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전의 꿈을 꿀 때 고려한 네 가지 지침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금까지 97년을 넘게 살아오면서 가장후회스러운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65세에 교수직을 정년퇴직하고 나서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 이유를 묻자 그는 “‘퇴직 후 얼마 못 살 줄 알았기 때문이다. 퇴직하고 이렇게 30년 넘게 더 살 줄 알았더라면 좀더 멋진 꿈과 목표를 세웠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20세기 최고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나는 완벽을 향해 한 번 더도전해 볼 의무가 있다는 말에 자극을 받아 95세까지 평생 현역으로 살았다”고 말했습니다. 피터 드러커만이 아닙니다. 유명한 작곡가 베르디는 오페라 「오셀로」를 80세에, 「아베마리아」는 85세에 작곡했고, 르네상스의 거장 미켈란젤로가 거대한 시스티나 성당의 벽화를 완성한 것도 90세 때였습니다. 곤충학자로 유명한 파브르 역시 곤충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교사를 퇴직한 이후인 56세부터였으며, 100세 시인으로 유명한 일본의 시바타 도요 또한 그 나이에 그런 명작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평생현역으로 살겠다는 꿈과 목표를 가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인생 후반전의 꿈을 꿀 때 고려할 네 가지 지침
100세 시대가 코앞입니다. 노후준비가 덜 된 사람은 물론 나름 노후준비가 잘돼 있다고 자부하고 있는 시니어들도 아직 아무도 가보지 않은 그 길 앞에서 두렵기만 합니다. 과거에는 각 가정에서 시니어 세대의 모든 것을 해결했지만, 지금은 시니어들 스스로 자신의 노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심지어는 자신의 장례비까지 준비해야 하는 시니어들도 있습니다. 불로장생이라고 해서 늙지 않고 오래 사는 것이 늘 많은 사람들의 염원이었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맞는 100세 시대는 자칫 축복이 아닌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고객경영연구소와 가정행복연구소 이성동 소장과 가정진흥협회 김승회 대표는 자칫 재앙이 될지도 모를 100세 시대를 앞두고 기쁘기보다는 걱정부터 앞서는 시니어들을 위해 [인생 후반, 어디서 뭐하며 어떻게 살지?]를 준비했는데, 이 중 [인생 후반전의 꿈을 고려할 때 필요한 네 가지 지침]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재앙이 아닌 축복의 100세 시대를 맞기 위한 인생설계를 세우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노후를 걱정 없이 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돈'을 꼽는다. 그렇다면 돈 걱정 없는 사람은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100세 시대의 삶을 위협하는 리스크가 다섯 개나 더 있기 때문이다. 다음 6대 리스크가 그것이다.
2 일 없이 오래 사는 것
3 돈 없이 오래 사는 것
4 건강 없이 오래 사는 것
5 친구 없이 오래 사는 것
6 배우자 없이 오래 사는 것
그렇다면 인생 후반전 50년의 행복한 삶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일까? 역시 '돈'일까? 아니다. 꿈과 목표를 갖는 것이다. 물론 돈이 많으면 100세 시대의 리스크 대부분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일과 친구를 만들 수도 있고, 새로운 배우자를 구할 수도 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건강 관련 리스크에도 상당부분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돈이 많아도 꿈과 목표가 없는 시니어는 행복한 삶을 사는 게 쉽지 않다. 하루하루를 지루하고 무료하게 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단, 꿈꾸는 것 자체로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꿈만 꾸는 사람은 구름 위를 걷는 몽상가일 뿐이다. 그러므로 무언가를 해야 한다. 돈 걱정이 없을 만큼 노후준비가 잘돼 있는 시니어들이라도 일을 하는 것이 좋다. 그 외에 건강, 친구, 배우자도 행복한 삶을 위해 중요하다. 그러면 먼저 인생 후반전의 꿈을 꿀 때 고려할 네 가지 지침을 알아보자.
