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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세상

[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 잡동사니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오프라 윈프리는 "나는 무려 13년에 걸친 체중과의 싸움에서 감정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살빼기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살을 빼려면 감정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니?

고개를 갸웃하지 않을 수 없는 말이지만, 집안 정리와 건물의 에너지를 정화하는 풍수요법의

세계적 권위자인 캐런 킹스턴의 <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을 읽어보면

그 말이 의미하는 바를 충분히 납득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청소는 내 영혼의 치료사'라고 말하며, 일종의 쓰레기라 할 수 있는 잡동사니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통해 잡동사니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노하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는 150톤의 쓰레기 성에

스스로를 가둬버린 할머니에 대한 사연이 소개됐었다.

평범한 주택가 사이에 흡사 쓰레기장을 연상케 하는 가정집이 있었는데,

총 면적 120평에 이르는 그 지상 3층의 집과 그 옆 건물은 입구에서부터

계단, 복도, 옥상, 실내에 이르기까지 온갖 잡동사니와 쓰레기들로 빈틈없이

가득차 있었다. 게다가 집안 여기저기에는 쥐와 벌레, 배설물까지 있었다.

 

 

 

쓰레기들을 ‘보물’이라 부르며 모아 나르기를 10년째, 그 동안 할머니는 지역 주민들과 지자체가 내미는

도움의 손길도 일절 거부한 채 자신만의 쓰레기 성을 지켜왔다고 한다. 제 몸 하나 누울 자리까지도

쓰레기에 내어주고, 세입자들까지 쫓아내며 지켜낸 할머니의 아지트였던 것이다.

 

 

 

다행히 쓰레기 틈바구니 속에서 웅크려 새우잠을 자고, 밥을 먹고 살아온 할머니는 관공서와 지역봉사단체,

그리고 개인업체의도움을 받아들이고 쓰레기집에서 탈출했다.

 

 

하지만 "할머니에게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을까?라는 마지막 멘트가 참 가슴아팠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폭력노인'들을 통해 현대인의 삶을 깊이있게 통찰한 논픽션 에세이인

후지와라 토모미의 <폭주노인>에도 이 쓰레기집에 관한 이야기가 간략하게 나오는데,

일본에서도 전국 각지에서 생겨나는 쓰레기집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이 쓰레기집 주인이 대부분 독거노인이며, 치매나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자기 주변에 익숙한 것들을 모아둠으로써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으려는 심리가 엿보인다고 한다.
마음의 빈 공간을 채우듯 집의 공간을 쓰레기로 채우려는 것이다.

즉 당사자들에겐 그것이 쓰레기가 아닌 것이다.

 


 

 

서두에 '쓰레기집'에 대해 먼저 이야기한 것은 캐런 킹스턴의 <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

일종의 쓰레기라고 할 수 있는 잡동사니에 대해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잡동사니로 가득찬 곳에서는 에너지장의 차이를 분명히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은 전체 에너지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으며, 매우 불쾌하고 축축한,

마치 보이지 않는 거미줄 사이로 손을 넣고 있는 듯한 불쾌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잡동사니를 치우고 나면 이와 같은 해로운 정체된 에너지와

쾨쾨한 냄새가 순식간에 사라진다고 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잡동사니를 모으는 이유를 추적해 보면 더 깊은 심리적인 문제들이 드러난다고 말한다.
‘너무 바빠서, 게을러서, 스트레스가 많아서’라는 말들은 그저 변명일 뿐이라는 것이다.

잡동사니와 공간 정리가 필요한 것은 단순히 물건에만 한정되는 게 아니라

신체와 감성, 그리고 영혼과 우주의 에너지까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물의 위치를 새롭게 정리정돈하고, 물건을 추려내 버리면서 정신적, 영혼적인 면도

가다듬고 걸러내야만 자신 앞에 놓인 많은 문제들도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잡동사니는 정체된 에너지


잡동사니를 뜻하는 ‘clutter’는 그 어원이 중세영어인 ‘clotter’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그 뜻은 ‘coagulate’에 해당하는 것으로, 액체를 가열하여 결정으로 응고시킨다는 뜻이다.

즉 가능한 한 끝까지 묶어둔다는 의미다.

에너지가 침체될 때 잡동사니가 쌓이며, 마찬가지로 잡동사니가 쌓이면 에너지가 침체된다.

