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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 보는 세상

리얼스토리 눈 제주도의 상징에서 보양식으로 전락한 제주노루 공존의 답은 없는 것일까?

 

 

8월 14일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리얼스리 눈에서는

제주도의 상징이자 영물로 알려져 온 제주노루가 지금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 포획꾼이 쏘는 총에 죽어가고 있는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흰 노루가 사는 곳이라 하여 백록담이라는 이름까지 지어받은 호수가 있는

한라산 높은 곳에 살던 노루들이 수많은 골프장이며 각종 관광단지 등의 개발로 인해

살 곳을 빼앗기고 먹을것마저  구할 수 없게 되자 산 중턱으로 내려와 농민들의

작물을 먹어치우는 바람에 한 해 농사를 망쳐버리는 일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그러자 결국 지자체 허가를 받은 단체를 통해 지난해 7월부터 3년 동안 한시적으로

노루를 포획해도 좋다고 허용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포획된 노루는 매립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그간 포획한 2,000여 마리 중 매립된 것은 단지 25마리뿐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수상한 뒷거래에 의해 노루 추출액이라는 보양식으로 둔갑을 하고 있는

실태를 알아보고, 공존의 답은 없는지 그 해결책을 고민해 보고자 한 것입니다.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리얼스리 눈 <평화의 섬 제주에서 수상한 보양식이 거래된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더운 여름, 그 중에서도 막바지 더위가 한창인 8월이다.

그래서 다른 계절과 달리 여름철에는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 보양식이 있다.

 

 

그 수상한 보양식의 정체는 바로 제주의 영물 제주노루였다

 

 

여름에 보양식을 찾는 이유는 더위로 허해진 기를 보충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아름다움과 평화의 상징인 제주에는 뜻밖의 보양식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노루였다.

 

 

 

 

제주의 상징이자 영물인 노루가 관절에 특효라는 것인데, 사실일까?

사람들 말에 의하면 노루가 공기 좋은 곳에서 약초 먹고 벌레나 지네 같은 것을

먹고 자라서 노루 추출액을 먹으면 효과를 본다는 것이었다.

 

 

 

 

 

세계 7대 경관을 자랑하는 평화의 섬이자 글로벌 자연공원 제주.

하얀 노루가 살았다고 하는 전설의 백록담이 있을 만큼 노루는 제주를 상징하는 영적인 존재였다.

더욱이 한때 제주도에서는 위기에 처한 노루를 살리기 위한 범국민적 운동을 벌인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제주도의 노루는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렸다.

한라산의 영물에서 보양식 신세가 되어버리기까지 노루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아름답고 평화롭기까지 한 제주도에서는 밤마다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주머니들이 저마다 한밤의 정적을 깨뜨리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밭을 돌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밤마다 불침번까지 서면서 고군분투를 하고 있는 이유는

밤이면 어둠이 내려앉은 틈을 타서 밭으로 숨어든 노루를 쫓기 위해서다.

주민들이  저마다 손에 든 것을 총동원해서 요란하게 두드려려대자 결국 노루는 달아나고 만다.

요즘은 매일 밤마다 밭을 돌아야 하기 때문에 무척이나 피곤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노루들이 이렇게 농민들의 밭으로 내려와 작물을 먹어치우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 이유는 노루의 주요 서식지인 중산간 지역이 개발되는 바람에 갈 곳이 없어지고 

먹을것도 구할 수가 없게 된 데 있었다. 

 

 

 

 

노루들이 지나간 자리마다 농민들이 애써 키운 작물들이 사라지고 있었다. 갓 자란 떡잎부터

수확을 앞둔 작물까지 노루의 피해를 피할 수는 없었다. 노루 때문에 한 해 농사를 아예 망치는 경우도 많다.

 

결국 계속되는 노루의 피해에 견디다 못한 농가들은 힘들여 높은 노루망을 설치했지만,

노루망은 그저 마음의 위안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했다.

야행성이 노루가 낮에는 산속이나 나무 사이에 숨어 있다가 밤이 되면 먹이를 구하기 위해

노루망을 뚫고 밭을 찾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노루망에 잘못 걸린 노루는 목숨을 잃기도 한다.

죽은 노루를 처리하는 일도 농민의 몫이다. 노루와의 전쟁 이후 농민들은 이렇게 망에 걸린 노루를 보는 일이 잦아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제주는 결국 최후의 선택을 하기에 이르렀다.

바로 지자체 허가를 받은 단체를 통해 지난해 7월부터 3년 동안 한시적으로 노루 포획을 허용한 것이다. 

 

 

 

 

이른아침부터 농가를 찾은 사람들은 농민의 피해 신고로 농가에 출동한 노루 포획단이다.

신고 농가의 반경 1킬로미터, 해발고도 400미터 이하에서만 노루 포획이 가능하다.

 

 

 

 

총성이 울리고 결국 총에 맞아 쓰러진 노루. 먹이를 찾아 밭을 찾은 대가로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농민의 적이 된 노루다. 