■ 인생 후반전의 꿈을 꿀 때 고려할 네 가지 지침
1 빠를수록 좋다
100세 시인으로 유명한 시바타 도요는 왜 92세에 시를 쓰겠다는 꿈을 가졌을까? 인생 전반전엔 먹고 사는 게 더 우선이어서였고, 50~80대에는 취미만 있었지 꿈이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인생 후반전이 시작되는 50대에 시를 쓰겠다는 꿈을 가졌다면, 노벨 문학상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아니, 노벨상은 받지 못했더라도 일본 내 문학 관련 상들은 틀림없이 받았을 것이다. 시집 또한 두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출간했을 것이다. 판매부수도 아마 몇백만 부가 넘지 않았을까?
당신 역시 마찬가지다. 인생 후반전의 꿈과 목표를 세우는 건 빠를수록 좋다. 퇴직 후에 세우는 건 늦다. 퇴직 전인 인생 전반전 종료 20분 전쯤, 즉 40대 초중반 정도에 세우는 것이 좋다. 일부 기업에서는 이 같은 인생설계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전체 기업의 0.1퍼센트도 안 된다. 공무원도 대부분 평균 퇴직연령인 60~62세가 되기 약 1년 전에 그런 교육을 실시한다.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조금 늦은 감이 있다. 더구나 재무설계나 전직설계, 건강설계가 중심이다. 문제는 퇴직 후 전직을 해도 대부분 70세 전후에는 그만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생 후반전 50년 동안 현역으로 살 수 있는 꿈과 목표를 세우는 것이 좋다.
2 원대한 꿈을 꿔야 한다
누워서 떡 먹는 수준의 꿈이 돼서는 안 된다. 조금만 노력해도 도달할 수 있는 것은 꿈이 아니라 그저 단순한 계획일 뿐이다.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것이 꿈이다. 상상 이상의 노력과 역량을 집중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상태나 수준이어야 한다. 그래야 도전할 용기가 생기고 더 큰 노력을 하게 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아웃풋이 창조될 수 있기 때문이다.
3 실천할 수 있고 도달 가능한 꿈을 꿔야 한다
원대한 꿈을 꿔야 한다고 해서 도저히 달성 불가능한 꿈을 꾸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10년 내에 화성으로 이주하겠다는 꿈을 꾸는 것이 그런 예다. 물론 불가능한 꿈은 아니지만 그런 꿈은 테슬라자동차의 CEO 일런 머스크나 버진그룹의 회장 리처드 브랜슨은 꿀 수 있어도 당신은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다. 평범한 시니어일 당신이 도달하기에는 역부족일 터이기 때문이다.
인생 후반전의 꿈은 당신의 능력과 역량을 발휘해서 죽어라 노력하면 도달할 수 있는 꿈이어야 한다. 그래야 실천하는 데 의미가 있다. 그렇지 않은 꿈은 몽상이거나 허황된 꿈에 불과할 뿐이다. 그렇다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도달 가능한 꿈을 꾸거나 소일거리 정도의 소비하는 꿈을 꿔서도 안 된다.
4 평생 현역을 꿈꿔라
많은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는 말 중에 상충되는 말이 있다. “정상에 있을 때 내려와라!”는 말과 “평생을 바쳐온 이 일을 하다가 죽는 게 소원이다!”라는 말이다. 둘 다 멋있는 말이다. 전자는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죽을 때까지 해처먹으려 하지 마라. 그건 추악한 노욕이다. 세대교체를 위해 물러날 줄 알아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러나 이는 바람직한 관점이 아니다. 세대교체는 인위적으로 하는 게 아니다. 실력만이 세대교체의 원천이 돼야 한다.
물론 베토벤이나 윤동주같이 천재라는 평가를 받다가 젊은 나이에 요절한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보다는 피터 드러커나 베르디, 미켈란젤로처럼 각 분야의 대가로 평가받는 사람들 대부분은 인생 후반전, 그것도 80이 넘어서까지 빛을 본 이들이다. 어느 그룹의 대가가 더 많을까? 단연 후자 그룹이다. 그러므로 평생 현역으로 일하겠다는 꿈을 가져야 한다. 정상에 있을 때 후배들을 위해 그만두겠다는 건 현실도피일 가능성이 높다. 부디 당신도 “내 꿈은 연기하다가 죽는 것이다”라는 어느 유명 연기자의 말처럼 평생 현역으로 살겠다는 꿈을 꾸기 바란다.
이상, 인생 후반전의 꿈을 꿀 때 고려할 네 가지 지침이었습니다. 도움이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