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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세상

이영돈 PD의 운명, 논리로 풀다

 

 

 

운명은 그 자체만으로도 풀기 힘든 수수께끼입니다.
하지만 무당이나 역술가들은 사람의 운명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신의 예언이나 사주, 궁합, 관상 등을 통해 사람의 앞날을 예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스마트폰 같은 첨단기기가 우리의 생활을 지배하는

이 시대에 가장 인기있는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가 ‘운세진단’이라고 합니다.
첨단의 현대문명 속에서 그 결과물을 가지고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가를

역술가에게 물어보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포스팅은 <이영돈 PD의 운명, 논리로 풀다>에 수록된 1) 사주,  2) 궁합,

3)관상 , 4) 굿과 무당의 네 챕터 중 네번째 <굿과 무당>에 대한 내용과

‘조심해야 할 무당 베스트 10’을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3,4년 전쯤인가, TVN에서 방영했던 <엑소시스트>를 한동안 열심히 본 적이 있습니다.

여러 편을 시청하다 보니 나중엔 소재만 다를 뿐 매번 그 이야기가 그 이야기인지라

흥미가 사그라들긴 했지만, 그때 빙의라는 단어를 처음 접하면서 여느사람으로서는

믿기 어려운 일이라 할지라도 그 고통을 겪는 당사자의 고충은 충분히 느껴졌던 듯합니다.

 

그리고 그때 귀신을 만나거나 불러내 대화를 나누거나 쫓아내는 퇴마사를 가리키는

'법사'라는 특이한 직업을 가진 분들도 다수 프로에 출연했는데, 

그 중 어느 법사님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자신의 눈에는 영들이 보이지만, 당신들은 왜 못 보느냐고 말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영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렇다고 여느사람들까지 그 존재를 의식하면서 살 필요는 없다,

다만, 그 영들은 음울하고 부정적이고 불만이 많고 나약한 사람들을 좋아하니

즐겁고 밝게 긍정적인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면 귀신이니 빙의니 뭐니 하는 것들을 

염려할 필요는 절대로 없다는 의미의 말이었지요. 

 


 

<그것이 알고 싶다>,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 등 다수의 히트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만든

이영돈 PD가 채널A에서 특별기획으로 진행한 동명(同名)의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펴낸

[이영돈 PD의 운명, 논리로 풀다]에도 그와 관련된 내용이 나옵니다. 

 

‘운명’과 ‘운명을 알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에 대한 진실을 논리적으로 접근해 그 비밀을 풀고자 한 

저자는 불안한 미래 때문에 역술가의 조언이 필요한 경우에는 언제든 그들의 도움을 받아도 좋지만,

단,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플라세보 효과(placebo effect)와 노세보 효과(Nocebo effect)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플라세보 효과란 긍정적인 믿음, 기대감, 희망, 따뜻한 보살핌의 힘을 말하고,

노세보 효과란 부정적인 믿음의 힘을 말합니다.

 

플라세보 효과와 노세보 효과의 대비를 주로 보여주는 이 책은 1장 사주(여덟 글자에 담긴 운명사용 설명서),

2장 궁합(붉은 실로 맺어진 인연의 또 다른 이름인가?), 3장 관상(얼굴에 숨겨진 인생의 나침반인가?),

4장 굿과 무당(신의 전달자인가, 마음 치유자인가?) 등 네 개의 챕터로 구성돼 있는데, 

사주와 궁합, 관상 등은 그 동안 여기저기서 자주 접했지만 <굿과 무당>에 대한 내용은

상대적으로 많이 다루어진 것 같지 않아 요약정리해서 올립니다.

더불어 ‘조심해야 할 무당 베스트 10’도 만일의 경우를 위해 알아두시면 좋을 듯해 함께 올립니다.

 

 

 

 

사람들은 긍정적인 말보다 부정적인 말에 더 강한 반응을 보인다.

이는 우리 뇌에 있는 '편도체' 때문이다.

편도체는 공포의 기억이 저장되는 곳이며, 공포를 느꼈던 비슷한 상황과 직면하게 되면

생존을 위해 “피하라!”고 명령을 내리는 곳이다.

이와 동시에 뇌에서는 아드레날린을 분비하여 사람의 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주는데,

이 스트레스가 병으로 이어지거나 더 심하게는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불길한 말을 들으면 그 같은 일이 일어나기라도 한 것처럼 느낄 뿐 아니라

실제로 그러한 일에 직면하기도 한다.


1950년대 스코틀랜드의 한 선원이 냉동실 창고에 갇힌 채 죽었다.

그는 밤새도록 추위에 떨다가 “내 몸이 점점 얼어가고 있다. 곧 죽을 것이다”라는 글을 남기고

결국 죽고 말았는데, 다음날 아침 그를 발견한 선원들은 깜짝 놀랐다.

냉동실의 온도는 19도였고 그 안에는 먹을거리까지 충분했기 때문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건설현장에서떨어지면서 15센티미터짜리 못이 발에 박힌 인부 이야기도 있다.

그는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아파 죽겠다며 계속해서 소리쳤고, 의사들은 진통제로 진정시켰지만

그의 고통을 줄이지는 못햇다. 결국 더 강한 진통제를 추가로 투여했고 뒤이어 수술 준비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의사들은 그를 수술대에 올리고 신발을 벗긴 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의 신발을 뚫고 올라온 못은 정교하게도 발가락 사이를 지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선원이나 인부는 실제로 위험한 상황에 처하지는 않았지만 그들 자신은

그러한 상황에 처해 있으며, 결국 그 때문에 죽거나 고통스러울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놀랍게도 그들의 신체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는 적절한 처방이나 약도 정작 본인이 믿지 않고 의구심을 가지면

약을 먹는다 해도 잘 낫지 않는 ‘노세보 효과’ 때문이다.

