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미 스콧 윌 스미스 알라딘 / 샤를리즈 테론 세스 로건 롱 샷 / 레드슈즈
지난 5월과 7월 사이에 개봉했던 외화 [알라딘]과 [롱 샷], [레드슈즈]의 간략한 후기입니다. 나오미 스콧 주연의 [알라딘]은 우리나라 영화 역사상 최고 흥행을 일으킨 작품이고 [롱 샷]은 대선후보인 여주인공 샤를리즈 테론과 전직 기자 출신의 연하남 세스 로건의 좌충우돌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레드슈즈]는 빨간 구두를 신으면 아름다운 미녀로 변하는 레드슈즈와 억울한 저주에 걸려 난쟁이가 돼버린 일곱 왕자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동화왕국을 구하는 모험을 담고 있습니다.
나오미 스콧 알라딘 / 샤를리즈 테론 세스 로건 롱샷 / 레드슈즈
나오미 스콧 알라딘 / 샤를리즈 테론 세스 로건 롱샷 / 레드슈즈
영화비가 아깝지 않은 영화..라는 생각을 처음 해봤다. 다채로운 볼거리와 풍성한 음악, 동화 속 세계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아그라바 왕국, 그 속의 아름다운 자스민 공주(나오미 스콧)와 귀여운(?) 알라딘(메나 마수드), 기운만 센 게 아니라 머리도 좋고 품성까지 올바른 지니(윌 스미스)까지... 뮤지컬로 만들어도 좋을 법한 멋진 영화였다.
거기에다 여성이 처음으로 금기시된 술탄의 자리에 오르고, 알라딘이 지니에게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등 아름다운 메시지도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어 더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었다.
자스민 공주 역을 맡은 나오미 스콧은 환상 속 공주처럼 아름다웠고, 지니 역의 윌 스미스는 처음엔 왠지 어울려 보이지 않더니 곧 멋지게 자기 역할을 해냈다. 동화책을 곁에 두고 틈틈이 읽듯이 생각날 때마다 보고 또 봐도 봐도 싫증도 안 날 것 같은 근사한 영화였다.
이렇듯 인생에 공통점이라고는 1도 없는 두 사람이지만, 대선후보 출마 준비 중인 샬롯은 자신의 선거 캠페인 연설문 작가로 프레드를 고용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프레드 때문에 선거 캠페인은 연일 비상이다.
개연성 부족으로 몰입이 잘 안 됐다. 국무장관인데다 대선 후보로 나선 여성이라면 지극히 정치적이어야 할 텐데, 10대 소녀 같은 감성을 지닌 샬럿(샤를리즈 테론)의 나이브함이 과연 나라를 이끌어가기에 적합할까 하는 꽤나 구태스러우면서도 현실적인 노파심이 앞섰기 때문이다. 영화는 영화로 봐야 하는데 말이다.
게다가 주고받는 대화 자체는 유머 코드가 생생히 살아 있는데도 주변상황이 받쳐주질 못해서 그런지 마음놓고 웃을 수가 없었다. 샬럿을 대통령 후보가 아니라 대기업 CEO쯤으로 캐릭터를 잡았으면 훨씬 몰입해서 재미나게 볼 수 있었을 텐데.
이 또한 편견이고 편향된 생각이고, 어떤 설정이든 가능한 것이 영화라곤 해도, 현실성이 너무 없으니 잘 집중도 안 되고 유머도 유머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이 못내 아쉬워서 해본 생각이다. (재미있게 보신 분들도 많은데.)
샤를리즈 테론의 매력은 어디까지일까? 어떤 역을 맡아도 반짝이는 매력을 마구 발산하는 것이 놀랍기 그지 없다. 게다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서 더없이 강인한 매력을 뿜어내던 샤를리즈 테론이 맞나 싶을 정도로 나긋나긋한 모습이 귀엽기(?)조차 했다.
누구보다 반가웠던 인물은 밥 오덴커크였다. 미드 [베터 콜 사울]에서 좀(?) 찌질이 같아 보이던 변호사 지미가 대통령까지 되다니. 진심으로 축하! 축하다! ㅋ.
롱 샷(long shot)은 본디 피사체로부터 먼 거리에서 넓게 잡아 전경을 모두 찍을 수 있도록 하는 촬영 방법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가능성이 낮거나 예상 외의 결과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도 가능성이 낮은 일이 예상 외의 결말을 가져왔을지는 미지수이지만.
한편 난쟁이가 된 일곱 왕자들은 우연히 자신들의 집에 머물게 된 레드슈즈가 저주를 풀 유일한 희망이라고 여겨 그녀를 돕기 위해 나서고, 영원한 아름다움을 꿈꾸는 왕비 레지나는 마법구두를 신고 성을 빠져나간 레드슈즈를 쫓기 시작한다.
뚱뚱한 공주, 작고 못난 일곱 왕자, 모든 것을 다 가진 능력자이면서도 아름다운 외모에만 목을 매는 마녀..
그들은 불행하다.
왜?
외모가 받쳐주지 못하니까.
그리하여 그들이 벌이는 일들은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아름다운 외모를 쟁취하는 데에만 노력을 기울이는 것뿐이다.
애니메이션은 디즈니가 했어도 감독과 제작은 우리나라에서 했다고 하기에 기대가 컸는데, 기껏 스토리가 외모지상주의를 떠벌리는 것이어서 좀 실망이 컸다. 물론 결론은 외모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으로 매듭지어지지만, 그런 주장은 현실에서 외모지상주의를 더 생생하게 부각시킬 뿐이다.
공주는, 왕자는 무조건 예쁘고 잘생겨야 하나? 외모가 안 되면 결격사유라도 된단 것일까?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어떻든 그저 예쁘냐, 멋지냐만 따지고 들이대는 대화들에서 염증이 느껴졌다.
이상, 나오미 스콧 알라딘 / 샤를리즈 테론 세스 로건 롱 샷 / 레드슈즈입니다. 흥미로우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