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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 보는 세상/일상다반사

[블로그 릴레이 20문 20답] 응답하라 봉리브르! 릴리밸리님의 지령

 

 

 

릴리밸리님으로부터 지령이 떨어졌습니다.

비밀지령은 아니고, [블로그 릴레이 20문 20답]에 응답하라는 공개지령이었습니다.

(릴리밸리님의 20문 20답 바로가기 http://lilyvalley.tistory.com/)

 

요 며칠 동안 블친님들 댁을 방문하면서 다른 분들의 20문 20답을

아무 생각 없이 넋놓고 재미나게 읽고 있다가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싶었습니다.

제게 이런 지령이 떨어질 것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짜지? 세 분에게 배턴 터치를 했으니 나 하나쯤 슬금슬금 미적거리다가

은근슬쩍 발뺌을 해도 대에~충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머뭇머뭇하고 있었더니,

특히 <뽀시기님>께서 어서 하라고 대못을 쾅쾅 박습니다.ㅠㅠ

그래서 어젯밤에는 댓글도 못 달고 이 [블로그 20문 20답]에 응답하는 데 온 시간을 보냈다네요. 

 

웬 서설이 그리 기냐구요?

어서 본론으로 들어가기나 하라구요?

알겠습니다! 아, 그전에 한 가지 더!

다음 곡은 <쇼팽의 녹턴 20번>입니다. 영화 <피아니스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제2차 세계대전의

참담한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블라디슬로프 스필만(1911~2000)이 직접 연주한 것이라고 합니다.

제가 즐겨듣는 곡이어서 함께 올리오니 들으시면서 [블로그 릴레이 20문 20답]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함께 올린 이미지들은 제 사진 파일에 담겨 있는 것 중에서 골라낸 것들입니다.

 

 


 

 

1. 나의 블로그 닉네임

봉리브르입니다.

bonlivre는 프랑스어로 <좋은책>이라는 뜻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출판사 영문명이기도 합니다.

프랑스어를 전공한 대표님이 말 그대로 좋은책을 만들고 싶은 욕심에서 만든 이름인데,

요즘은 책들을 잘 안 읽는 분위기여서 그런지 좋은책의 의미도 점차 변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좋은책이 잘 팔렸다면, 요즘은 잘 팔리는 책이 좋은책이라는 인식이 강하니까요.

 

2. 생년월일, 태어난 곳
80년대 초반, 한겨울, 눈이 펑펑 내리는 새벽에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물론 저야 눈이 펑펑 내렸는지 아니면 하늘하늘 내렸는지 알 리가 없지요.

눈이 펑펑 내렸다는 것은 어머니 말씀입니다. (아마 맞겠죠?)

 

3. 사는 곳, 노는 곳, 일하는 곳
사는 곳도, 노는 곳도, 일하는 곳도 몽땅 마포구 연남동입니다.
홍대역 주변과 홍제천, 연대 뒷산인 안산, 그리고 월드컵공원, 하늘공원 등이  

주로 열심히 쏘다니는 제 에어리어입니다.

이따금 강남 역삼역 쪽도 뛰고, 또 강서 등촌동 쪽에도 가고, 

종로나 광화문 쪽으로도 발길을 옮기지만, 강북 쪽엔 거의 갈 일이 없네요.   

 
4. 현재 하고 있는 일
홍보마케팅 일을 하고 있습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관리, 블로그 관리를 하면서

이벤트도 진행하고, 글도 써서 올리고, 아무튼 무쟈게 바쁩니다.
그래서 회사에 근무하고 있을 때만 일을 해서는 안 되겠기에
밤이고 낮이고 새벽이고 가리지 않고 열심히 뜁니다.

단, 그렇게 한다고 해서 절대 월급을 더 받는 건 아닙니다.
예전에 트위터에서 만난 어떤 트친님은 제가 밤낮없이 글을 올리는 것을 보고
저렇게 열심히 일하는데 월급 많이 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대표님에게 공개적으로 트위터에 글을 올린 적도 있지요.

하지만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지라 전 아무 욕심 없습니다! (정말입니다! ㅎㅎ)

 

5. 블로그를 시작한 계기와 경력
트위터와 페이스북만 관리하다 보니 모든 글이 1회성으로 끝나는 게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좀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그리고 좀더 심도있게 많은 분들과

교류를 하고 싶어서 덜컥 블로그 세계로 뛰어들었지요.