 

 

 

 

무당은 어쩌면 사람들의 이런 심리를 가장 잘 이용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만약 당신이 무당에게 불길한 말을 들었을 때 “흥, 그런 말 안 믿어”라며 그냥 흘려버리지

못했다 해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귀가 얇거나 의지가 약하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우리의 뇌는 공포심을 잘 저장해 두는 기능을지녔으며,

우리의 심리는 노세보 효과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노세보 효과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당을 찾아가 불길한 말을 듣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운명을 궁금하게 여기고 그것을 알고 싶어하는 것이 사람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째서 그토록 운명을 알고 싶어하는 것일까?
운명을 알고자 하는 것이 사람의 근원적인 욕망과 관련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정말 역술가나 무당을 찾아가 알고자 하는 것이 불확실한 미래뿐일까?

 

정진석 추기경님은 “인간의 탐욕은 냉장고가 생기고부터 시작되었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이전에는 음식물을 조금씩 사서 썩기 전에 나눠 먹었다.
하지만 냉장고가 생긴 이후엔 당장 먹지 않을 것도 구입해서는 쌓아두게 되었다.

당연히 나눠먹을 필요도 없다.

오히려 좋은 음식을 얼마나 가질 수 있는지에만 신경을 쓴다.

불교에서는 모든 고통의 원인을 인간의 욕심으로 보고 있다.
욕심을 채우지 못하기에 고통스러운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욕심이 결국 무당을 찾는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
지금보다 부유한 삶, 지금보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비법을 어떻게든 알아내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무엇이 행복이고, 무엇이 불행일까?
또한 무엇이 좋은 운명이고, 무엇이 나쁜 운명일까?

 

좋지 않은 생각을 하면 노세보 효과 때문에 더 재수가 없어지고
좋은 생각을 하면 플라세보 효과 때문에 더 좋아지는 것은

결국 사람의 의지나 기대심리가 자신의 운명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행불행이 자신의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처럼 운명 또한 자신의 의지에서 비롯된다.
사실 행복이 무엇인지는 타인이 아니라 본인이 알고 있으며,
어떻게 해야 불행하지 않을지도 타인이 아니라 본인이 알고 있다.
멀리 있는 미래는 내다볼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 내가 해야 할 바가 무엇이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다.

 

또한 미래는 지금 내가 만들어가고 있는 현재의 결과물이다.

누군가의 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를 다른 이의 입을 통해 듣고자 한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언을 듣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 말에 매달리거나 그 말로 인해 자신의 삶을 망가뜨리기도 한다.

 

가짜 역술가나 선무당이 무슨 말을 했으며, 그 말로 인해

무엇을 결정했는가는 사실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원하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그 답을 자신에게서 찾는 것이다.

 

 

 

무속 칼럼니스트 조성제 씨가 말하는 ‘조심해야 할 무당 베스트 10’

 

 

1 겁을 주는 무당은 피하라 – 두려움을 유발시켜 비싼 굿을 하게 만든다.


2 광고하는 무당은 피하라 – 어떤 무당은 광고비만 한 달에 천만원을 쓰기도 한다.

   광고비를 벌기 위해서라도 올바르지 못한 점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3 예약이 밀렸다는 무당은 피하라 – 무당을 찾는 사람은 지금 당장 급해서 상담을 요청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무당이 예약이 밀렸다며 날짜를 늦춰 잡는데, 이는 손님이 많은 것처럼 술수를 부리는 것이다.

 

4 다른 무당은 깎아내리는 무당은 피하라 – 어떤 무당들은 종종 “그건 굿을 잘못햇기 때문이야."

  "나한테 하면 돼. 내가 최고야“라며 다른 무당과의 상담이나 굿을 깎아내리기도 하는데,

   이런 무당도 조심해야 한다.

 

5 큰신이 들어와서 돈을 많이 번다며 내림굿을 강요하는 무당은 피하라 – 무당은 신이

   선택하는 것이지 사람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인생이 걸린 일이니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6 전통적인 방법으로 점사를 보지 않고 현란한 기술을 사용하는 무당은 피하라 – 전통적인

   점사는 쌀, 엽전, 산통, 방울, 부채 등으로 본다. 그 외에 튀거나 현란한 기술을 사용해 점사를 보는 것은

  사람들을 현혹시키기 위한 것이다. 즉 쇼맨십이 강한 무당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7 손님에게 반말을 하거나 기를 죽이는 무당은 피하라 – 신은 반말이나 욕을 하지 않는다.

   손님에게 반말을 하거나 기를 죽이는 건 거액의 굿을 권했을 때 손님이 거절하지 못하도록 

   만들려는 수단이다.

 

8 진한 화장에 화려한 장신구를 걸친 무당은 피하라 – 무당은 민족종교의 사제다. 사제가

   화려한 치장에 신경쓰는 걸 신은 좋아하지 않는다. 무속 경전에는 신당은 정결하면서도

   간소해야 한다는 기록도 있다.

 

9 과잉친절을 베푸는 무당은 피하라 – 무료로 부적을 써주겠다느니, 축원을 해주겠다느니 하는 말은

   일종의 미끼다. 그 다음의목적을 위해 베푸는 친절이니 조심해야 한다. 이러한 무당은 지금 바로 하지 않고

  다음에 하겠다고 하면 집요하게 전화를 하기도 한다. 

 

10 표창장이나 자격증이 많은 무당은 피하라 – 이러한 무당은 로비가 강한 무당이다.

    무속과 관련된 표창장이나 자격증은 무당의 인품이나 실력과 관련이 없다. 
    쓸데없는 과시욕을 보이는 무당은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