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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이 사랑한 아내 벨라와 고향마을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이 사랑한 아내 벨라와 고향마을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이 사랑한 아내 벨라와 고향마을

 

마르크 샤갈(Marc Chagall)은 러시아 출신의 프랑스 화가로 독창적이고 환상적인 작품을 많이 남겼습니다. 피카소와 더불어 20세기 최고의 화가로 일컬어지는 샤갈은 구소련 러시아의 시골 마을 비테프스크의 유태인 거주지구에서 태어나 예술과는 무관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19세기 무렵 고향 비테프스크 미술학교에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하고, 23세에 제2의 고향 파리로 가서 본격적인 그림공부를 시작합니다. 

 

당시 많은 예술가들이 모여 있던 파리에는 피카소, 모딜리아니, 몬드리안 등이 있었는데, 이로 인해 큐비즘의 영향을 받은 샤갈은 밝은 색채 표현이 주가 된 작품들을 남깁니다. 입체주의 혹은 입체파라고도 불리는 큐비즘은 기존의 원근법과 명암법, 다채로운 색채의 사용 등을 지양하고 대상을 여러 방향에서 본 뒤에 부분부분의 모양을 분석하고 그 구조를 기하학적인 형상으로 다시 구성하여 새로운 미를 나타내려 한 미술운동입니다. 

 

[심리학 명화 속으로 떠나는 따뜻한 마음여행]에서 CHA의과대학교 임상미술치료전공 교수이자 차병원 미술치료 클리닉 교수인 김선현님은 샤갈의 그림에는 사랑과 평화, 고향을 향한 마음이 묻어나 있으며, 그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색채의 세계에는 치유의 힘이 깃들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샤갈의 많은 그림들 중 사랑하는 아내 벨라와 고향마을을 그리워하면서 그린 그림 몇 점을 정리해 본 것입니다. 명화의 치유력에 관해 더 알고 싶으시면 다음 포스팅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이 사랑한 아내 벨라와 고향마을 <에펠탑의 신랑신부>

 

<에펠탑의 신랑신부>는 에덴동산으로 날아가는 것을 뜻하는 연인들을 태운 수탉, 파리의 자유로운 햇빛이 솜처럼 부드럽고 감각적인 색조가 돋보인다. 날개 달린 물고기, 날아다니는 괘종시계, 하늘을 나는 여인들을 비논리적으로 배치한 형식은 긴장을 고조시키며 샤갈의 익살스러움을 느끼게 해준다.

신랑신부는 즐거움과 진중함 사이에서 망설이는 듯하다. 뿐만 아니라 전쟁이 다가옴에 따라 유대교의 상징들이 점점 늘어난다. 한 천사는 꽃다발을 손에 든 채 뛰어오르고, 반면 또 다른 천사는 촛대를 들고 러시아 마을을 향해 내려오고 있다. 둥근 태양 빛, 어린 잡종 당나귀의 음악, 수탉 등은 연인을 전쟁의 위험으로부터 지켜주는 것 같다. 이 그림에서 샤갈은 사랑과 생명의 찬가를 부르고 있다.

 

<나와 마을>

 

<나와 마을>은 샤갈이 고향을 떠나 파리에 정착하면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심리를 표현한 것으로 샤갈의 오묘한 이중성을 표현하고 있다. 동물이 상징하는 러시아의 마을 비테프스크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면서 화면을 두 개의 대각선으로 구분하고 환유법에 의한 대조를 통해 감정을 고조시키고 있다. 

또 이 그림은 네 개의 영역으로 분할되어 있는데, 상하에는 문명을 이룬 마을과 나뭇가지의 형상을 가진 자연이 있고 좌우에는 동물인 소와 샤갈 자신인 인간이 존재한다. 즉 자연과 문명, 동물과 인간이 서로 한 시대를 공존하면서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샤갈은 이 작품에 대해 “나의 고향마을은 암소의 얼굴로 상징된다. 인간에게 순응하는 듯한 암소의 눈과 나의 눈이 합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암소는 안정감을 주는 고국이자 다정한 연인이기도 하다.

