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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세상

가짜 학위와 이력서 조작

짜 학위와 이력서 조작

 

잊을 만하면 터지는 일 중 하나가 가짜 학위와 이력서 조작 사건입니다.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는 자신의 저서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을 통해 이러한 부정행위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을 파헤친 후 우리 모두에게 스스로를 정직하게 돌아보자고 제안합니다. 더불어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부정행위를 저지르게 하는지 그 요인을 탐구하고 인간 본성의 한 측면인 부정행위를 통제할 방안도 제시합니다.


댄 애리얼리가 들려주는 [가짜 학위와 이력서 조작]입니다. 우리가 사소한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진짜 이유를 알고 나면 단 한 차례의 부정행위도 삼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될  것입니다.

 

가짜 학위와 이력서 조작

 

 영광으로부터의 추락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기업의 대표가 업무를 보는 사무실 벽에는 그 사람의 대학 졸업장이 자랑스럽게 걸려 있다. 꽤 오래 전 일이지만 <월스트리저널>은 학력을 잘못 표기한 기업의 중역들에 대한 기사를 실으면서 케니스 카이저 같은 최고의 거물들을 예로 들었다. 당시 펩시아메리카스의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였던 케니스 카이저는 미시간주립대학을 다니긴 했지만 졸업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오랫동안 이 대학을 졸업했다고 주장했다.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더 크게 성공한다]의 저자 매릴리 존스도 예로 들 수 있다. 이 책에서 그녀는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좋은 일자리를 찾으려면 무엇보다도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MIT의 인기있는 학장이었고 입학처장이었으며 25년 동안 맡은 바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처음 MIT에 일자리를 얻을 때 이력서에 몇 가지 허위사실을 기재했던 것이다. 그것은 분명히 부정행위였다. 결국 그녀는 영광으로부터의 추락이라는 쓴맛을 볼 수밖에 없었다. 취직을 하겠다는 욕심으로 이력서에 허위 사실을 기재한 ‘실수’를 바로잡을 용기를 내지 않았던 점’을 사과해야만 했던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이 돼야 한다"고 누구보다 큰 소리로 말하고 또 그 말 덕분에 찬사를 받았던 사람도 이력서에 허위 사실을 적은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무너지는데 하물며 여느사람들은 어떻겠는가?

 

가짜 학위와 이력서 조작

 

 ‘어차피 이렇게 된 거’ 효과

 

'어차피 이렇게 된 거' 효과라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은 현재 다이어트 중이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당신은 여러 가지 어려운 규칙을 지키려고 애를 쓴다. 아침 메뉴로는 포도 반 송이와 통밀 토스트 한쪽, 스크램블이 전부다. 점심으로는 무칼로리 드레싱을 곁들인 칠면조 고기 몇 조각을 먹는다. 그리고 저녁에는 생선구이와 찐 브로콜리를 먹는다.

 

그 결과 당신은 지금 정신적으로 상당히 고갈된 상태다. 그런데 이런 당신에게 누군가 초콜릿 트뤼프를 내민다. 유혹에 굴복해 그 트뤼프를 한 입 먹는 순간 당신이 굳건하게 지켜온 규칙은 무너진다. 그러면 당신은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뭐야! 규칙을 깨버렸잖아. 이제 트뤼프를 한 개 먹으나 몇 개 더 먹으나 별차이가 없겠군. 어차피 이렇게 된 거, 1주일 내내 참고 먹지 못했던 거나 실컷 먹어보자. 다이어트는 내일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 아니면 다음주 월요일부터 새로 하든가. 그때는 진짜 제대로 해야지.”

 

다시 말하면 당신은 스스로 약속했던 다이어트 규칙에 이미 흠을 내고 말았으니 아예 계획 전체를 다 깨버리고 자유를 최대한 만끽하려 한다. 물론 당신은 이런 일이 그 다음날, 그 다음주에도 얼마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은 고려하지 않는다.

 

 

 이어지는 기만적 행위


‘어차피 이렇게 된 거’ 효과라는 맥락에서 가짜 학위와 이력서 조작이라는 부정행위를 설명한다면 가짜 졸업장은 처음에는 어디까지나 순수하게 시작됐을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될 때까지 그런 체하라’는 격언 차원에서 말이다. 하지만 한 번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나면 이후에는 도덕적 기준이 느슨해지면서 또 다른 부정행위를 저지를 수 있는 가능성이 한층 농후해진다.

 

문제는 가짜 박사학위를 가진 어떤 중역이 이 가짜 학위를 편지지 윗부분의 인쇄 문구나 명함, 이력서, 웹사이트 등에 계속 사용함으로써 이런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하게 되는 경우다. 아마도 그는 업무 추진비를 과다하게 보고하거나, 근무시간을 부풀리거나, 기업 자금을 엉뚱한 데다 쓰는 부정행위 역시 별다른 갈등 없이 저지를 것이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효과를 놓고 따진다면 최초의 그 부정행위가 이 중역이 가진 자기신호화된 부정직함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이것이 다시 또 다른 기만적인 행위를 계속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단 한 차례의 부정행위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

 

결론은 이렇다. 우리는 단 한 차례의 부정행위도 사소하게 봐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누군가가 처음 어떤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용서한다. 처음 저지른 실수이고, 또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초의 부정행위가 어떤 사람이 자기 자신 및 그 시점 이후의 자기 행동을 바라보는 방식을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 점을 명심하고 우리는 최초의 정직하지 못한 행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겉으로 보기에 악의가 없는 행동들이라 하더라도 이를 줄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소한 부정행위를 줄일 경우 우리가 사는 사회는 더 정직해지고 그 결과 부정부패는 점점 설 곳을 잃게 될 것이다.

 

이상, 가짜 학위와 이력서 조작입니다. 흥미로우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