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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세상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헤이트풀8/장고: 분노의 추적자/저수지의 개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헤이트풀8/장고: 분노의 추적자/저수지의 개들

 

미국의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 제작자, 촬영감독, 배우인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펄프 픽션]으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아카데미 최우수각본상, 골든 글로브 각본상을 수상하고, [장고: 분노의 추적자]로 아카데미 최우수각본상을 수상했습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헤이트풀8/장고: 분노의 추적자/저수지의 개들

 

장편 데뷔작인 [저수지의 개들]은 그 자신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한 범죄 스릴러이며, 두번째 장편 [펄프 픽션]은 서로 연결된 세 개의 이야기가 뒤죽박죽 섞인 범죄 이야기입니다. 비디오가게 점원으로 일하면서 어마어마한 양의 영화들을 섭렵한 그는 온몸으로 익힌 다양한 영화들, 특히 B급영화들의 관습과 대중문화의 감각을 영화에 잘 녹여낸 것으로 유명합니다.

 

또한 그의  영화는 대사가 많기로도 유명한데, 사건의 핵심이 되는 대사 외에도 시시껄렁한 농담이나 조롱 등이 넘쳐 수다가 곧 영화의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작품 중 [헤이트풀8/장고: 분노의 추적자/저수지의 개들]에 대한 간략한 줄거리 소개와 후기입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헤이트풀8/장고: 분노의 추적자/저수지의 개들

 

헤이트풀8(2015년) 사무엘 L. 잭슨 / 커트 러셀 / 팀 로스

 

레드 락 타운으로 죄수를 이송해 가던 교수형 집행인은 설원 속에서 우연히 현상금 사냥꾼, 보안관과 합류하게 된다. 거센 눈보라를 피해 산장으로 들어선 네 사람은 그곳에 먼저 와 있던 또 다른 네 사람, 즉 연합군 장교, 이방인, 리틀맨, 카우보이를 만나게 된다. 
 
큰 현상금이 걸린 죄수를 호시탐탐 노리는 사람들에게 교수형 집행인은 경고를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참혹한 독살사건이 일어난다. 각자 숨겨둔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서로를 향한 불신은 커져만 가고 팽팽한 긴장감 속에 증오로 얼룩진 밤은 점점 깊어간다. 

 

 

마치 애거서 크리스티의 [쥐덫]과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적당히 풀어넣은 뒤 그보다 더 자극적리고 현란한 재료로 경이로울 만큼 미각을 만족시켜 주는 한 편의 길고도 멋진 연극을 보고 난 느낌이다.

 

흑인(깜둥이), 멕시코인, 여성 등 인종차별과 성차별적인 요소와 더불어 증오에 쌓인 인간세계가 여덟 명을 통해 펼쳐진다. 설원 속 오두막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지배하는 것은 오로지 말, 말, 말뿐인데, 그것도 무려 3시간 가까이 쏟아내는 말들의 향연인데, 지루하기는커녕 오히려 갈수록 더 몰입이 되니 기이하다. 

 

링컨의 편지가 종종 등장하는데,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노예해방으로 흑인들에게 자유를 선사한 링컨 대통령의 뜻을 기려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어보자는 것일까? 아니면 서로에 대한 증오만이 넘쳐나는 사람들에게 부디 증오를 버리고 앞으로는 좋은 친구가 되라는 뜻일까? (그렇게 믿고 싶은데 살아남은 자가 있어야지!)

 

 

장고: 분노의 추적자(2012년) 제이미 폭스 / 크리스토프 왈츠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아내를 구해야 하는 분노의 로맨티스트 장고, 그를 돕는 정의의 바운티 헌터 닥터 킹, 그들의 표적이 된 욕망의 마스터 캔디, 복수의 사슬이 풀리면서 세 남자의 피도 눈물도 없는 대결이 시작된다. 

