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없는 청년회 비정상회담 장기하가 묻습니다.
해외진출은 못하더라도 평생 우리말 가사만 쓰고 싶은 나 비정상인가요?
장기하와 얼굴들 사람의 마음
비정상회담 장기하 해외진출은 못하더라도 평생 우리말 가사만 쓰고 싶은 나 비정상인가요?
JTBC 국경 없는 청년 비정상회담 16회에서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싱어송라이터 장기하가 출연해서
"평생 우리말 가사만 쓰고 싶은 나, 비정상인가요?"라는 안건을 상정했습니다.
2008년 제10회 쌈지 사운드페스티벌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고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가진
무대에서 보여준 특유의 안무와 노랫말이 인터넷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널리 이름을 알린
장기하는 외국어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노랫말로 말하듯 노래하는 가수입니다.
우리말 사랑이 각별한 그는 비정상회담에 나와 한국어에 대한 사랑과 소중함을 모르던 중
산울림, 송골매, 들국화 선배님들의 노래를 듣고우리말이 새삼 아름답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영어보다는 우리말로 된 가사만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남들은 해외진출을 위해 전략적으로 영어 가사를 써보라고 하지만 거부감만 들 뿐이어서
해외진출은 못하더라도 평생 우리말 가사만 쓰고 싶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장기하의 노래 중 사람의 마음이라는 곡도 함께 올립니다.
순 우리말로만 된 노랫가사는 포스팅 마지막에 올려두었습니다.
비정상회담에 관해 더 알고 싶으신 분은 다음 포스팅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장기하와 얼굴들 사람의 마음
비정상회담 의장 전현무 사무총장 유세윤 의장 성시경
캐나다 기욤, 일본 타쿠야, 중국 장 위안, 호주 다니엘, 가나 샘, 프랑스 로빈, 독일 다니엘,
벨기에 줄리안, 미국 타일러, 터키 에네스, 이탈리아 알베르토 등 G11이 비정상회담에
참석한 가운데 의장 전현무, 사무총장 유세윤, 의장 성시경, 일명 전· 유· 성이
평생 우리말 가사만 쓰고 싶은 나 정상인가 비정상인가? 라는 안건을 발표합니다.
투표 결과는 정상이 10명, 비정상이 1명입니다. 일본의 타쿠야만 비정상에 손을 들었는데,
비정상을 선택한 것이 이렇게 적은 일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인터넷 용어나 줄임말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시작합니다.
요즘 멘탈과 붕괴의 조합인 <멘붕>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러나 터키의 에네스는 멘붕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무슨 말인지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터>라는 말은 저도 처음 듣는데, 고속터미널을 줄여서 그렇게 부른다고 하네요.
좀더 검색을 해보니 아파트 앞 슈퍼를 줄여서 <아슈>, <갈비>는 갈수록 비호감, <갠소>는 개인 소장의
줄임말이며, <걸조>는 걸어다니는 조각상의 줄임말로 꽃미남이라는 뜻입니다. 또 <배라>는 배스킨라빈스,
<흠좀무>는 흠.. 이게 사실이라면 좀 무섭겠다의 줄임말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패마>는 패밀리마트의 줄임말이고, 독일 다니엘을 <독다>, 호주 다니엘을 <호다>로
사람 이름까지도 줄여서 씁니다. 심지어는 남자친구 쓰레기네 헤어져의 <남쓰헤>, 정신줄 놓았구나의
<정줄놓>이라는 줄임말도 있는데, 이쯤 되면 줄임말의 한계가 과연 어디일지 궁금해질 정도입니다.
이런 인터넷 줄임말이 언어를 해친다, 아니다, 그 시대의 문화일 뿐이니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누어지자 다시 표결을 했습니다.
인터넷 줄임말이 언어를 해친다는 의견에 찬성한 사람은 가나 샘, 터키 에네스,
벨기에 줄리안, 캐나다 기욤, 독일 다니엘 등이었습니다.