 

<농부의 삶>

 

샤갈은 <농부의 삶>을 통해 시골생활에 대한 찬가를 부른다. 자신이 살고 있는 일상세계 속의 러시아 농부, 그는 이가 빠졌는데도 너무나도 행복해 보인다. 그는 말에게 나뭇잎과 작은 꽃들을 주고 있고, 그 주위로 집과 사람들, 마을 풍경이 돌고 있다. 한 평범한 인물 주위로 정겨운 장면들이 즐겁게 나선형으로 회전하는 것처럼 보인다.

붉은색 통나무집에는 램프 빛 아래 토론하는 듯한 남자가 있으며, 정원의 나무와 사륜마차, 흥겹게 춤추는 부부 등 모든 인물과 동물, 전원의 평온함이 소박한 행복을 보여준다. 거기에 더해 다채로운 색깔들이 흘러넘치며 생기를 더해준다. 자연을 새롭게 체험하면서 우리는 삶의 풍요로움, 살아 있음의 기쁨을 느낀다. 

 

<누워 있는 시인>

 

샤갈과 그의 신부는 조용한 시골에서 평온하게 살고 싶었다. 이 아름다운 전원시는 한 폭의 그림 속에서 현실이 되었다. 샤갈의 <누워 있는 시인>에서는 초현실적 꿈의 공간을 찾을 수 있다. 시인은 그림 아래쪽에 몸을 길게 늘어뜨리고 누워 있고 뒤로는 전원풍경이 펼쳐져 있다. 그림 아래 대지는 삶에 지친 사람에게 휴식과 변함없는 견고함을 주는 만물의 어머니다.

샤갈은 누워 있는 동안 또 다른 안식을 찾으려는 것이다. 이처럼 샤갈의 회화는 현실과 비현실의 공간을 넘나들며 감미로운 감정, 정서, 꿈 등을 통해 자신만의 상상력을 발휘한다. 

 

<도시 위에서>

 

<도시 위에서>는 샤갈이 벨라와 결혼한 직후 그린 작품 중 하나다. 젊은 여인은 환희의 표시로 손을 내밀고 있어서 두 사람은 한층 더 큰 반경을 그리며 비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벨라의 옷은 마치 조각을 하듯 서로 대비를 이루는 빛과 어둠이 새겨져 있다. 지면에는 따뜻한 색조가 주를 이루는 반면 하늘을 나는 부부는 꿈의 색인 푸른색 옷을 입고 있다.

사랑에 빠진 연인이 꼭 껴안은 상태로 중력의 힘을 받지 않고 비테프스크의 하늘을 날아간다. 무중력은 이 신혼부부의 행복감과 자유로움을 표현하며 몽상적인 느낌을 준다. 이러한 무중력상태와 부드러운 색채, 공간적인 표현은 벨라와의 결혼생활의 기대감과 행복감, 사랑을 잘 나타내주며, 세상의 어지러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벨라를 향한 마음을 나타내주고 있다.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현실 속에서도 샤갈과 같이 자기 곁에 있는 사랑을 소중히 여기며 나아갈 때 그 사랑은 우리를 치유해줄 수 있을 것이다.

 

<생일>

 

<생일>은 샤갈  자신의 생일에 있었던 일을 그린 것이다. 이처럼 샤갈은 자신의 경험에서 느끼는 감정을 화폭에 옮기는 작업을 한다. 이 그림을 보면서 지금 사랑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샤갈과 그의 아내 벨라를 자신과 자신의 배우자가 되 사람으로 대치하면서 사랑의 묘미를 느끼게 될 것이고, 사랑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은 사랑이 안겨다주는 기쁨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이다. 또 생일에 대한 개인적인 추억을 가진 사람은 당시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이처럼 같은 그림을 감상하더라도 개인의 경험에 따라 자신의 뉘앙스와 의미로 해석하게 되는 것이다.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이 사랑한 아내 벨라와 고향마을, 재미있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