 

 

링컨이 노예해방을 선언하기 전 개돼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 흑인들. 그런데 백인들은 그렇다 쳐도 같은 흑인이면서 동족을 짓밟는 스티븐 같은 인간들이 항상 더 악랄하고 지독한 것 같다. 마치 일제강점시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 악랄하게 동족을 못 잡아먹어 한이었던 것처럼.

 

말 그대로 '피 튀기는' 총질이 이토록 사이다 맛일 줄이야. 대저택이 통째로 불길에 휩싸여도 통쾌한 것은 그만큼 억압받는 흑인들을 보면서 큰 분노를 느낀 데 대한 반작용이겠지.

 

목숨을 담보삼아 갖은 방법으로 흑인들을 복종하게 만들어놓고는, 그것을 또 노예근성이라고 조롱하는 백인들의 비열함. 약육강식의 정글 속 동물들보다 더 더티한 속성을 보여주는 사람들이다. 만물의 영장은 무슨!!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카리스마를 압도하는 제미이 폭스의 멋짐이 가히 폭발적이다. (장고의 명대사. 스티븐에게 화살처럼 날카롭게 쏘아 날린 말. "넌 겉만 까맣잖아.")

 

 

저수지의 개들(1992년) 하비 케이틀 / 마이클 매드슨 / 스티브 부세미

 

동부 LA. 폐허의 텅빈 창고 안. 대규모 보석 강도를 위해 서로를 전혀 모르는 여섯 명의 프로 갱들이 한곳에 모인다. 이들을 한곳에 불러모은 장본인은 프로페셔널 도둑 조 캐봇(로렌스 티어네이)과 그의 아들 나이스 가이 에디(크리스 펜)다.

 

이 두 사람은 여섯 명의 갱에게 각각 미스터 화이트(하비 케이틀), 미스터 오렌지(팀 로스), 미스터 핑크(스티브 부세미), 미스터 블론드(마이클 매드슨), 미스터 블루(에드워드 벙커), 미스터 브라운(쿠엔틴 타란티노)라는 가명을 정해주면서 서로의 신분을 노출시킬 어떤 정보도 교환하지 말도록 지시한다.

 

얼마 후 피로 뒤범벅이 된 보석 강도의 현장. 조 캐봇과 에디가 지정한 장소에서 지정한 방법으로 거사에 대성공한 갱들은 자기들 앞으로 돌아올 거액을 꿈꾸며 환호성을 지르지만, 곧 그들의 강도짓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문밖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을 발견하고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서로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는 갱들은 결국 서로를 의심하며 떠들어대기 시작한다.

 

 

Reservoir Dogs. 우리나라에서는 [저수지의 개들]이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Reservoir에는 창고라는 뜻도 있으니 [창고의 개들]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실제로 창고에서 나누는 그들(개들?)의 대화가 이 영화를 이끌어가고 있으니까.

 

피칠갑을 하고, 귀를 자르고, 그런 와중에도 액션보다는 대화? 수다?가 봇물처럼 흘러넘친다. 배에 총을 맞고 죽어가면서도 떠들어대고, 서로 네가 밀고자 아니냐며 소리소리지르는 그들. 

 

조 캐봇이 편의상 지어준 이름이지만, 화이트, 오렌지, 핑크, 블론드, 블루, 브라운이라는 빛깔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와 여섯 명의 갱들이 묘하게 닮아보인다. (그런데 처음부터 핑크가 유난히 튀더니, 다 이유가 있었네.)

 

선혈이 낭자해서 보느라고 좀 힘들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첫 작품으로 추앙받는 듯하데, 그의 다른 작품들과 달리 그리 좋은 줄은 모르겠다. 한두 번 더 보면 얼마나 잘 만들어진 영화인지 알 수 있으려나? 그런데 그 피칠갑을 다시 보아내기는 쉽지 않을 듯.

 

이상,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헤이트풀8/장고: 분노의 추적자/저수지의 개들입니다. 흥미로우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