 

무슨 일이든 시작했다 하면 미친 듯이 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죽을둥 살둥 글을 올리면서 좀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첫 몇 달은 하루에도 몇 번씩 공연한 일을 시작했나 후회도 많이 했지요.
포스팅 하나하나 허투루 올리고 싶지 않은 욕심이 제 자신을

옭매는 족쇄가 되어 저 스스로를 몹시도 괴롭혔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미 판이 다 짜여 있는 듯한 곳에 뒤늦게 뛰어들어서
그 언저리를 쭈뼛거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자신감이 바닥을 치는 날도 있었구요.

그래도 생전 처음 뵙는 분들이 오셔서 글도 읽어주시고,
또 댓글도 달아주시고 하면서 좀 기운을 얻기 시작했지요.
아무튼 맨땅에 헤딩을 하는 것 같았던 그 막막함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2014년 1월 1일에 시작했으니 오늘로 6개월하고도 17일째가 되었네요.
 

 

모스크바의 시청쯤 될까요? 사진만 찍어놓고는 그때그때 정리를 안 하고 내버려두었더니 지금은 어디가

어디인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러시아 이미지 파일에 들어 있는 걸 보면 모스크바의 어느 건물인 것은 분명합니다.

 

 

6. 내 블로그의 특징
일단 이미지보다 텍스트가 부담스러울 만큼 많지요?

그래서 바쁘신 분들이나 긴 글을 읽는 데 흥미가 없으신 분들은

무척 따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도중에 방향을 바꿔볼까도 생각했지만,
저에겐 긴 글을 읽어주시고 말씀을 나눠주시는 분들과의 교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냥 밀고 나왔습니다.

 

7. 나는 누구인가요?
나는 나입니다..ㅎㅎ
부처님은 아니지만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외치면서 삽니다.
잘난 척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인구가 70억이 넘는다 한들,
저라는 사람은 꼭 한 사람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른 모든 사람들에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온 세상에 딱 하나뿐인 사람!   

 

8. 장점, 단점

저의 장점은 되도록 다른 사람들의 장점만 본다는 것입니다.
“불행은 친구가 아닌 자를 가려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친구가 불행에 처하게 됐을 때 친구가 아닌 자로 가려지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한번 시작한 일은 아무리 힘들어도 끝까지 합니다. 

 

단점은 한번 아니다 싶은 사람과는 상종도 안 한다는 것입니다.
설혹 그 사람이 내게 큰 도움이 되거나 해서 꼭 필요한 사람이라 해도 말이죠.
그러다 보니 실제로 손해를 보는 적도 많습니다.
그런데.....그래도 괜찮습니다..ㅎㅎ

 

9. 좋아하는 것
제 가장 큰 소망은 숲속이나 교외에 빈티지매니아님이 포스팅에서 소개해 주었던 것 같은
아름답고 아담한 집을 짓고 책으로 가득찬 방에 앉아 음악을 들으면서 원없이 책을 읽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눈이 피곤해지거나 하면 뜰로 나와서 고운 꽃도 보고 녹음 짙은 나무도 보고
구름이 흘러가는 푸른 하늘도 보고, 밤이면 까만 밤하늘에 총총 빛나는 별도 보면서 살고 싶습니다.
결코 이루지 못할 소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더 열심히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10. 취미 그리고 특기
취미도 책 읽기, 특기도 책 읽기입니다.
집중하면 하루에 세네 권도 읽습니다.

속독법, 그런 것 안 씁니다. 무조건 정독입니다.

물론 그렇게 읽을 필요는 없으니 천천히 한 문장 한 문장 음미하면서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마음에 드는 글귀 나오면 후루룩 읽어버리기가 아까워서, 야금야금 읽습니다.     

 

 

남양주에 있는 다산 정약용의 생가터인 마재성지에서 찍은 것입니다. 자연스러운 멋이 담긴 단지 속에서

조용히 타오르고 있는 초가 아주 인상깊었습니다.

 

 

11. 나의 보물

가장 소중한 보물은 처음 만나 무려 11년 동안 사랑을 키워오다가

올초에 결혼한 어여쁘고 착한 새신부 아내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 새 가족으로 맞은 말티즈 모카도 보물이고

또 어린시절부터 읽으면서 모아온 책들도 제 소중한 보물입니다.

 

12. 나의 이상형
다산 정약용입니다. 편협함 없이 합리적인 것을 따르는

그의 실학과 실리주의를 본받고 싶습니다.
특히 기득권자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못 살고 배우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온전히 쏟아부은 점을 존경스럽게 생각합니다.
부모든, 선생님이든, 상사든, 아무튼  어느 분야에서든

윗사람이나 리더, 지도자의 자세는 그래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의미를

놓치지 않았던 빅터 프랭클 박사를 존경합니다. 

