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8월 13일) EBS 교육프로그램 지식채널e 에서는 새로운 교황이라는 제목으로
오늘(8월 14일) 역사적 방한을 하시는 프란치스코 교황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참된 권력은 섬김이다. 교황은 모든 사람을, 특히 가난하고 미약하고
상처받은 사람을 섬겨야 한다"며 새로운 권력의 탄생을 알린 프란치스코 교황입니다.
2013년 3월 13일 아르헨티나의 추기경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가 가톨릭 교회의
새 교황으로 선출된 후 교황은 가톨릭 신자든 아니든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추고자 하는
겸손과 열망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뉴스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나라를 방문하시는 첫번째 목적은 13일부터 5일간
충남과 대전에서 열리는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하는 것입니다. 이어서 16일 오전에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순교자 124위 시복식 미사를 집전하고, 그 외에 장애인과
세월호 생존자·유가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등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과도
만남을 가질 예정입니다. 또 남북문제에 대해서도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BS 지식채널e 새로운 교황 - 아르헨티나의 추기경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되기까지
중세유럽 세상의 중심은 신이었습니다. 교황은 태양이었고 황제, 군주는 달이었습니다.
태양의 빛을 받아야만 반짝일 수 있는 달처럼 세속적인 모든 책무는 교황을 통해 군주에게 위임되었습니다.
교황은 절대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십자군전쟁을 벌였고, 이교도를 탄압했습니다.
특히 교황 인노켄티우스 3세는 "교황은 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인간보다는 고귀한 존재다"라며
스스로 자신을 인간 위에 두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시대에 전혀 다른 삶을 산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탄압 대신 대화를 건네고,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모든 부를 포기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입니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청빈의 사람이었고 평화의 사람이었으며,
또한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고 보살핀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2013년 3월 13일 새로운 교황 프란치스코가 탄생했습니다.
그전에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돌연 교황직을 내놓은 것도, 그리고 남미 출신의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출된 것도 모두 역사적 사건이었습니다.
교황이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선택한 것은 청빈한 삶을 대표하고 평화를 대변한 사람이었으며,
피조물을 사랑하고 돌본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는 교회가 가난해지기를
간절히 원한 성인이었기에, 이제부터라도 사람들에게 평화의 영성을 그토록 전해주고자 했던
그분을 기억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새로운 교황 프란치스코는 교황 전용 리무진을 마다하고 추기경들과 같은 버스를 타며,
교황이 아닌 사제들을 위한 산타 마르타 게스트하우스를 거처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의 삶도 결코 값으로 매겨서는 안 되며, 이 세상에 끼니를 걱정하는 것보다
더 비참하고 굴욕적인 일이 어디 있겠느냐며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 감옥에 갇힌 사람들을
방문할 뿐 아니라 최초로 이슬람 교도와 여성의 발을 씻겨준 교황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나 훌륭한 명분을 내세워도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신념입니다.
팔레스타인 분리장벽 앞에서 평화를 기도한 새로운 교황은 사람 위에 군림하지 않고 사람 곁에 함께하며,
일반사제에게 고해성사를 하고, 미사가 끝나면 성 베드로 성당 앞에 모인 사람들을 위한 발코니 인사를 합니다.
교황 바오로 7세는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을 가진 교황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성 프란치스코는 인간의 규칙을 개고 오직 교리에만 순종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난시절 자행된 전쟁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왔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언제나
평화를 대변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떠올리면서 인간의 규칙을 깨고 자비와 평화, 교리에만 순종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권력이 탄생했습니다.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 즉 고통을 돌보는 사람과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 있다,
권력을 조금이라도 더 가진 사람은 남을 위한 봉사도 그만큼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말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참된 권력은 섬김이다. 교황은 모든 사람을, 특히 가난하고 미약하고
상처받은 사람을 섬겨야 한다"며 권력을 새롭게 재정의하고 있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더 많은 사람들을 더 가까이에서 섬기기 위해 방탄자를 타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려의 뜻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내 나이에 잃을 것은 많지 않다. 무슨 일이 생긴다 해도
그것은 신의 뜻"이라고 말합니다. 더불어 "무엇보다도 정어리 통조림 같은 방탄자 안에서는
사람들과 인사할 수도, 사랑할 수도, 말할 수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교황이 늘 이야기하듯 "사랑한다는 것은 단순히 애정을 가졌다는 감정 그 이상을 가리킨다.
이것은 창조를 위한 전면적인 도전이며 시도다!"라는 말을 어김없이 지켜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매일같이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거나 아니면
그냥 스쳐지나가는 무관심한 자가 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무관심은 위험한 것이며, 먹을 양식이나
일자리를 가지고 있지 못한 불평등에 대해 분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만을 생각할 뿐, 공익성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마나 비판하며 돌아다니고 있는데,
이것은 착취나 노예, 그리고 다른 사회적 질병에 대해 공모하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즉 침묵을 통해, 행동하지 않는 것을 통해, 무관심을 통해
그것들과 공모하는 것이므로 불평등에 분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남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가진 마음의 벽을 낮추어야 합니다.
마음의 대문을 활짝 열고 따스한 인간 냄새를 풍겨야 합니다.
인간의 의식을 진정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사랑과 대화를 실천하는 일입니다.
그 일 이상의 방법은 없습니다."
여러분을 축복합니다.
여러분 가운데는 가톨릭 신자가 아니거나
신앙아 아예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진심으로 여러분 모두를 축복합니다.
또한 여러분 모두가 하느님의 자녀임을 알기에
여러분의 양심을 존중합니다.
하느님의 축복이 늘 함께 하길 바랍니다.
-프란치스코 교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