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화려한 색채로 심리적 불안을 치유한 네덜란드의 가장 위대한 화가
고흐 화려한 색채로 심리적 불안을 치유한 네덜란드의 가장 위대한 화가
화려한 색채와 강렬한 붓 터치로 독자적 예술세계를 구축한 빈센트 반 고흐는 색채를 통해 마음속 감정과 심신상태, 빈곤한 생활, 병고, 심리적 불안을 녹여낸 화가로 유명합니다. 그는 다소 기이한 자신의 심리적 기질과 부모와의 갈등, 실연의 쓰라림, 이국생활의 외로움, 고갱과의 불화, 정신병원 생활을 하면서 칙칙한 청색을 통해 체념과 슬픔을 극복했고, 노란색과 연초록, 장밋빛 등 따뜻한 색을 통해 안정을 얻었으며, 노란색을 통해 자신의 병적인 정서를 표현함으로써 삶을 지탱해 나간 화가입니다.
자신의 내면 깊숙이에 잠재한 억압된 무의식의 세계를 표출하고, 현실의 갈등과 심리적 상처 등을 극복하기 위한 치유의 과정을 화려한 색채로 표현한 고흐의 그림 몇 점과 그에 관한 이야기를 김선현 교수님의 [심리학 명화 속으로 떠나는 따뜻한 마음여행]을 바탕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다른 화가들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 분은 다음 글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고흐 화려한 색채로 심리적 불안을 치유한 네덜란드의 가장 위대한 화가
네덜란드의 가장 위대한 위대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네덜란드 남부 브라반트 지방의 가난한 마을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칼빈파 목사였던 아버지의 엄격하고 금욕주의적인 삶은 고흐의 성격에 큰 영향을 미쳐 높은 도덕성의 잣대를 갖게 했고 자신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고흐가 자라면서 열등감과 죄의식에 시달리고 극도의 피학적 성격을 지니게 된 것은 이 때문이었다.
고흐가 피학적 성격을 갖게 된 또 한 가지 원인이 있다. 그것은 고흐보다 1년 전에 태어났던 형이 얼마 후 죽고, 형이 죽은 날 우연의 일치처럼 고흐가 태어나 형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으면서 드리워진 형의 죽은 그림자 때문이다. 부모님은 고흐가 태어난 뒤에도 죽은 아이에 대한 슬픔과 그리움으로 매일 큰아들의 무덤을 찾았고, 이로 인해 애정결핍이 된 고흐의 마음 한구석에는 언제나 슬픔과 우울함이 깃들어 있었다.
게다가 고흐는 죽은 형의 이름을 물려받게 함으로써 평생 형에 대한 애도와 죄의식을 갖고 살게 한 어머니를 원망하는 마음도 컸다. 뿐만 아니라 고흐를 죽은 아이 대신 준 선물이라고 생각한 어머니에게서 죽은 형의 이야기를 자주 들은데다 교회 묘비에 자기 이름이 새겨져 있는 것을 보고 자란 탓에 그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일도 많았다.
해바라기를 꽂은 꽃병
고흐의 유명한 <해바라기를 꽂은 꽃병>은 고흐가 가장 좋아하는 것일 뿐 아니라 가장 유명한 그림 소재이기도 하다. 괴테의 색채론에 따르면, 노랑은 그 색이 지닌 더할 수 없이 높은 순수함에서 항상 밝음의 본성을 내포하고 있다. 명랑하고 유쾌하고 다채로우며 부드러운 자극을 주는 특성을 지닌 노랑은 태양을 상징한다.
이 그림에는 두 가지 색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잎과 배경의 녹색과 수평바탕, 꽃병과 해바라기를 그린 노란색이 그것이다. 그 결과 생생하고 환희에 찬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이다. 또한 태양에 대한 고흐의 집념은 해바라기를 닮은 것이었다. 해바라기의 형상과 색채, 해를 향한 성질은 고흐의 내면적 원형이자 자신의 상징과도 같았다.
귀를 자른 자화상
<귀를 자른 자화상>은 고갱과 성격 차이로 자주 말다툼을 벌이다가 격분에 못 이겨 자신의 귀를 면도칼로 잘라버린 비극이 일어나고, 이 일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 한 후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귀를 붕대로 싸매고 있는 얼굴은 노란색으로, 옷은 초록색으로, 배경은 빨강색으로 채색한 이 그림은 그전의 <자화상>과 비교해 볼 때 평온한 분위기마저 감돌고 집중력이 화면 구석구석까지 미치고 있어서 퇴원 직후에 그린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다.
단추를 하나만 채운 상의와 모자는 폐쇄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이로 인해 그림 속 인물과 주변과의 거리감이 만들어진다. 아무도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는 데서 오는 고독과 오랫동안 이국생활을 한 데에서 오는 신경의 긴장, 기대가 컸던 만큼 큰 절망을 안겨준 고갱과의 갈등 등을 자신의 신체를 자해하는 방법으로 표출시킨 후 정신적인 치료를 받고 긴장감이 해소돼 다소 안정을 되찾은 상태를 보여주는 듯하다.