인간이 인간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존엄성 때문입니다.

이성과 존엄성을 잃은 사람은 인간이 아니라 동물이죠. 

인간의 탈을 쓴 동물의 세계에서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13. 내 매력은
추진력? 인간미? 배려심? 잘생긴 얼굴?
아님 말구요..ㅎㅎ

 

14. 내게 10억이 생긴다면
꼭 10억이 아니어도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받쳐주면

아내와 길고 긴 여행을 하면서 세계일주를 하고 싶습니다.


15.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
몇 년 전 한겨울에 떠났던 모스크바와 생페테르부르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때는 그럴 줄 몰랐는데, 특히 모스크바의 크렘린궁과 붉은광장이 눈에 선합니다.
(여담이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스크바의 '붉은광장'은 그곳에서는 ‘아름다운 광장’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 나라에서는 ‘붉은’이라는 뜻이 ‘아름다운’이라는 의미라는 겁니다.

그것을 우리는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붉은빛으로 알고 있으니  

문화의 차이를 인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모스크바 크렘린궁 앞 붉은광장입니다. 경관들이 저렇게 큰 말을 타고 순시를 하러 다니더라구요.

아주 여유자적한 모습입니다. 영국에서는 시민들의 불안해하지 않도록 경찰관들은 절대로 뛰는

법이 없다고 하던데, 이곳에서도 경관을 보고 시민들이 불안해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16. 현재 가장 하고 싶은 일
어서 여름휴가를 떠나고 싶습니다. 바라건대 남해로 달려가고 싶네요.
상주해수욕장, 송정해수욕장의 모래를 밟고 싶고,
푸른 소나무숲 속을 하릴없이 거닐고 싶습니다.
 

17. 어머니와 배우자가 물에 빠진다면

둘 다 구합니다. 두 사람 다 구해놓고 전 빠져(죽어)도 괜찮습니다. ㅎㅎ


18. 죽기 전에 내 모습

죽음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늙어가고 싶습니다.
초딩 1학년 때 읽었던 <플란더스의 개>라는 책에서 나온 네로의 할아버지처럼요.

그때 어린 마음에도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평온한 죽음의 이미지가 뇌리속에 박혀버린 것 같습니다.  
어쨌든 아침에 일어나보니 아주 평온한 얼굴로 숨을 거두었더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19. 1년 뒤 내 블로그는
아마 포스팅이 적어도 300개쯤은 더 늘어나 있어서 많은 분들과 보다 유익한 정보를

함께 나누고 있을 테고, 또 좋은 블친님들과의 교류도 훨씬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겠지요?

(부디 희망사항으로만 끝나지는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20. 나와 블로그 이웃이 된다면

한번 친구는 영원한 친구입니다..
감히 단언하지만, 제가 먼저 떠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절두산 성지 초입에 서 있는 예수상입니다.

어서 오라고 따뜻하게 손짓하고 계시네요.

 

 

그 동안 빈티지매니아님, 릴리밸리님, 포장지기님, 뽀시기님, 맛있는여행님,

클라우드님 등 20문 20답에 응답하신 내용을 읽으면서 답변해 주신 내용과

그간 블로그를 방문하면서 느꼈던 것이 어쩌면 이토록 일치할까 싶어 좀 놀랐습니다.

말이 곧 그 사람이듯이 글도 곧 그 사람인 것을 새삼 깨닫게 된 셈이지요.

그러니 어떤 사람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데 직접 대놓고 묻기가 

좀 그럴 때에는 이런 식으로 몇문몇답을 만들어 슬쩍 던져놓으면

상대에 대한 기본가닥은 잡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유홍준님이 하신 말씀을 제 마지막 말로 대신합니다. 

 


 

 

그러면 다음 세 분께 릴레이 배턴을 이어주십사고 간곡한 마음으로 부탁드립니다.

몹시 바쁘신 줄은 알지만, 꼭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산행과 드라마 리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잘도 쫓으시면서 꽉 잡고 계시는 

나홀로여정의 펜펜님  http://leeesann.tistory.com/

 

 고전읽기와 영문번역에 여념이 없으신 중에 요즘은 꽃과 나무에도 꽂히신(ㅎㅎ)

도전! 고전읽기의 음님  http://blog.daum.net/ccsj77

 

제주도 사는 배나온 여자사람 하나, 늙은 아들 하나, 꼬맹이 하나,

기분에 따라 대소변 가리는 멍멍이 두울과 함께

오늘도 감동인 세상을 살고 계시는 오감세님  http://webgosu.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