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독(毒)이 되는 부모의 유형 6가지
[독친득친]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독친은 자녀에게 독이 되는 부모를 말하고, 득친은 자녀에게 득이 되는 부모를 말합니다. 이 세상 누구보다도 자녀를 사랑하는 사람이 부모라는 말에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기에 자녀에게 독이 되는 부모라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지나친 관심과 과잉보호, 지나친 애정도 무관심, 방치만큼이나 자녀에게는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좋은 부모라고 자부심을 갖는 부모들도 자녀에게 진정한 사랑을 주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케듀맵연구소 백은영 소장의 [독이 되는 부모 득이 되는 부모]에는 부모의 독으로 방전된 아이들 이야기며 독친이 되는 이유, 독친과 득친을 지배하는 10가지 법칙과 더불어 득친이 되는 방법 등 부모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지침들이 가득한데, 이 중 먼저 자녀에게 독(毒)이 되는 부모의 유형 6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자신이 자녀에게 부정적인 에너지를 보냄으로써 아이의 삶을 파괴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돈이나 명예, 사회적 지위만을 추구하는 자신의 가치관을 자녀에게 그대로 물려주어 자녀를 불행에 빠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자녀에게 독(毒)이 되는 부모의 유형 6가지
■ 독친의 6가지 유형
명령을 주로 하는 부모는 중요한 문제뿐 아니라 아주 사소한 문제까지 개입한다. 아이가 어릴수록 순응할 수밖에 없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는 자신의 의사를 잃어가며 생각 없는 아이로 자라게 된다. 자기 생각이 있어야 스스로 판단하여 선택하고,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인데, 생각을 놓아버린 아이는 판단도 선택도 부모의 몫이 되어 책임을 회피하고 부모 탓을 하는 분노에 찬 아이로 크게 된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아이의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가진 시간, 아이가 가져야 하는 심리적 공간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는 자아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자신이 정말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모르게 되어버려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첫 단계인 자기이해마저도 할 수 없게 된다. 또 이들은 아이에게 "내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너를 사랑하지 않겠다"는 조건적인 사랑을 준다. 따라서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사랑을 받았다는 느낌도 없으며, 언제 자신을 향한 사랑이 거두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쌓여 공부에 자신의 에너지를 쓸 수 없게 된다.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부모가 가진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다. 명령을 통해 아이의 주도성을 훼손했다면 이제부터라도 시간을 들여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 아이는 서서히 주도성을 회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부모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기도 한다. 가짜 나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분노와 원망이 자라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지 않는 부모 때문에 자신의 본 모습을 가장하고 살아야 하는 분노 말이다. 착한 아이는 자신의 생각보다는 부모의 생각을 먼저 헤아리고 부모를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달고 살아가며, 만약 부모의 요구에 맞추지 못했을 경우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부모와 똑같이 부모와 남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그들이 쳐놓은 감옥 속 노예로 평생을 착한 아이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은 이러한 부모는 이기적인 부모와 비슷한 영향을 주며 심지어는 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착한 아이는 부모를 도덕적이라고 생각하고 비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부모를 실망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게 되고, 미덕의 가면 속에서 삶에 대한 혐오감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만약 자신을 착한 아이로 키웠던 부모의 본모습을 보게 되고, 자신이 끊임없이 조정당해 왔음을 알게 될 경우 말할 수 없는 분노가 차오르게 된다. 더 없이 착한 아이가 부모를 살해하는 경우가 이런 경우다. 자신의 주도성을 찾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인 것이다.
아이는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다. 착한 아이로 크는 아이들은 이와 같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기에 남들이 보기에는 착해보여도 마음이 언제나 허전하고 남들의 칭찬도 공허한 메아리로 들린다. 따라서 착한 아이보다는 생각이 있는 아이로 키우며 그 아이의 생각을 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교육을 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다.
최근 부모가 자녀의 학과 및 직업선정에 깊이 관여하고, 부모가 대학교수에게 학점을 문의하고, 부모가 대신 직장 상사에게 전화를 걸어 자녀의 업무에 대해 논하고, 유엔에 자녀를 인턴사원으로 보내는 서류에 대해 전화 상담을 하는 등 과잉보호하는 부모들이 있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과잉보호하는 부모는 자녀의 모든 것을 다 알아서 해주는 부모다. 원래 주도성이란 결핍과 욕구가 있을 때 스스로의 추동력으로 행해지는 것인데, 부모가 다 해주니 아이가 자신에게 무엇이 결핍되었는지 느끼지 못하고 자신의 욕구가 무엇인지 알 기회조차 앗아가버린다. 이런 부모는 아이가 항상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데서 스스로의 존재감을 느낀다. 결국 아이는 독립적이지 못하고 부모에게 의존하는 아이로 커가며, 주도성을 발휘할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것이 문제다.
