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쯔이 주연 집으로 가는 길 / 와호장룡 / 일대종사

장쯔이 주연 집으로 가는 길 / 와호장룡 / 일대종사

 

장쯔이는 뛰어난 미모와 연기력으로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 여배우입니다. 장예모 감독[집으로 가는 길]로 데뷔했으며, 그 후 [와호장룡], [일대종사] 등에서는 뛰어난 내면연기를 펼쳤을 뿐 아니라 무술연기도 대역 없이 직접 했다고 합니다. 2014년 제28회 카부흐 영화제 특별상, 제4회 베이징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홍콩금상장영화제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게이샤의 추억], [연인], [태평륜 시리즈] 등 장쯔이가 출연한 영화는 많지만, 그 중 [집으로 가는 길], [와호장룡], [일대종사] 세 편에 대한 간략한 줄거리와 후기를 포스팅해 보았습니다. 

 

장쯔이 주연 집으로 가는 길 / 와호장룡 / 일대종사

 

집으로 가는 길(2000년 개봉) 장예모 감독 장쯔이 / 순홍레이 / 이빈

 

도시에서 사업을 하는 루오 유셍(순홍레이)은 평생을 한곳에서 교사로 지내시다가 돌아가신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는 전통 장례를 고집하는 어머니(이빈)의 부탁에 고심하다가 부모님의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그 시절을 회상한다. 

 

처음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에 잠 못 이루던 수많은 밤, 새로 온 선생님인 유셍과 우연이라도 마주치게 된다면 하는 바람으로 그 곁을 맴돌던 디(장쯔이)다.  그 아름다웠던 사랑을 위해 유셍은 어머니가 원하는 대로 전통 장례를 치르기로 결심한다. 

 

장쯔이 주연 집으로 가는 길 / 와호장룡 / 일대종사

 

너무 곱고 아름다운 영화였다.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었던 어머니의 맑고 투명한 러브스토리. 일편단심이란 게 이런 거구나. 요즘은 사랑의 열병까지 앓아가면서 누군가를 간절히 갈망하는 일이 드물어져서인지 디(장쯔이)의 맹목적인 사랑이 그저 예쁘게만 여겨진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맛있는 것을 정성을 다해 만들고, 그가 먹는 모습을 사랑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눈보라가 몰아치는 속에서도 추위를 견디며 그를 기다리고.. 망부석 이야기가 옛 전설에나 나오는 이야기인 줄 알았더니, 디도 여차하면 망부석이 될 참이다. 

 

 

세상 떠난 사람과의 이야기를 이렇듯 따뜻하게 다룰 수도 있구나. 세상을, 사람들을 바라보는 장예모 감독의 따스한 시선이 화면 가득 넘쳐흐른다. 한겨울 모진 추위 속을 뚫고 나아가는 장례 행렬임에도 옛 스승을 찾아와 함께하는 제자들 덕분인지 인간미 넘치는 훈훈함도 가득했다. 아마도 '집으로 가는 길'이어서 그럴 테지.

 

빨간색 고운 빛과 영화 속 장쯔이가 마치 양귀비 꽃을 연상케 할 만큼 아름답고 고혹적이었으며, 그녀의 환한 미소 또한 마음속을 환히 밝혀주는 등불 같았다. 

 

 

와호장룡(2000년) 이안 감독 주윤발 / 양자경 / 장쯔이

 

여자 협객 유수련(양자경)이 강호로 돌아와 또 다른 협객 맹사소(전쯔단 분)의 도움으로 청명보검을 지킨다는 스토리다. 무협영화의 예술성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동시에 그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린 이 작품은 왕도려의 무협소설을 각색한 영화로, 강호와 속세 사이에 놓인 네 남녀의 욕망, 의리, 정절 등을 다루며, 동양적인 이야기와 서양적인 영상 기술을 절묘하게 조화시키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뭐 그리 망설이나. 그럼에도 죽어서도 혼백이 되어 사랑하겠다는 말이 그저 허공을 떠돌 뿐이다. 죽음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끝이건만. 

