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병'이라고 부르는 건강상태의 문제는 많든 적든 마음의 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즉 몸과 마음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돼 있어 서로에게 반응을 일으킵니다.
‘병은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 것입니다.
최근 많은 의사들과 치료사들은 이것을 좀더 구체적으로 연구해서
마음이 ‘몸의 특정부위’나 ‘증상’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를 책을 통해 발표했습니다.
일본의 정신과의사인 오치 게이코는『인생의 치유』라는 책에서 감정과 장기(臟器)는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질병은 감정 에너지 덩어리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어떤 감정 에너지인가에 따라 어느 장기에 그것이 쌓일지가 달라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 따르면 기원전 1~2세기에 쓰여진 고대 중국 의학의 교과서인
『소문(素問)』에는 ‘감정과 장기의 관계’가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분노는 간을 상하게 한다.
과도한 즐거움은 심장을 상하게 한다.
지나친 생각은 비장을 상하게 한다.
슬픔은 허파를 상하게 한다.
공포는 신장을 상하게 한다.
그리고 미국 작가 루이스 헤이는『모든 일을 뜻대로 만드는 ‘평온’의 말』에서 이렇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신체 부위와 의미>
귀……모든 것을 듣는 능력을 상징한다.
입……새로운 생각과 영양분을 넣어주는 것을 상징한다.
머리……유연성과 뒤에 무엇이 있는지 보는 능력을 상징한다.
심장……사랑과 안도감의 중심부를 상징한다.
<질병이 나타나는 원인>
귀의 통증……분노. 듣고 싶지 않다. 주변이 너무 시끄럽다. 부모의 불화
일반적인 입병……마음을 열고 싶지 않다.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일 힘이 없다
머리 통증……의문을 다른 시점에서 보는 것을 거부한다. 완고하고 유연성이 없다
심장 통증……살면서 쌓인 심리적 문제. 기쁨의 결여. 긴장. 스트레스
암……무슨 수를 써서라도 밝히면 안 되는 비밀과 깊은 슬픔
또 캐나다의 작가 리즈 부르보는『‘몸’의 목소리를 들어주세요』에서 다음에서 보듯이
우리 몸에 나타나는 증상은 마음상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등이 아플 때……인생에서 버팀목이 필요할 때 지탱받을 수 없어서 괴롭다.
눈에 생기는 증상……주변 일들에 너무 신경을 써서 혼란스럽다. 보고 싶지 않은 것도 보게 된다.
변비……지나간 일에 매달려서 배설할 수 없는 상태다
이질……차분히 생각하지 않고 지나쳐버린다. 진중히 생각하는 것에 공포를 느끼고 있다.
목에 생기는 증상……표현하기 위한 수단인 목이 아픈 것은 자기 자신을 표현할 수 없는 상태를 나타낸다.
팔에 생기는 증상……주변사람들에게 자신의 유용함과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며, 타인이 자신을
받아들여주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다.
즉 질병의 원인은 감정이 조금씩 쌓이는 데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평소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표현들 중에도 신체부위가 들어가 있는 것이 많습니다.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
어깨의 짐을 내리다.
등지다
간담이 서늘하다
속이 부글부글 끓다
야생동물이나 윈시적인 생물은 환경에 순응하면서 살기 때문에 몸과 마음의 균형이 깨져
병에 걸리는 일은 없습니다. 죄의식이나 죄책감도 없어서 후회하면서 초조해하거나
비탄에 젖어 실망하는 등 마음의 고통을 느끼지도 않습니다.
당연히 스트레스성 위염 같은 것도 생길 리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주변환경이나 타인에 대한 욕구가 많을수록 마음이 불안정한 상태가 되고,
그렇게 되면 그 사실을 자신이 의식하고 있든 의식하지 못하고 있든
몸과 마음의 균형이 깨져 질병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몸의 부조화를 호소하는 사람 중에는 몸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실패나 좌절 등으로 인한 분노나 무기력, 비뚤어진 생각 때문에 병이 나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몸과 마음의 안정을 위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진실을 직시하는 힘을 갖출 수 있도록 자신의 삶에 대한 가치관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각은 우물을 파는 것과 닮았습니다.
처음에는 흐려져 있지만 차차 맑아지니까요.
마음은 우리 몸의 뿌리 같은 것이라서
뿌리마저 병들면 회생은 어려운 일이 되고 맙니다.
그렇습니다.
마음은 다이아몬드처럼 순수할수록 더 무게가 나갑니다.
마음은 자신의 가장 소중한 재산입니다.
-이정하 <돌아가고 싶은 날의 풍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