주도성은 문제해결력이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가정 내에서 자신에게 맡겨진 과업을 인식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가운데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경험하면서 주도적인 삶의 방식들을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에 대한 사랑을 절제하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아이를 생명력 있는 주도적인 아이로 키우려면 참아야 한다. 누구나 내 아이는 너무나 사랑스럽다. 그러나 현명한 부모는 다 주기보다는 자녀의 미래를 위해 적게 주며 참아낸다.
강요와 억압을 주요 수단으로 삼는 명령형 부모와 달리 아이 인생에 그림을 그리는 부모는 여러 가지 수단을 동원한다. 즉 확고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이루기 위한 경제적 지원, 멋진 미래상 펼쳐보이기, 혐오스러운 본보기와 대질시키기, 감정의 분출과 철저한 엄격함을 반복하며 아이를 통제하는 것이다. 이 경우 아이는 부모의 설계도에 따라 위장된 행복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자아를 잃어버리고 자기소외를 겪으며, 성장한 뒤에는 자신의 인생을 쥐고 있는 부모에게서 탈출하기 위해 원치 않는 이른 결혼이나 가출 같은 불안한 탈출을 시도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부모의 인생설계도가 자기 것인양 착각하고 부모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타인의 삶을 살아가지만, 인생 후반으로 갈수록 뭔가 모르는 불일치에 괴로워하게 된다.
이 유형의 자녀들이 가장 괴로워하는 순간은 원치 않는 진로를 강요받고, 부모가 원하는 직업이 자신의 능력의 한계와 부딪치고 일치하지 않을 때다. 게다가 이러한 문제들은 부모 품에 있을 때는 발생하지 않지만 성장한 후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갈 때 현실과 부딪히게 된다는 점에서 더 바로잡기가 어렵다. .
자녀의 삶은 자녀의 것이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를 독립된 개인으로 여기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는 자녀가 독립적으로 살아갈 미래를 염두에 두고 양육하며 부모의 힘이 미치지 않는 순간을 대비하여 살아갈 능력을 키워주어야 한다. 오히려 자녀를 놓아주고 각자의 삶에 올인할 때 자녀와 부모 모두 만족한 삶을 살 가능성이 많다.
사랑보다 교육이 우선인 부모는 자녀를 건강하게 양육하고, 좋은 옷을 입혀 학교에 보내고, 병을 보살펴주고 좋은 학교를 다니게 해주는 등 여러 부분에서 훌륭한 부모 역할을 다하기 때문에 다른 부모들에게 귀감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이 유형의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가 느끼는 고통에 대해 전혀 모른다.
이 유형의 부모에게 나타나는 특징은 스킨십의 부재, 감정의 억제, 칭찬에 대한 인색함, 무관심, 성적에 따른 눈에 띄는 편애 등이다. 아이들은 어머니에게 받을 수 있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사람을 사귀어도 조건적 사랑을 하게 된다. 즉 상대방과 주고받을 것이 있을 때만 사랑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을 평가할 때도 인격이나 성품을 보는 것이 아니라 성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진정한 친구를 갖지 못하거나, 공부로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려고 처절한 노력을 하며, 사회인이 되어서도 일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많다. 삶의 매순간 행복이 무언지도 모르고 인생을 분주하게만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아이는 성적에 관계 없이 존재 자체만으로도 소중하고 귀하게 대해야 하고, 부모의 바람과는 별개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펼쳐나가야 하는 독립된 존재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의 성적에만 관심을 갖기보다는 과연 내 아이가 미래를 살아갈 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태어나서 5년간 겪은 부정적인 경험을 극복하려면 5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는 자아실현을 하기보다는 사랑을 찾아다니는 데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한다. 그러므로 부모가 자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최선은 자녀가 자아실현에 자신의 에너지를 쏟을 수 있도록 사랑을 충분히 주어 정서적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부모가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하는 이유는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낮은 부모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을 자녀에게 주기 어렵다. 자존감이 낮은 부모는 자녀를 통해 대리만족하려는 경향을 지니는데 이는 자녀를 자신의 욕구와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소유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녀를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우선 부모 스스로 자신을 수용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자신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어느 한 분야에서라도 유능감을 경험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아이도 그런 부모를 보고 자존감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상, 자녀에게 독(毒)이 되는 부모의 유형 6가지였습니다. 도움이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