 

결국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삶을 마감할 것면서 청명검을 탐내 이모백(주윤발)까지 죽음으로 몰아가는 교룡(장쯔이). 탐욕은 언제나 비극을 초래하게 마련이라는 것이 세상의 변할 길 없는 룰인가 보다.

 

 

수련과 교룡의 푸른여우와 모백의 검으로 겨루는 액션이 이토록 우아하고 아름답고 환상적일 줄이야. 중국이나 홍콩의 허황되고 황당무계한 무술영화에 대한 편견을 단칼에 깨준다.

 

와호장룡(臥虎藏龍)은 누운 호랑이, 숨은 용이라는 뜻으로, 영웅과 전설은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하지만 숨어만 있지 말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어 그 힘과 능력을 만천하에 보여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시간은 쉼없이 흐르고, 삶은 유한한 것이니 말이다. 

 

무협영화를 이렇듯 멋드러지게 만들어낸 이안 감독의 다른 작품들도 하나하나 잘 챙겨봐야겠다.

 

 

일대종사(2013년) 왕가위 감독 양조위 / 장쯔이 / 송혜교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는 영춘권의 그랜드마스터 엽문(양조위), 어떤 고난에도 품위를 잃지 않았던 그의 아내 장영성(송혜교), 궁가 64수의 유일한 후계자로서 엽문과 무술로 교감했던 궁이(장쯔이)는 무술의 황금시대를 누렸던 자신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무술이 아니라 예술이다. 무술자들 또한 고품격자들이다. 무술이 싸움에서 이기는 기술이 아니라 삶에서의 도를 닦는 수행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한마디 한마디 말들은 일생 동안 지켜나가야 할 지향점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리라.

 

팔색조의 매력을 가진 장쯔이는 과거 무용을 했던 이력으로 마치 춤을 추듯 유연한 동작이 많은 팔괘장(八卦掌)을 유려하게 선보인다. 지극히 유연하면서도 또 지극히 절제된 손길 하나, 발짓 한 번이 단 한순간도 허투루 행해지는 법이 없는 무예를 보고 있노라니 저도 모르게 빠져들어가는 듯하면서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중국도 일본에게 우리가 다한 것 못지않게 당했구나. 그 격변의 시기에 온전히 보존되어야 할 가치들이 속절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비참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싸움은, 전쟁은 언제나 사람들은 물론 사람들이 몸담고 살아가는 터전, 사람들이 지켜나가야 할 삶의 가치들을 가차없이 무너뜨린다. 그 후유증 또한 몇십 년의 세월이 흘러도 결코 사라지지 않고.

 


 

중국의 마지막 왕조가 몰락하고 공화정치 시대를 맞아 혼란스럽고 분쟁이 계속되는 한편 중국 무술이 꽃을 피웠던 시대를 배경으로 전설적인 무인 엽문의 삶과 무림의 세계를 다룬 스토리다. 엽문은 이소룡의 무술 사부이기도 했다. 

 

양조위가 서서히 무너져 가는 엽문의 역을 맡아 가슴 저릿한 연기를 보여준다. 장쯔이 또한 절제된 아름다움을 무예와 더불어 한껏 펼친다. 송혜교도 나오는데, 침묵 속 아름다움이 빛났다.

 

보고 있을 때보다 보고 난 후 더 잔잔한 전율을 느끼게 해주는 이런 귀한 작품을 만들어준 왕가위 감독에게 감사! 생각날 때마다 또 보고 또 봐도 좋을 영화다. 일대종사는 The Grand Master라는 뜻이다.

 

이상, 장쯔이 주연 집으로 가는 길 / 와호장룡 / 일대종사입니다. 흥미로우셨나요?

댓글21 트랙백0

TISTORY 블로그 / 디자인 CMSFactory.NET / 수정 BONLIV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