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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세상

우리의 생각과 감정, 행동을 왜곡시키는 콤플렉스의 4가지 유형

 

우리의 생각과 감정, 행동을 왜곡시키는 콤플렉스의 4가지 유형

 

콤플렉스는 우리의 생각과 감정, 행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심한 콤플렉스를 가진 경우가 아니더라도 콤플렉스를 자극할 수 있는 상황에 처하면 누구나 생각, 감정, 행동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쉽게 자각할 수 있습니다. 콤플렉스가 이처럼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들고 우리의 생각과 감정반응을 왜곡시키고 행동을 왜곡시키는 방식에는 4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콤플렉스는 나의 힘]의 저자 심리학 교수 정승아가 들려주는 [우리의 생각과 감정, 행동을 왜곡시키는 콤플렉스의 4가지 유형]입니다. 미리 알고 대처하면 공연한 콤플렉스 때문에 마음상하는 일 없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1  일반화

 

콤플렉스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 힘은 주변의 것들을 끌어들이면서 세력을 키우다가 마침내 폭군처럼 모든 것을 지배하려 하는데, 이는 항상 ‘같은 것’으로 몰아가려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만일 대인관계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이나 혼자 하는 생각 속에서 “언제나”, “어디서나”, “항상”, “누구나”, “전부”, “매일” 등과 같은 단어들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면 ‘일반화의 폭군’이 숨어 있을 수 있다.  이 폭군의 폭정을 멈추기 위해서는 자동화된 방식으로 작동하려는 생각의 흐름을 일시정지하고 그 장면을 다시 검토해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평소 근심걱정이 많고 주변사람들로부터 비관적 성격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 한 직장인이  출근해서 자리에 앉는 순간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두고 온 것을 알았을 때, 그의 머릿속에는 “왜 나는 항상 이 모양이지?”, “왜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만 이런 재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이 직장인의 반사적이고 자동화된 생각의 흐름은 ‘일반화’와 함께 ‘이분화’하는 경향을 드러낸다. 즉 100번중 99번을 잘하고 단 한번 실수했는데, 그 단 한번으로 전체를 매도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그의 콤플렉스의 핵심에는 ‘나는 완벽하지 않다’ 혹은 ‘나는 무능하다’는 열등감이 숨어 있을 수 있다. 

 

 반박 : “나는 항상 이렇다”고 생각한 근거는 무엇인가?  정말 “항상”, “꼭” 그랬던 것일까?  그렇지 않았던 순간은 한 번도 없었던 것일까?  이 직장인이 “항상” 그랬던 것이 아닌 지난일들을 떠올릴 수만 있었어도 그날 조금 덜 당황하고 조금은 덜 우울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 행동을 왜곡시키는 콤플렉스의 4가지 유형

 

 2  극단화

 

콤플렉스의 힘은 방향성이 있어서 콤플렉스의 핵을 향해 한 방향으로만 몰고 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처음에는 별것도 아닌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 아주 심각한 상황으로 재해석되면서 생각과 감정이 일방적이고 극단적인 쪽으로 흐르기 쉽다.

 

이렇게 콤플렉스에 의해 매사를 극단화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은 “평생”, “단 한 번도”, “끝까지”, “절대”, “죽어도”, “완전히”, “오직” 등과 같이 아주 극단적인 단어들을 습관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평소 자신의 생각의 흐름 속에 이런 단어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역시 ‘일시정지’하고 그 생각을 유발한 장면을 다시 면밀하게 검토해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취업 준비생이 면접시험을 치르고 있는데 다른 질문은 대체로 예상해 둔 것이어서 답변을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막바지에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이 튀어나왔고, 그 순간 너무 당황한 그는 딱 부러지는 답변을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말았다. 그때 그의 머릿속에서는 “ 떨어졌다!”, “이러다가 내가 평생 백수로 지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이 취업준비생이 그 순간 확증할 수 있는 사실은 후반부에 예상치 못한 면접관의 질문이 나왔고, 우물쭈물하다가 그만 면접을 끝냈다는 사실뿐이다. 그 사실이 곧 시험에 떨어진 것을 의미한다는 근거는 아무데도 없다. 그런데도 그의 머릿속에는 시험에 떨어진 상황을 상상하는 것을 넘어 “평생 백수”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여러 번의 면접 중에 단 한 번 실수했다고 해서 평생 백수로 지내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는 너무 멀리 간 것이다. 공포와 불안은 이처럼 순간적으로 생각을 몰고 가며 극단화시킨다. 

 

 반박:  “내가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평생 백수나 노숙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근거는 또 무엇인가?”,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예상하지 않았나?”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가 이런 질문을 그 순간 자신에게 던져본다면 그렇게 우물쭈물하며 답변을 제대로 못하지는 않았을는지도 모른다.

