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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세상

[비폭력대화]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뜻깊은 첫걸음

 

 

 

"삶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가슴에서 우러나와 서로 주고받을 때

 나와 다른 사람 사이에서 흐르는 연민이다."

 

[비폭력대화]의 저자 마셜 로젠버그  

 

 

2년 전 여름, 창천동 언덕길에 있는 한국비폭력대화센터에서 가졌던 소모임은 작은 충격을 주었다.

아직 [비폭력대화]라는 책을 읽기 전에 가졌던 강의모임이었기에 막연히 

<비폭력대화>란 폭언이나 욕설을 지양하는 대화를 가리키는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다섯 시간 가까이 진행된 강의와 토론을 통해 알게 된 것은

비폭력대화란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자기 생각대로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그 관찰한 느낌을  그대로 표현하는 대화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20세기의 성자(聖者)이자 인류의 횃불로 칭송되는 마하트마 간디의 핵심사상 중 하나는 아힘사(ahimsā),

즉 사랑과 비폭력이다. 간디는 열두 살 때부터 나쁜 친구의 꾀임에 빠져 종교적으로 금지된 담배를 피우고

고기를 먹었다고 한다. 비싼 고기를 사려면 돈이 필요했기에 처음엔 하인의 돈을, 나중엔 형의 팔찌에 붙은

금을 훔치기도 했는데, 당시 철저한 종교정신과 엄한 부모의 교육을 받은 그는 자신의 행동에

심한 죄책감을 느끼고 고민 끝에 아버지에게 그 사실을 고백한 편지를 드렸다. 

 

아버지에게 심한 질책을 받을 줄 알았지만, 아버지는 오히려 사랑의 눈물을 흘리며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하지 말라고 타일렀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서 간디는 아힘사, 즉 사랑과 비폭력의 힘을

깊이 느꼈다고 한다. ‘비폭력’이란 상대에게 매를 때리지 않았지만 오히려 매로 때렸을 때보다

더 큰 책임을 부여받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비폭력 대화

저자
마셜 B. 로젠버그 지음
출판사
한국NVC센터 | 2011-01-24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일방적으로 명령하고 복종만 강요하던 권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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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멕시코 주에 있는 국제적 평화단체인 CNVC(The Center for Nonviolent Communication)의

설립자이자 교육책임자인 마셜 로젠버그의 [비폭력대화] 첫 페이지에는 비폭력의 상징인

마하트마 간디의 손자 아룬 간디가 쓴 머리말이 실려 있다. 아룬 간디는 1940년경 인종차별정책을

쓰던 남아프리카에서 유색 인종으로 자라면서 백인 아이들에게는 너무 검다고 매를 맞고,

흑인 아이들한테는 너무 희다고 맞았다고 한다.

그때 그가 느낀 굴욕감은 복수심에 불타는 폭력으로 몰고 가기에 충분했고,
그의 부모는 힘겨워하는 아들을 인도로 데려가 할아버지(마하트마 간디)에게 맡겼는데,

그때 그는 할아버지로부터 비폭력의 깊이와 폭을 이해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우리는 대개 자신의 폭력성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우리가 폭력 자체에 무지하기 때문이다.

즉 폭력이라고 하면 대개 보통 사람들이 하지 않는 일, 싸우고, 죽이고, 때리고, 전쟁하는 것만을 생각하는데, 

마하트마 간디는 이 점을 확실하게 깨우쳐주기 위해 손자에게 폭력의 족보를 나무 그림처럼 그리게 했다.

 

매일 저녁 그날 하루에 생긴 일, 곧 손자가 경험한 모든 일, 읽은 것, 본 것, 다른 사람에게 한 일 등을

분석하도록 도와주었고, 그 분석한 것들을 나무에 달았다. 나무의 한쪽 가지에 단 것들은

‘육체적인 것’(그 폭력에 물리적인 힘이 쓰였다면)이고, 다른 쪽 가지에 단 것은

‘정신적’인 것(감정적으로 상처를 입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두 달 만에

아룬 간디의 한 벽은 모두 이 ‘정신적’인 폭력으로 뒤덮였다.


마하트마 간디는 이 ‘정신적’인 폭력이 ‘육체적’인 폭력보다 훨씬 더 해롭고 간악하다고 말했다.

정신적인 폭력은 피해자들의 내면에 분노를 일으켜 그 피해자들이 개인이나 집단을 결국 폭력적으로

나오게 만들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정신적인 폭력이 육체적인 폭력에 불을 지피는 연료인 셈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에는 내게 이익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이기적인 동기가 들어 있으며,

거친 개인주의가 지배하는 물질 중심적인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런 부정적인 개념은 평등하고 화목한 가족, 사화, 나라를 만들어가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비폭력은 우리 안에 잠재돼 있는 긍정적인 면이 밖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래서 보통 우리 생각을 지배하고 있는 이기심, 탐욕, 미움, 편견, 의심이 많고 공격적인 태도 대신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과 존중, 이해, 감사, 연민, 배려가 우리 마음을 채우게 해준다.

이 세상은 우리가 만들어놓은 것이다.

오늘날 이 세상이 무자비하다면, 그것은 우리의 무자비한 태도와 행동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자신이 변하면 이 세상도 변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자신이 변하는 것은 우리가 매일 쓰는 언어와 대화방식을 바꾸는 데서 시작한다.