캐나다의 기욤은 인터넷 줄임말에 익숙해지면 문법을 잊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터키의 에네스는 한 민족이 언어를 잃기 시작하면 모든 것을 잃기 시작한다고 말하면서
잘못된 언어가 세습되면 언어가 뿌리가 흔들린다는 우려 섞인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반면에 비정상회담의 의장 전현무는 한때의 유행일 뿐이며 생명력이 길지 않기 때문에 너무
경직된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탈리아의 알베르토 역시 언어를 제대로
배워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인터넷 줄임말 또한 이 시대의 문화이기 때문에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고,
장기하도 알베르토와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미국의 타일러도 기존의 단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일은 아니라는
의견이었습니다.
한편 독일의 다니엘은 독일에서도 인터넷 줄임말 때문에 고민중이라고 하면서 교육수준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
줄임말을 사용하는 것이 습관이 되면 아예 올바른 말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줄임말은 지나치게 사용하는 것은 사회성에 문제를 준다는 것에 손을 들었지만,
이에 대해 호주 다니엘은 또래집단에서 사용하는 것은 문제없다고 생각한다는 반론을 제기했습니다.
계속 쓰다 보면 습관이 되고, 습관이 되어버리면 고치기 힘들어지는 것을 염려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런 줄임말을 쓰기 이전에 언어를 제대로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또 터키의 에네스는 언어는 말로 표현하는 국기이며, 언어가 흔들리면 민족이 흔들린다는
강력한 주장을 헸습니다.
이에 대해 장기하는 "그 시대의 문화를 반영하는 게 언어라고 생각한다. 일시적으로 언어를
훼손시킬 수 있지만, 신조어 자체가 문제가 아니고 부실한 모국어 교육이 문제"라며
모국어 교육만 탄탄하면 잠깐 스쳐가는 문화일 뿐"이라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그야말로 나리에 따라, 사람에 따라 참으로 다양한 의견들이 펼쳐져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것인가를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새삼 다시 한 번 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양한 의견들을 주고받은 후 다시 표결을 하자 1차 표결과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줄임말은 흔히 표현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적 동기', 내용을 재미있게 하기 위한
'오락적 동기', 약어를 은어(隱語)처럼 사용해서 친밀감을 강화하려는 '유대강화 동기'에 의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러니 줄임말을 쓰는 것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문제는 원래의 뜻을 훼손하거나 다른 형태로 바꿔 쓰게 되면 세대간 소통이 가로막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우리가 사용하는 어휘가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사고능력도 떨어진다는 점 또한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문제인 듯합니다. 한 사립대 교수는 "최근에는 학생들이 제출한 답안지를
채점하다가 한 번을 '함'이라고 쓰는 등의 줄임말을 자주 보곤 한다"고 우려하면서,
특히 인터넷 줄임말을 남발하는 바람에 표준말 표기가 서투른 청소년들이 늘어나는 것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장기하의 <사람의 마음> 가사입니다.
이제 집에 가자 오늘 할 일은 다 했으니까
집에 가자 이제 슬슬 피곤하니까
집에 가자 배가 고파졌으니까
집에 가자 나는 정말 지쳤으니까
어찌된 일인지 집으로 옮기는 발걸음
한 걸음 한 걸음 한 걸음마다
무겁기 짝이 없지만 일단 집에 가자
사람의 마음이란 어렵고도 어렵구나
하지만 오늘 밤엔 잠을 자자 푹 자자
자자 이제 시간도 늦었으니까
그냥 자자 오늘 하루도 길었으니까
그냥 자자 더 이상 생각할 힘도 없으니까
그냥 자자 내일 하루도 길 테니까
어찌된 일인지 이불 속에서 눈꺼풀을
깜빡 깜빡 깜빡 할 때마다
졸음은 달아나지만 일단 잠을 자자
사람의 마음이란 어렵고도 어렵구나
하지만 오늘 밤엔 잠을 자자 푹 자자
사람의 마음이란 어렵고도 어렵구나
하지만 오늘 밤엔 잠을 자자 푹 자자
사람의 마음이란 어렵고도 어렵구나
하지만 오늘 밤엔 잠을 자자 푹 자자
사람의 마음이란 어렵고도 어렵구나
하지만 오늘 밤엔 잠을 자자 푹 자자
가사말을 읽어보니 우리말만으로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노래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기하님이 우리말 가사를 고집하시는 것, 비정상이기는커녕
더욱 더 열심히 하시라고 응원해 드리고 싶어집니다.
"비정상회담 평생 우리말 가사만 쓰고 싶은 나 비정상인가요?"
흥미롭게 읽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