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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나비의 화려한 비상과 대장정..임재범 비상

 

제왕나비의 화려한 비상과 대장정..임재범 비상

 

제왕나비의 화려한 비상과 대장정..임재범 비상

 

제왕나비(monarch butterfly)에 대해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얼마 전 우연히 제왕나비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알아보니, 매년 9월이면 캐나다 동부와 미국에서 출발하여 멕시코 미초아칸의 마을까지 무려 5천 킬로미터를 날아 이동하는 아름다운 나비입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는 제왕나비 보호구역인 미초아칸 마을 사람들은 이러한 제왕나비들의 귀향을 죽은 가족들의 영혼이 찾아오는 것으로 믿고 해마다 봄이면 ‘죽은 자들의 밤’이라는 축제일에 맞춰 큰 축제를 벌입니다. 

 

제왕나비는 멕시코 국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는 상징적 존재가 되었으며, 일부 고속도로에서는 경찰이 제왕나비 떼를 보호하기 위해 도로를 달리는 차량을 서행시키는 등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있기도 합니다. 오늘 포스팅은 이렇듯 아름다운 나비라 해도 화려한 비상을 위해 스스로의 힘으로 탈피하지 않으면 결국 죽고 만다는 안타까운 이야기입니다. 임재범의 노래 [비상]도 가사와 함께 올립니다. 호소력 짙은 임재범의 목소리 때문인지 비상을 꿈꾸는 가사말이 꽤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제왕나비의 화려한 비상과 대장정 주황색과 검은색 무늬를 띤 크고 아름다운 날개를 가진 제왕나비

 

나비 중에서도 특별히 아름다워서 모나크 나비(monarch butterfly), 즉 제왕나비의 5천 킬로미터 대장정은 세계에서 아프리카 잠자리떼 다음으로 규모가 큰 곤충 이동현상으로 손꼽히며, 대자연의 경이로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보기 위해 매년 겨울철이면 곤충전문가를 비롯해서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멕시코 미초아칸 마을로 몰려듭니다.

 

 

하지만 그 동안 무분별한 벌목과 제초제 살포,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이동하는 제왕나비의 개체수가 계속 줄어들어서 안타까워하고 었는데, 다행히 올해는 최대 세 배까지 재왕나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합니다. 세계야생기금(WWF)에 따르면, 환경단체가 나서서 제왕나비가 서식하거나 이동하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정부에 무분별한 벌목과 제초제 살포를 삼가달라고 협조를 요청한 결과입니다. 제왕나비는 찬 비바람을 피하기 위해 전나무 수관(樹冠)에 구멍을 내고 몸을 숨기기 때문에 전나무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하는데, 특히 멕시코는 이 전나무 벌목을 자제했던 것입니다.   

 

 

주황색과 검은색 무늬를 띤 크고 아름다운 날개를 가지고 있는 제왕나비의 날개는 몸집에 걸맞지 않게 수십 센티미터에 이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제왕나비가 이렇듯 아름다운 날개를 갖기 위해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는지 모릅니다.

 

제왕나비는 고치를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시련을 겪습니다. 날개가 워낙 커서 고치의 좁은 구멍으로 빠져나올 때 몸체가 엄청난 압력을 받기 때문입니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허물을 벗는 데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혹 잘못되면 나비가 되어 날아오르지도 못할 뿐 아니라 죽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제왕나비의 애벌레들이 고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제왕나비가 이렇듯 힘겹게 탈피하는 것을 보고는 안타까운 마음에 도움의 손을 뻗쳤습니다. 제왕나비가 나오기 쉽도록 가위로 고치에 구멍을 크게 내준 것입니다. 잠시 후 아름다운 나비는 고치 밖으로 조심스럽게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나비는 거대한 날개를 펼친 채  훨훨 날지 못하고 내내 바닥만 기었고, 평생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큰 날개를 짊어진 채 그렇듯 고통스럽게 기어다니기만 하다가 끝내 죽고 말았습니다.

 

 

원래 제왕나비는 고치에서 나올 때 작은 구멍을 통과하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고 합니다. 죽을 둥 살 둥 발버둥을 치며 자신의 몸을 짓누르는 작은 고치의 구명을 통과해야만 영양분과 혈액이 날개 끝까지 골고루 전달돼 아름다운 날개를 팔랑이며 훨훨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이 고통을 겪지 않은 번데기는 화려한 날개도 가질 수 없거니와 천사처럼 아름다운 나비의 탄생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즉 허물을 벗는 탈피의 과정은 너무나도 고통스럽지만, 필히 이 고통을 견뎌내야만 찬탄을 금할 길 없을 만큼 아름다운 새 생명으로 태어날 수 있는 것이지요.

 

 

힘들다는 이유로 자기 힘으로 일어서려 하기보다는 남의 손을 빌리려는 생각에 경종을 울리는 제왕나비의 탄생 이야기입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있다 해도 그것을 스스로 극복해야만 제왕나비처럼 아름다운 날개를 가질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면 좀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힘겨운 상황에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해에는 임재범이 부르는 비상의 노랫말처럼 움츠렸던 날개를 하늘로 더 넓게 펼쳐보이며 새롭게 시작할 각오를 다시금 다져봐야겠습니다. 
 

 

<비상> 임재범

 

누구나 한 번쯤은 자기만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는 순간이 있지
그렇지만 나는 제자리로 오지 못했어
되돌아 나오는 길을 모르니
너무 많은 생각과 너무 많은 걱정에
온통 내 자신을 가둬두었지

이젠 이런 내 모습 나조차 불안해 보여
어디부터 시작할지 몰라서

 

나도 세상에 나가고 싶어
당당히 내 꿈들을 보여줘 야해
그토록 오랫동안 움츠렸던 날개
하늘로 더 넓게 펼쳐보이며
날고 싶어


감당할 수 없어서 버려둔 그 모든 건
나를 기다리지 않고 떠났지
그렇게 많은 걸 잃었지만 후회는 없어
그래서 더 멀리 갈 수 있다면
상처받는 것보단 혼자를 택한 거지 

고독이 꼭 나쁜 것은 아니야
외로움은 나에게 누구도 말하지 않을
소중한 걸 깨닫게 했으니까

 

이젠 세상에 나갈 수 있어
당당히 내 꿈들을 보여줄 거야
그토록 오랫동안 움츠렸던 날개
하늘로 더 넓게 펼쳐 보이며
다시 새롭게 시작할 거야
더 이상 아무것도 피하지 않아
이 세상 견뎌낼 그 힘이 돼줄 거야
힘겨웠던 방황은

 

이상, 제왕나비의 화려한 비상과 대장정..임재범의 비상이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