 

 

 3  양극화 

 

콤플렉스는 생각을 양극화하는 경향도 있다. 하나의 극단으로 생각이 몰리면, 그 생각 이외의 것들은 반대편 극단에 모이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이 아니면 저것이다’, ‘저것이 아닌 것은 이것일 뿐이다’ 와 같은 흑백논리나 ‘모 아니면 도’ 식의 사고에 의해 지배된다.  이러한 사고 속에는 중간지대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흑과 백만 있을 뿐이고 회색은 없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에 자주 빠지는 사람들은 “100% 또는 99%”,  “완전히”, “모두” 등의 양극단화시키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예를 들어 평소 자신의 외모에 대해 콤플렉스가 있는 한 여성이 취업에 성공해 첫출근한 날, 팀장이 직원들에게 그녀를 인사시켰다. 그녀는 인사를 했고 직원들은 “패션 감각이 뛰어나군요”, “키가 정말 크군요”,  “잘해 봅시다”, “드디어 우리 팀에 미혼여성이 생겼군요, 반갑습니다”라며 한마디씩 덕담을 했다. 인사가 끝나고 자기 자리에 앉았을 때 그녀의 머릿속에는 "왜 남자들은 모두 나에게 예쁘다는 말을 하지 않을까? 내가 정말 그렇게 못생긴 것일까?", "인사치레라도 한마디 정도는 해주면 어디 덧나나?"라는 생각들이 스쳐지나갔다. 

 

그녀가 외모를 판단하는 기준은 “예쁘다 vs 못생겼다”라는 극단으로 나뉘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그럭저럭 생겼다거’나, ‘평범하다’거나, ‘그 정도면 괜찮다’ 라는 등의 중간적인 형용사는 그녀의 사전에 없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이처럼 양극화된 이분법으로 남들을 판단하고 있지 않은지 검토해 봐야 한다. 

 

 반박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순간 그녀는 재빨리 자신에게 “내가 못생겼다고 생각한 근거가 뭐지? 예쁘다는 말을 안 했다는 것이 꼭 못생겼다는 것을 의미할까?!”라고 스스로를 반박했어야 한다. 만일 이런 검토와 반박에 대해 스스로 대답할 말이 별로 없었다면, 그날 그녀는 조금은 덜 우울한 기분으로 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4  독심술, 예언가

 

콤플렉스의 힘은 또한 추측의 힘이기도 하다.  단, 이러한 추측과 예측이 어느 선을 넘어가면 위험해질 수가 있는데, 자칫 일상생활과 대인관계를 심하게 왜곡시키게 되고, 왜곡된 생각, 왜곡된 감정, 왜곡된 행동 대응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언가들이나 독심술사들은 곧잘 반대되는 증거를 무시하려고 하는데, 이는 그들이 증거가 아닌 ‘감’에 의존하기 때문이며, 그것이 예언의 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독심술적이고 예언가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일시정지’ 기도 어렵다. 그것이 사실이라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주부가 옷을 사러 백화점에 갔다. 성격도 소심하고 매우 검소한 그녀는 가정형편이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어서 평소 백화점 쇼핑은 잘 하지 않는 편이었다. 초라해 보이지 않기 위해 외출복 중 그나마 가장 비싼 옷을 입은 그녀가 여성복 매장을 둘러보다가 마음에 드는 옷이 있어서 어떤 판매점 안으로 들어갔는데, 그곳 점원은 그녀가 들어오는 것을 분명히 봤을 텐데도 이미 와 있던 다른 손님만 응대하고 있었다.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는 “왜 나한테는 아는 척도 안 하지?”, “내가 여기서 이 정도 옷은 사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나보군”, “내가 이럴 줄 알았어!” “그냥 집구석에나 처박혀 있는 건데, 이런 무시나 당하고!” “에이, 그냥 조금 보는 척하다가 어서 돌아가자"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이 주부는 평소 열등콤플렉스를 안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 열등콤플렉스는 독심술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유도하고 있다.  그녀는 사실 백화점의 점원과는 아무 대화도 나누지 않았으면서도 그 점원이 자신의 차림새를 초라해 보인다고 여기고 있으며, 일부러 아는척하지 않고 있으며, 여기서 옷을 사지 못할 것이라며 무시당했다고 제멋대로 생각해 버린 것이다. 

 

 반박 그녀의 머릿속에 순간적으로 떠오른 생각들 중에 검토해 봐야 할 것이 몇가지 있다. 첫째, 과연 점원이 그녀를 정말 보았는가? 보았는데도 못 본 척했다고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둘째, 점원이 그녀를 초라해 보인다고 생각할 것이란 근거는 무엇인가? 셋째, 점원이 그녀가 옷을 사지 못할 것이라거나, 그녀를 무시한다고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이 질문들에 대해 스스로 대답할 만한 근거가 없다면, 그 생각이 맞는지 어떤지는 보다 확실한 근거가 나타났을 때 다시 생각하기로 하고 열심히 쇼핑만 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그날의 쇼핑은 조금이라도 더 만족스러웠을 것이며, 그 쇼핑시간이 모처럼의 외출을 통해 기분전환을 하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이상, 우리의 생각과 감정, 행동을 왜곡시키는 콤플렉스의 4가지 유형이었습니다. 도움이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