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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세상

왜 즐거운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갈까?

즐거운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갈까?

 

아이슈타인은 "상냥한 여자와 함께 보내는 2시간은 2분처럼 느껴지고, 뜨거운 난로에서의 2분은 2시간처럼 느껴진다. 이것이 바로 상대성이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현실에서 그런 착각을 곧잘 합니다. 시간의 총량은 같은데도 즐거운 시간은 빨리 지나가고, 불쾌한 시간은 끝날 줄을 모르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입니다.

 

유럽 최고의 과학 저술가 슈테판 클라인이 들려주는 [왜 즐거운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갈까?]입니다. 불편한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 이유도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지루할 때는 커피 한 잔을 하는 것도 커피의 카페인이 집중력을 높여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고 느껴지도록 만든다고 합니다.

 

왜 즐거운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갈까?

 

불편한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 이유

 

우리가 시간을 얼마나 긴 것으로 경험하는가는 두뇌가 시간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만큼 주의를 집중하느냐 하는 것이다. 의식이 어떤 일에 몰두해 있으면 우리는 흘러가는 시간을 과소평가한다. 반면에 예를 들어 영화 속 살인 장면에서처럼 계속 시간을 의식할 때는 몇 초도 길게 느껴진다.

 

범죄 같은 큰 사건이 아니라도 우리에게 시간을 인식시키는 계기는 얼마든지 있다.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인 피터 체는 1초 동안 모니터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일련의 검은 원들 사이에 갑자기 커다래지면 붉은색으로 변하는 원 하나를 넣어 피험자들에게 보여주었는데, 피험자들은 이 원이 다른 원들보다 2배 정도 더 오래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는 어느 원이든 머문 시간은 정확이 1초였는데 말이다.

 

피터 체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예기치 않은 사건이 지각을 더 강하게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예기치 않은 사건은 뇌를 흥분시키고 주의력을 높인다. 그리하여 관찰자는 검은 원을 볼 때보다 부풀어오르는 붉은 원을 관찰할 때 더 많은 정보를 받아들인다. 이렇게 받아들이는 정보가 많아지면 우리는 그것을 더 긴 시간이 흘렀다는 암시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왜 즐거운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갈까?

 

 즐거운 시간은 왜 금방 지나갈까?

 

반면에 뭔가 재미있는 일을 할 때는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간다. 이는 우리가 시간의 신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의 신경심리학자 제니퍼 코울은 우리가 어떤 일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을 때 머릿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연구했다. 그녀는 피험자들에게 빈 화면에 얼룩이 나타난 빨간색에서 분홍색으로 여러 번 변하다가 사라지는 영상을 보여주고는 어떤 색깔의 얼룩이 모니터에 얼마나 머물렀는지 물었다.

 

처음 영상을 보여줄 때 코울은 컴퓨터단층촬영으로 운동과 단기기억을 관장하는 두뇌 중추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실험이 반복되자 피험자들이 색깔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이런 신호는 약해졌고, 피험자들은 얼룩이 나타나는 시간이 더 짧아졌다고 대답했다. 다시 말해 코울은 시간에 대한 그들의 관심이 낮아져 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가 일에 몰두할 때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때로는 배가 꼬르륵거려야 비로소 반나절이 지나간 것을 의식하게 된다.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우리가 일에 몰입하여 시간 신호에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루할 때는 커피 한 잔을

 

책상 앞에서 마시는 한두 잔의 커피는 이런 효과를 더욱 강화시킨다. 커피를 홀짝이고 조금 시간이 지나면 시간은 재빨리 흐르기 시작한다. 우리는 카페인의 그런 효과를 잘 인지하지 못한다. 별달리 주의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심리학자 리처드 블록의 실험 결과, 200밀리그램의 카페인을 복용한 사람은 시간을 실제 길이보다 50퍼센트까지 짧게 경험했다. 커피에 든 카페인이 흥분을 고조시켜 집중력을 높여줄 뿐 아니라 시간이 흘러간다는 사실도 잊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시간을 마음대로 조절하는 법

 

우리의 기분 역시 때로는 시간을 짧게, 또 때로는 길게 느끼게 한다. 우리는 기분이 나쁘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란다. 관공서에서 차례를 기다릴 때, 이가 아플 때도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란다. 하지만 이렇게 신경을 쓸수록 시간은 더욱 느리게 흘러간다.

 

기다리는 것을 참을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지루함이 기다리는 시간 자체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은 몽상으로 채울 수 있다. 따스한 햇볕을 쬐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릴 수도 있다. 하지만 지루함을 느끼면 우리는 예민해진다.

 

비행기가 연착하여 공항에서 오도 가도 못하게 되면 짜증이 난다. 감옥에 갇힌 사람들은 정말 시간이 무한하게 늘어지는 경험을 한다. 특히 독방에 수감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넬슨 만델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감옥에 혼자 수감돼 있던 시절을 "한 시간 한 시간이 1년 같았다"고 회상한다.

 

 

 행복한 시간은 너무나 짧고 불행한 시간은 길게 느껴지는 이유

 

반대로 기분이 고조되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집중력도 높아져 시간에 거의 정신을 쏟지 않게 된다.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는 많은 신호들이 우리를 비켜가면 우리는 시간이 재빠르게 흘러가는 경험을 한다. 우리는 이런 메커니즘 때문에 달갑지 않은 아이러니를 경험한다. 행복한 시간은 너무나 짧고, 불행한 시간은 끝나지 않을 것처럼 길게 느끼는 것이다.

 

우리는 신체의 움직임을 통해 시간을 흐름을 조종할 수 있다. 또한 지각되는 시간은 우리가 듣는 음악의 박자에 따라서도 달라지며, 우리의 눈앞에 전개되는 사건의 속도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하지만 시간 감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집중력이다.

 

시간 감각은 자동적으로 생겨나지는 않는다. 시간을 느끼는 것은 이성의 능력이다. 때문에 우리는 어떤 시간을 길게 느낄 것인지 아니면 짧게 느낄 것인지 조종할 수 있다. 우리는 길게 느껴지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이런 기술을 곧잘 활용한다. 예를 들어 기다리는 시간에 잡지를 들추어보면 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우리가 시간에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을 의식함으로써 시간 연장시키기  

 

그러나 우리는 시간을 연장시키는 기술을 잘 활용하지 못한다. 행복한 순간에 우리는 시간 신호에 주목하지 않는다. 그 시간이 빨리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싫어서일 것이다. 하지만 기분좋은 순간들이 결코 영원할 수 없음을 앎으로써 우리는 시간의 귀중함을 깨달을 뿐 아니라 시간 감각도 변화시킬 수 있다.

 

한순간의 가치를 아는 사람은 그 순간을 더욱 치열하게 느끼고자 감각과 기억을 완전히 연다. 그리고 그 순간에 주의를 기울일수록 효과는 더욱 커진다. 두뇌는 이런 정보의 양으로부터 시간의 길이를 유추하기 때문이다. 시간과 관련된 수많은 놀라운 현상 중 특히 매력적인 것은 바로 이것,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의식함으로써 시간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 [왜 즐거운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갈까?]입니다. 흥미로우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