 

 

 

 

그런데 그간 연간 포획된 노루는 1700여 마리. 이 중 매립된 노루는 오직 25마리뿐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노루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지난해 7월부터 계되어 온 노루 포획. 그간 노루들은 피해농가 자가 소비, 대리 포획자 소비.

매립의 방법으로 처리되었다. 포획된 노루는 포획증을 달아 혹시 모를 불법을 예방한다.

 

 

 

 

하지만 포획 자체가 문제를 만들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제주대학교 수의학과 운영민 교수는

노루 2000여 마리가 모두 매장됐다고 보지는 않는다. 대부분 먹는 쪽으로 거래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는 것이다. 

 

 

 

 

노루가 몸에 좋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노루가 보양식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말은 사실일까?

리얼스토리 눈의 제작진은 제주도 곳곳에 있는 건강원을 방문해 노루로 만든 보양식에 대해 물었다.
건강원에서는 40만원에서 70만원 정도에 노루 추출액을 만들어 팔고 있으며 미리 주문하면 된다고 했다.

 

 

 

 

실제로 취재한 결과 제주도 건강원 40개 중 18개 건강원에서 노루 진액을 만들어 팔고 있었다.
건강원 주인의 말에 따르면, 도에서 엽사들한테 노루를 포획하라고 했고, 수렵하는 사람들과 잡아주는 사람이

연결돼 있다고 했다. 그러나 포획은 허가됐지만 지침상 노루를 금전적으로 거래하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제주도에서는 노루로 만든 보양식을 찾을 수 있었다. 관절에 좋다는 믿음 하나만으로

제주도 곳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노루 추출액.

제주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하고 있듯이 노루는 정말로 관절에 좋은 것일까?

 

 

 

 

이광연 한의사는 노루고기가 관절염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지만, 동의보감에는 그런 내용이 

나와 있지 않다고 말한다. 노루가 잘 뛰다 보니 노루뼈를 먹으면 사람들도 관절이 강해지지 않을까 하는

추론이나 믿음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온 것 같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근거없는 속설 때문에 보양음식을 찾는 경우는 전국 곳곳에서 있었다.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농장의 사슴피. 하지만 소비자들에게는 과도한 믿음이 있었다.

동물의 피가 혈관을 깨끗하게 해서 몸을 건강하게 해준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무런 가공도 없이 날로 그대로 마시는 녹혈. 과연 문제가 없을까?

 

 

 

 

제주대학교 수의학과 임운규 교수는 생혈을 아무 처리 없이 마시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말한다.

동물에게서 발견되는 각종 기생충들은 사슴이나 노루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로 제주도 노루에 대한 위생검사를 실시한 결과 각종 기생충들이 발견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임운규 교수는 잘못 섭취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가 걱정스럽다고 했다.
예를 들어 노루의 기생충이 사람에시 들어오고, 우리 몸의 뇌나 주요 장기에 그 기생충이

서식하게 되면, 그것으로 종양, 암 같은 아주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건강상 유해할 수 있는 노루, 더욱이 식용도 아닌 노루 상거개, 바로잡을 수는 없는 것일까?

제작진은 노루 상거래에 대한 행정당국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제주시청을 찾아갔다.

 

 

 

 

 

제주시청 녹색환경과 김효찬 씨는 포획 자체도 불법이고, 그렇게 잡은 노루를 유통하는 것도

먹는 것 자체도 금지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법거래 단속에 걸린 건강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까지는 없지만 점차 단속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시중의 많은 건강원에서는 여전히 노루가 거래되고 있었다.

합법도 불법도 아닌 틈바구니에서 노루는 홀로 외로운 싸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문제의 본질을 볼 때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윤영민 교수는 노루가 자꾸 중산간 지역으로 내려오는 이유를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개간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결국 사람들이 노루의 영역을 침범하다 보니 노루들이 터전을 

옮겨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먹을것이 없어진 위에서 쫓겨내려온 셈이다. 

 

 

 

 

중산간 지역 개발로 서식지를 잃은 노루, 수많은 골프장과 각종 관광단지를 위해 자신이 살던 곳을

내어주고 만 노루. 어쩌면 농민들의 피해는 또 다른 누군가의 욕심이 만들어낸 일일지도 모른다.

 

 

 

 

사진가 서재철 씨는 최초로 한라산의 노루를 신문에 실었던 사람이다.

우리는 이 사진 한 장으로 시작된 제주 도민의 노루 사랑을 기억하고 있다.

 

 

 

 

그는 외국에 나가보면 사슴이 길가에 나와서 관광객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서 

우리도 관광자원화를 하면 된다고 말한다. 개체 수가 늘어나수록 활동범위가 넓어지니 자원화를

하기 위한 좋은 아이디어를 먼저 생각하는 게 옳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현재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노루를 합법적으로포획할 수 있는 지역이 되었다.
야생으로 포획이 시작된 지 어느 덧 1년. 하지만 노루의 정확한 개체수조차 파악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인간과 노루가 공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

 

 

 

 

 

한때는 청정 제주를 상징하는 보호의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포획의 대상이 되어버린 노루.
체계적인 조사 없는 무차별적인 포획이 계속된다면 언젠가 제주 노루는 영영 사라지고 말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