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으로 보는 세상

악성 댓글에 더 민감한 이유..부정편향 / 비난의 전염효과

악성 댓글에 더 민감한 이유..부정편향 / 비난의 전염효과 

 

부정적인 댓글은 때로는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곤 합니다. 물론 반대하는 의견이야 얼마든지 내놓을 수 있지만, 개중에는 악의적으로 악성 댓글을 일삼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소셜미디어에서 타인을 공격하는 이들은 대개 다른 상황과 장소에서는 타인에 대한 공감이나 자기통제, 심지어 포용적인 면모를 보입니다. 그럼에도 이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전혀 다른 성향을 보이는 이유는 실제의 어두운 모습을 감추고 있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발언 행위가 가져오는 데 대한 인식이 없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악성 댓글에 더 민감한 이유..부정편향 / 비난의 전염효과

 

전 케임브리지대 뉴넘칼리지 심리학과 교수 테리 앱터가 들려주는 [악성 댓글에 더 민감한 이유..부정편향 / 비난의 전염효과]입니다. 왜 사람들이 악성 댓글에 더 민감한지 알고, 부정적인 댓글로 인한 마음의 상처는 가능한 한 서로 주지도 말고 받지도 않도록 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겠습니다. 

 

악성 댓글에 더 민감한 이유..부정편향 / 비난의 전염효과

 

 악성 댓글에 더 민감한 이유

 

소셜미디어상에서의 부정적인 댓글은 긍정적인 댓글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 내용이 모호하고 장황하다. 그래서 끊임없이 '왜 이렇게 반응이 부정적일까?', '왜 사람들이 나를 인정해 주지 않는 걸까', '무엇이 그들을 이토록 화나게 한 것일까'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소셜미디어에서 좋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되면 보통은 그만둘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더 집착하면서 어떤 말이 오가는지 확인한다. 자신이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떠돌거나 누군가 나에게 모욕을 줄 때처럼 말이다. 타인의 판단에 집착하는 인간의 본성상 싸워서 되갚아주는 과정 없이 잘못된 판단을 그대로 외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부정편향

 

이처럼 안 좋은  댓글에 관심이 집중되는 현상을 '부정편향'(Negative Bias)이라고 한다. 이 효과는 1930년대 러시아 심리학자 블루마 자이가르딕이 처음으로 인식하여 체계화했다. 베를린에서 유학하던 당시 그는 식당 종업원들이 이미 계산된 테이블의 주문 메뉴보다 아직 계산이 끝나지 않은 주문 메뉴를 더 잘 기억한다는 것에 강한 호기심을 느꼈다.

 

이 특이한 효과에 대해 그는 동료 마리아 오브시안키나와의 추가연구를 통해 미완성과제는 우리의 머릿속에 남아 정신을 산란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증명해 냈다. 그 중 가장 흔한 것이 바로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판단이었다.

 

 소셜미디어에서 잘못된 방식으로 사용되는 부정편향

 

비난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비난을 접하면 불안한 마음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자신이 뭘 잘못한 것인지, 어떤 약점을 보였는지 떠오르지 않을 경우, 우리는 상대방에게 당한 모욕을 끊임없이 되뇌다가 잊어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노력하면 할수록 비난의 기억은 더욱 또렷해진다. 마치 신발 안에 들어 있는 돌멩이처럼 끊임없이 쓰리고 아파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다.

 

진화의 역사를 살펴보면 좋지 않은 환경에 적절히 순응해 온 생물이 끝까지 살아남을 확률이 높았다. 즉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부정편향은 충분히 적응 가능한 특성이다. 그러나 문제는 소셜미디어에서는 그 힘이 잘못된 방식으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즉 소셜미디어에서의 부정편향은 피해자에게는 극도의 수치심을 안겨주는 반면에 가해자에게는 오히려 더 큰 힘을 실어준다.

 

 

 비난의 전염효과

 

이른바 '악성댓글'의 비극적인 결말은 이제 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대인관계에서도 논리적이고 공손하게 말하는 것보다 무례한 표현이 더 많은 시선을 끄는 것처럼 소셜미디어에서도 댓글의 내용이 자극적이고 모욕적일수록 사용자의 팔로워 수가 늘어난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치 경쟁하듯 분노를 유발한다. 부정적인 표현은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이 같은 경쟁은 비난을 더욱 부추긴다.

 

더욱이 소셜미디어에서는 사이버 공간의 특성상 비판이나 거절에 대한 응수가 즉각 이루어지지 않는다. 댓글로 공격하는 것이 전부다. 그래서 '나쁜 행동'에 대한 일종의 무임승차가 이루어진다. 즉 비난의 수위가 높아질수록 언어 표현이 더욱 자극적으로 변하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싸움에 가담한다. 이 같은 전염의 악순환을 '비난의 전염효과'(Nasty Effect)라고 한다.

 

 비난을 받는 당사자는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이다

 

복잡한 과정 없이 손쉽게 다른 사람의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만큼 부정적인 폐해도 심하다. 소셜미디어에서 오가는 모욕적인 말들은 그저 온라인 캐릭터에게 향하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사실 비난의 당사자는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이다. 모욕적인 댓글 하나로 당사자는 물론 가족들까지 깊은 상처를 받을 수 있으며, 심지어 인생 전체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상, 악성 댓글에 더 민감한 이유..부정편향 / 비난의 전염효과입니다. 도움이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