 

[비폭력대화]의 저자는  연민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왜 우리는 본성인 연민에서 멀어져 서로 폭력적이고 공격적으로 행동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견디기 힘든 고통 속에서도 어떻게 연민의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지

늘 의문을 품어왔다고 한다. 그리고 연민에 머무를 수 있는 능력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연구하면서 우리가 쓰는 언어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알고 놀랐다고 한다.

그 후 그는 다른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연민이 우러나는 유대관계를 맺는 데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대화방법(말하기와 듣기)을 고안해 냈고, 이 접근방식을 <비폭력대화>라고 부르기로 했다.

그는 이 ‘비폭력’이라는 말을 마하트마 간디가 사용한 것과 같은 뜻으로 쓴다.

 

 

 

저자는 서로를 폭력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대화방식을 ‘삶을 소외시키는 대화’라고 부른다.
그런 대화의 한 유형은 도덕주의적 판단이다. 이것은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나쁘거나 틀렸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말로 나타난다.

 

“넌 너무 이기적이어서 문제야.”
“그애는 너무 게을러.”
“그 사람들은 편파적이야.”
“그건 당치도 않아.”


비난, 모욕, 비하, 비교, 분석, 꼬리표 붙이기 등은 모두 판단하는 말에 해당된다.

다음은 자신의 생각이 들어간 <평가나 판단>과 그저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는 <관찰>의

차이점을 나타내주는 루스 베버마이어의 노랫말 중 일부다.

 

나는 게으른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내가 본 사람은 내가 보는 동안에 한 번도 달린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는 점심과 저녁 사이에 가끔 잠도 자고,또 비오는 날에는 집에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은 게으름뱅이가 아니다.
나를 어리석다고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자.
그는 정말 게으른 사람일까, 아니면 단지 우리가 게으르다고 하는 행위를 했을 뿐일까?

나는 바보 같은 아이를 본 적이 없다.
내가 본 아이는 가끔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일 아니면 예상하지 않았던 일을 하는 아이다.
내가 가본 곳들에 가보지 못한 아이를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바보 같은 아이는 아니었다.
바보라고 생각하기 전에 생각해 보자.
그 아이가 바보일까요, 아니면 단지 당신이 아는 것과 다른 것들을 알고 있을 뿐일까?

어떤 사람이 게으르다고 말하는 것을 다른 사람은 지친 거라고, 혹은 태평스러운 거라고 말한다.
어떤 사람을 바보 같다고 말하지만 다른 사람은 단지 다른 것을 알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나는 결론에 도달했다.
만약 우리가 보는 것과 우리의 의견을 섞지 않는다면 많은 혼란을 면할 수 있을 거라고.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도 단지 내 의견일 뿐이라고.

 

 

폭력은 그것이 언어적이든 심리적이든 신체적이든 또는 가족 안에서 일어나든, 종족이나 나라 사이에서 일어나든,

그 뿌리에는 갈등의 원인을 상대방의 탓으로 돌리는 데 있다. 반면에 비폭력대화란 상대를 비난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들을 때는 상대가 어떤 식으로 표현하든

그 말 뒤에 있는 느낌과 그 사람이 진실로 원하는 것을 듣는 대화방법이다.

또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강요나 명령이 아니라 상대의 선택을 존중하면서 부탁하는 것이다.

갈등이 있을 때에는 모두의 욕구를 동등하게 존중하면서 갈등을 평화롭게 해결해 나가는 대화방법이다.

 

 

<비폭력대화>의 모델 은 다음 네 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 관찰하기 

어떤 상황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을 그대로 관찰한다
나한테 유익하든 그렇지 않든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관찰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상대방의 행동을 내가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를 떠나

판단이나 평가를 내리지 않으면서 관찰한 바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2단계 느낌 표현하기 

그 행동을 보았을 때 어떻게 느끼는가를 말한다.
가슴이 아팠다든지, 두려웠거나 기쁘고, 즐겁고 짜증나는 등의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다.
 

3단계 욕구 찾아내기 

자신이 알아차린 느낌이 내면의 어떤 욕구와 연결되는지 말한다.

 

4단계 구체적 행동 부탁하기 

자신이 바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부탁한다.

 

예를 들어 한 어머니가 10대 아들에게 관찰, 느낌, 욕구를 넣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네가 신었던 양말 두 켤레가 똘똘 말려서 탁자 밑에 있고, 또 텔레비전 옆에도 있는 걸 보면(1단계)

엄마는 짜증이 난다.(2단계)
여럿이 함께 쓰는 공간은 좀 깨끗하고 정돈되어 있었으면  하기 때문이다.“(3단계)
그리고 마지막으로 구체적인 부탁을 한다.
“그 양말들을 네 방으로 가져가든지 세탁기에 넣어줄 수 있겠니?”(4단계)

 

 

비폭력대화의 효과


-생각하고 말하고 듣고 행동하는 방식을 선택하며 사는 것을 배울 수 있다.
-분노를 자아내고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말 대신 공감과 연결을 가져오는 말을 쓰게 된다.
-서로 분명하고 구체적인 부탁을 할 수 있게 되어 모두가 원하는 것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보편적인 욕구의 에너지로 연결되어 서로의 행복에 기여하는 즐거움을 경험하게 된다.
-직장이나 공동체에서 서로 다른 점을 존중하고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고받음으로써 신뢰하고 협력하게 되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자기공감을 통해 과거 다른 사람에게서 받은 아픈 상처나 자신이 한 말이나 행동에 대한 죄책감으로부터

 배워서 자유롭고 생동감 있게 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