받는 사회 인식이 퍼져 있어서 기부하는 문화가 크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말에 대해 션은 그런 기부문화의 형태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으며 작은 나눔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희망적인 답변을 했습니다. 그 예로 션이 자주 찾아가는 보육권이 있는데, 이 아이들이 자기가 후원받는 후원금에서 얼마씩 모아 외국의 한 아이를 후원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훗날의 큰 도움보다 지금의 작은 도움을 먼저 주는 것이 나눔의 첫걸음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말이었습니다. 요즘 나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확산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나눔을 특별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재미있는 나눔이 오래 가고 확산성도 크기 때문에 앞으로는 흥미로우면서도 다양한 형태의 기부방법을 연구할 필요도 있을 같았습니다.  

 

행복 나눔 N캠페인

 

 사회복지협회에서 추진 중인 다양한 나눔정책

 

한편 사회복지협회에서 추진중인 다양한 나눔정책을 알아보면, 먼저 ‘행복 나눔 N캠페인’이 있습니다. 소비자가 나눔을 상징하는 N마크 제품을 사면 기업이 수익금의 일부를 기금으로 적립해서 사회에 기부하는 공익 캠페인입니다. 2014년 12월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양지사, 코레일관광개발, 다이치유통, 마팔하이테크, 다문화사랑나눔센터, KCL, 모리앤 등 9개사 신규로 참여하면서 현재 113개 기업과 400여 개의 제품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식품제조업체나 개인으로부터 식품을 기부받아 결식아동, 홀로사는 노인, 장애인, 무료급식소 등을 운영하여 식품 나눔을 전달하는 지원하는 ‘푸드뱅크’도 있습니다. 푸드뱅크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사회복지단체로 1998년 외환위기 때 생겼는데, 2000년 한국사회복지협의회를 전국 푸드뱅크로 지정하면서 현재 전국적으로 278개소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푸드뱅크

 

그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기부를 하고 있는 기부단체며 사람들이 많습니다. 빌 게이츠가 만든 <The Giving Pledge>재단은 재산이 10억 달러 이상인 부자 130여 명이 재산의 반을 기부하겠다는 약속으로 창립돼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후원하고 있고, 워렌 버핏은 누적 기부금액도 빌 게이츠 다음으로 많은 2위에 올라 있지만 미국 정부를 향해 부시행정부 당시 실행했던 부자감세 정책을 그만두라고 주장해서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바로 부자감세의 혜택을 받는 당사자인데도 특혜를 줄 필요가 없다고 반기를 들고 나섰으니 놀랄 수밖에 없었지요. 한편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아이스버킷 챌린지 등은 재미도 있으면서도 유익한 기부방법입니다. 
 
이렇듯 큰 규모의 나눔 외에도 국내외에서 개인적으로 작은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전북대 간호학과의 어느 명예교수는 행복해지는 전화 ARS를 매일 걸어서 하루 2천원씩 1년에 약 73만원을 기부합니다. 그분은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돈을 줄이는 것은 부담이 안 될 뿐더러 그 이전에 나눔의 정신은 매일 밥을 먹고 숨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일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또 동네 골목골목을 돌면서 재활용 쓰레기더미 속에서 골라낸 폐휴지를 모아 기부하는 할아버지, 구두를 닦아 버는 돈 중에서 동전은 따로 모았다가 해마다 이웃사랑 성금으로 기탁하는 구두미화원도 있고, 혼자 세상을 떠나면서 전세보증금과 통장에 남은 돈을 사랑의 열매에 기탁한 할아버지도 있습니다. 다들 돈에만 모든 가치를 두고 미친 듯이 돌아가는 세상 같지만, 그 한편에서는 이렇게 따뜻하고 훈훈한 마음들이 모여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록펠러와 존 웨슬리

 

미국의 대부호 록펠러는 재산이 약 30억 달러나 되었다고 합니다. 오늘날의 환율로 따져보면 3천억 달러가 넘는 금액입니다. 현재 세계 최고 부호인 빌 게이츠 재산이 약 850억 달러라고 하니, 록펠러가 얼마나 큰 부자였는지 알 수 있겠지요. 이처럼 록펠러는 대부호로도 유명하지만 기부를 많이 한 사람으로도 크게 알려져 있습니다. 자신이 번 돈의 약 25%를 각 방면에 기부했다고 하니까요. 

 

그런데 록펠러가 세상을 떠난 후 한 기자가 록펠러의 딸에게 "당신은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맞습니까?" 하고 묻자 그녀는 뜻밖에도 이런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내가 행복하다고요?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우리를 불행에 빠뜨리는 것 중에는 돈의 힘으로도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일들이 많아요. 나는 행복하지 않아요. 당신은 나를 부러워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말을 전해주세요."

 

아마도 그녀는 아버지처럼 나눔에서 오는 행복을 누리지 못했던가 봅니다. 많은 돈을 가지고도 행복하지 못했던 그녀에게 감리교회의 창시자인 존 웨슬리가 한 말을 들려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극도로 청빈한 생활을 했던 존 웨슬리는 자신이 쓴 책으로 받은 거액의 인세를 모두 내놓은 적도 있는데, 그가 말한 돈에 대해 지켜야 할 세 가지 규칙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첫째, 벌 수 있는 만큼 벌어라.

둘째, 모을 수 있는 만큼 모아라.

셋째, 나눌 수 있는 만큼 나누어라.


기부 어렵지 않아요..재미있는 기부 행복한 나눔, 재미있게 읽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