별이 빛나는 밤
1889년 프로방스 인근의 생 레미 요양원에 있던 그는 그림을 그리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면서 가까운 숲과 전원으로 나가 많은 풍경화를 그린다. 별들이 소용돌이를 이루고, 모든 것이 구심적인 운동과 움직임을 나타내는 장대한 밤을 표현한 <별이 빛나는 밤>은 자연과 사물의 내면에 와닿는 듯한 서정성과 신비감을 나타내고 있다. 소용돌이치는 터치는 고흐의 내면의 갈등과 그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자신의 서글픈 삶을 표현한 듯하고 보랏빛과 푸른빛 색채에서 정신적 병리를 엿볼 수 있다.
여성적인 힘이나 모성성의 상징인 달은 자연의 순환적 리듬 혹은 내적 지혜를 상징하는 것으로 고흐에게는 모성의 투사라고 할 수 있다. 초승달은 생명을 상징하며 보름달과 초승달은 엄마가 아기를 품고 있는 형상으로, 즉 이 그림에서 보여지는 보름달 안의 초승달은 아마 사산된 형으로 표현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고흐는 자신을 사이프러스로 표현했고 하늘을 향해 아우성치는 듯 하늘과 별을 향해 맞닿아 있다. 희망을 별로 표현하고 그의 모성에 대한 열망을 나타내듯 사이프러스가 별에 맞닿아 있는 것이다.
밤의 카페테라스
<밤의 카페테라스>는 고흐의 파리 시기의 작품으로 밤의 풍경이지만 환한 분위기를 연출해 내고 있다. 가스등의 진한 노란색과 밤하늘의 파란색은 카페 벽의 초록색으로 인해 서로를 돋보이게 해준다. 이 그림은 노랑과 파랑, 그리고 두 가지 색의 혼합색인 녹색이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원근법의 구조를 따른 화면은 혼합색의 강렬한 대비를 더욱 강조하면서 그림에 깊이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밤하늘의 별은 소실점 끝에 자리잡지 않고 놀랍게도 앞으로 도출되어 있다.
당시 고흐는 자신의 내면세계를 밝고 강렬한 색채를 사용함으로써 표출하고 갈등을 해소하는 안정적이지만 열정적이고 독특한 그림을 제작했다는 것 을 알 수 있다. 카페테라스에서 옹기종이 모여 있는 사람들, 대화하는 사람들 속에 고흐는 사실상 속할 수 없지만 그들 속에 함께 하고 싶은 그의 바램이 엿보이기도 한다. 이국생활의 외로움과 고독감, 자기 자신의 자격지심 속에 허우적대는 모습이 잔잔하지만 강하게 드러나 있다.
까마귀가 있는 보리밭
<까마귀가 있는 보리밭>은 경제적 어려움과 극심한 혼란 속에 있었던 오베르 시기의 작품이다. 물결치는 듯한 밀밭 사이에 거친 붓 터치로 처리되고 있는 세 갈래의 길은 자살로 이르게 될 죽음에 임박해서 그려진 그림이라는 선입견 탓도 있지만 생의 종반부에서 느꼈을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 듯한 인간의 실존적인 불안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이 그림은 바람에 쓰러질 듯 흔들리는 노란색의 밀밭과 파도치는 듯 구부러진 길과 금방 폭풍우가 몰아 칠 듯 어두운 파란색으로 무겁게 내려앉은 하늘, 그리고 이 속을 날고 있는 검정색의 까마귀 존재가 절망감으로 선택할 죽음을 예견하고 있다. 고흐가 시달려야 했던 정신병에 대한 공포, 현실과 이상의 격차에서 오는 괴리감, 자신의 앞날에 대한 부정적 시각으로 영혼의 고독과 슬픔 속에서 죽음을 생각하는 심리상태가 배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울고 있는 노인
<울고 있는 노인>은 좌절감과 죄책감에 시달리던 생 레미 시기에 그려진 것이다. 노인이 절망적인 모습으로 엎드린 채 울고 있는 모습을 어두운 파란색의 옷과 갈색의 얼굴과 회색이 주된 색으로 채색된 배경을 사용하고 있다.
이때의 고흐를 지배한 감정의 주된 특징은 되풀이되는 발작 때문에 독방과 정원에 갇혀 지낸 영향으로 현실과 격리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절망과 슬픔이었다. 여기서 파란색은 두려움, 절망, 슬픔 등의 비극과 청결함과 고독의 느낌을 주고, 회색은 만성적인 불안과 노령의 의미가 있으며, 갈색은 슬픔과 현실의 적응력이 부족한 의미를 갖고 있다. 고흐는 색채를 통해 마음속에 품고 있던 감정과 심신상태, 빈곤한 생활, 병고, 불안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용해하여 삶의 에너지로 변화시키는 수단으로 예술을 사용한 것이다.
고흐 화려한 색채로 심리적 불안을 치유한 네덜란드의 가장 위대한 화가, 재미있게 읽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