따라서 잡동사니가 쌓이기 시작할 때는 뭔가 우리의 삶에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다.

 

저자는 잡동사니를 1) 쓰지 않거나 좋아하지 않는 물건들, 2) 조잡하거나 정리되지 않은 물건들,

3) 좁은 장소에 넘쳐흐르는 물건들, 4) 끝내지 못한 모든 것 등 네 범주로 분류하고 있다.

 

이 중 네번째 잡동사니는 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유형에 비해 무시해 버리기 쉬운데,

그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물질과 정신, 그리고 감정과 영혼의 영역에서 발생한

끝내지 못한 모든 일들은 우리의 영혼을 어지럽히기 때문이다.

해결하지 못한 일은 해결하지 못한 인생의 문제를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에너지를 끊임없이 새어나가게 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 잡동사니가 끼치는 영향은 피로와 무기력을 가져오고 과거에 집착하게 하며,

몸을 무겁게 만들고, 몸무게를 불리며, 우울증을 동반하고 불운을 부르는 등 참으로 다양하다.

 

 

 

 

잡동사니를 버리지 못하는 이유

 

 

 

만일을 대비하여 보관한다-그만큼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이다.

2 나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추억이 깃든 물건을 간직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안도감을 얻기를 바라지만, 이것은 미래로 나아가려는

   에너지를 과거에 붙잡아두는 행동일 뿐이다.

3 신분 과시용으로 여긴다-부유함을 상징하는 비싼 물건들이 자존심을 높여주는 것은 아니다. 

4 물건을 소유해야만 안심한다-아무리 많은 물건이 있어도 우리는 결코 안심할 수가 없다.

   하나를 사고 나면 금방 또 다른 무엇인가가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5 소유와 동시에 쟁취했다고 여긴다-행복은 물질을 소유하는 데 있지 않다.

   물질은 우리의 여정을 돕는 수단일 뿐, 여정 그 자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6 부모에게 물려받은 수집벽이 있다-부모세대들이 겪은 결핍을 걱정하기보다

   오늘날의 풍요를 기뻐한다면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기쁘게 버릴 수 있을 것이다.

7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 때문이다-많을수록 좋다는 믿음은 더 많은 물건을 팔기 위해

   필요를 창출해 내는 기업들의 전략일 뿐이다. 더 이상 속아넘어가지 말자

8 한번 구입한 물건을 절대 안 버린다-유효기간이 지난 잡동사니에 매달리는 것은

   공간 에너지의 흐름을 막아서 좋은 일까지 막는다. 집착을 버려라. 

 

 

 

또 한 가지 잡동사니를 끌어안고 사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은

항상 엄청난 양의 보석 장신구를 몸에 착용하고 다닌다는 것이다.

이들은 장신구를 착용하지 않으면 마치 벌거벗고 외출하는 것과 같은 불안감을 느낀다.

집안의 잡동사니와 마찬가지로 장신구도 감정적 방패의 한 유형이다.

집안정리와 몸과 마음의 청소를 하고 나면 착용해야 할 보석의 양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보석으로 치장하지 않아도 자신이 빛나는 존재임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잡동사니에서 해방된 삶

 

잡동사니를 정리해야 하는 보다 높은 차원의 목적은 우리가 왔고 또한 돌아가야 할

높은 영적 세계와의 접속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다.
최근 우리는 조금만 방심하면 방향을 잃어버리고, 물질만능주의에 사로잡히며

보이는 세상이 전부라고 믿어버리게 된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우리의 영혼이 잠시 머물다 가는 곳에 불과하다.

잡동사니를 정리하면 그 동안 잃어버렸던 명료함과 단순성을 회복할 수 있다,
삶을 가로막는 불필요한 물건들을 털어버리고,

가장 필요한 것들로 주위를 채우면 영혼과 접속하기가 한결 쉬워질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영혼 속에 평화가 깃들고 목적의식을 찾을 때

잡동사니를 모으고 싶은 마음은 더 이상 들지 않을 것이다.

 

단순히 잡동사니를 청소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인생은 변할 수 있다.
자신을 괴롭혀 온 부정적인 감정들을 없애고,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마침내 자신이 인생에서 진심으로 원하던 것들을 불러들이기 위한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