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을 살아가면서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듯한 최악의 사건에 종종 맞닥뜨리곤 합니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그 시련과 고난이 언제까지고 계속되는 것은 아니며,
그 죽을 것 같은 시련과 고난이 사라지고 나면 어느덧 다시 평탄한 길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단, 이렇듯 우리 힘으로는 피할 수 없었던 최악의 고난 앞에서 행복을 누릴 것인가,
아니면 불행에 빠져 절망만 하고 있을 것인가는 오로지 자신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 있습니다.
불행이 닥쳤더라도 밝은 쪽을 보고 의연히 나아가는 사람은
지금 이 순간 먹구름이 머리 위를 덮고 있어도
그 너머에 햇살이 반짝이고 있음을 굳게 믿는 사람입니다.
인도 격언에도 있듯이 “구름 저 너머에는 언제나 천 개의 태양이 빛나고 있기" 때문 입니다.
오늘 포스팅에 쓴 두 개의 사진은 지금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있는 친구가
카톡으로 보내온 것입니다. 며칠 전 용감하게 일행도 없이 혼자 그 길을 떠났는데,
표지판도 없어서 막막한 심정으로 걷다가 나헤리에서 산토 도밍고로 가는 길에는
1킬로미터 간격마다 남은 목적지까지의 거리를 알려주는 표지판이 있다면서 사진을 찍어 보내주었네요.
구름 속 밝은 태양과 표지판이 있는 한 40일간의 순례를 거뜬히 잘 마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다음 글은 유대인들에게 구전되어 오는 우화인데,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는 고사성어를 연상케 합니다.
지금은 더없는 불운에 처했다고 슬픔에 빠져 있지만, 그 불운이 알고 보니 행운이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니까요.
한 랍비가 당나귀와 개, 램프를 가지고 여행을 떠났습니다.
날이 저물 무렵 저 멀리 오두막 한 채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 오두막으로 들어간 랍비는 잠을 청하기 전에 램프를 켜고 책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안 가서 기름이 떨어져 불이 꺼지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책을 덮고 자리에 누웠습니다.
칠흑같은 어둠이 뒤덮자마자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는지
이리떼가 우르르 몰려와 마당에 있던 개를 물어 죽였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에는 사자가 나타나 당나귀마저 물고 가버렸습니다.
겁도 나고 화도 난 랍비는 당장에라도 이웃마을로 달려가 도움을 청하고 싶었지만,
길이 너무 어두운데다 타고 갈 당나귀도 사라져버린지라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그냥 잠을 청했습니다.
아침이 되자 랍비는 서글픈 표정으로 빈 램프만 든 채 터벅터벅 이웃마을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마을로 들어서는 순간 그는 기겁을 하며 우뚝 서버렸습니다.
전날 밤 흉악한 도적떼가 쳐들어와 마을의 집들을 다 부수고 마을사람들까지 모두 죽여서
온통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만약 램프가 켜져 있었다면, 불빛 때문에 도적떼가 랍비가 있는 것을 알아차렸을 것입니다.
만약 개가 살아 있었다면, 개 짖는 소리에 랍비는 도적떼에게 발견되었을 것입니다.
만약 사자가 당나귀를 물고 가버리지 않았다면,
랍비는 당나귀를 타고 마을에 갔을 테니 도적떼에게 붙잡혀 죽임을당했을 것입니다.
결국 랍비는 전날 밤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것을 모두 잃은 덕분에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자신의 생명을 보전해 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