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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세상

자녀들에게 미래예측 능력을 준 사임당

자녀들에게 미래예측 능력을 준 사임당 

 

율곡미래예측 능력을 보여준 10만양병설사임당이 자녀들에게 해준 교육결과의 중요한 예입니다. 율곡이 남들이 못 보는 디테일을 볼 줄 아는 능력,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 사임당의 가르침에 따라 군자가 되고자 공부한 것이었으므로 벼슬에 욕심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조선의 창의융합인재 율곡을 키워낸 [사임당의 최고의 교육]의 저자 백은영이 들려주는 [자녀들에게 미래예측 능력을 준 사임당]입니다. 지금 당장 내 아이에게 안전지대를 만들어주는 것보다 혼자서도 미래를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미래예측 능력을 기르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지침입니다.

 

자녀들에게 미래예측 능력을 준 사임당

 

미래를 내다보고 10만양병설을 주장한 율곡

 

사임당의 자녀들은 조선시대에 살면서 앞으로 오게 될 미래에 대한 예측능력을 가지고 대처했다. 그야말로 시대의 위기를 느끼고 그 문제에 대한 전략기획 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발휘했다. 그 중 율곡은 당시 조선의 위기를 느끼고 앞으로 10년을 넘지 못해 토붕화해(土崩瓦解)의 환이 있을 것으로 예견하며 10만양병설을 주장했다.

 

당시 48세였던 율곡은 북쪽 오랑캐들이 국경을 침노한다는 보고를 받고 낮에는 결재를 못한 사무를 보고 밤늦게까지 촛불을 켜고 일을 처리해 나갔다고 한다. 일을 처리하는 솜씨가 너무 조밀하고 신속하여 모두 탄복했는데, 그해 6월 시급한 정책 6가지를 적어 임금께 진술한 내용은 이러하다.

 

1 능력있고 어진 이에게 맡길 것
2 군민(軍民)을 기를 것
3 재정을 풍족히 할 것
4 국방을 든든히 할 것
5 전마(戰馬)를 준비할 것
6 교화(敎化)를 선명히 할 것

 

율곡은 어느 날 임금 앞에서 “지금 나라의 기세가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10년 안에 반드시 나라가 무너지는 큰 화를 만나기가 쉬울 것이오니 10만 병력을 기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도성(都城)에 2만 명을 두고 각 도(各道)에는 1만 명씩을 두어 훈련시키자는 것입니다”라고 진언했다.

 

그러나 류성룡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9년 후 왜적이 전 국토를 함락시키자 선조는 가슴을 치며 “과연 이이는 철인(哲人)이었다. 그의 예언이 맞았도다”라며 통탄했다고 한다.

 

자녀들에게 미래예측 능력을 준 사임당

 

 미래예측 능력은 방목교육에서 나온다

 

사임당은 어떤 교육을 했기에 자녀들이 미래예측 능력을 갖게 된 것일까? 사임당의 미래예측 능력을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사임당의 남편 이원수는 정승을 지내고 있던 5촌아저씨 이기(李沂)를 자주 찾아다녔다. 이기는 여러 요직을 거쳐 우의정이 되자 사화를 일으켜 많은 선비들에게 화를 입혔는데, 이런 악한 일을 하고도 오히려 공을 세웠다 하여 나중에 영의정에까지 오를 인물이었다. 이원수는 당시 위세를 떨치던 친척의 힘에 기대 자리라도 얻어볼 심산이었다.

 

하지만 사임당은 남편에게 이기의 집에 출입이 잦은 것에 대해 “이기는 친척이긴 하지만 사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친 사람입니다. 언젠가는 반드시 화를 당할 것이니 출입하지 마십시오”라고 당부했다. 다행히 남편은 아내의 말에 수긍하여 다시는 출입하지 않았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이기가 저지른 일이 탄로나 생전의 벼슬을 박탈당하고, 그의 묘비를 쓰러뜨렸으며, 그를 따르던 자들도 모두 화를 입었다. 사임당의 말을 들었던 남편은 다행히 그 화를 면하게 되었다.


사임당의 이런 상황판단과 미래를 예측하는 엄마의 뇌 활용방식은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사되어 율곡을 비롯한 자녀들의 미래예측 능력에 영향을 주었다. 또 하나 사임당이 자녀들에게 미래예측 능력을 줄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교육은 ‘방목교육’이다.

 

 

방목교육은 자녀의 본성을 믿고 자유를 허하는 교육이다

 

사임당은 자녀를 키우는 내내 서화를 통해 그 분야에 일가(一家)를 이루는 업적을 이루었고, 당시 화가 신부인으로 불릴 정도로 사회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았던 화가였다. 5만원권에 등장한 것도 율곡의 어머니여서가 아니라 조선시대 자신의 분야에서 인정받았던 여류화가였기 때문이다.

 

엄마가 자녀를 키우면서 자신의 분야에서 인정받는다는 것은 지금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리 양반이고 노비들이 가정일을 도와준다 해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더욱이 사임당이 세상을 떠나기 전 10년간은 가정경제가 무척 어려웠고, 율곡의 말을 빌면 가정사에 관심이 없었던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가 고생을 많이 했다는 내용이 『선비행장』에 나와 있다.

이처럼 자기계발과 생활고에 시달린 엄마가 아이들을 쫓아다니며 과잉보호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특히 사임당은 자녀의 본성을 믿으며 군자가 되어야 한다는 입지라는 큰 교육의 틀을 세워주고, 그 안에서 자유를 허하는 교육을 했을 것이다. 그런 교육방식 속에서 사임당도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낼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잉보호의 가장 큰 폐해는 미래예측 능력을 가질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방목교육은 안전지대에 가두어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자녀들의 자유를 최대한 허용하는 가운데 실패할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다. 자녀들은 이렇게 허용된 자유 속에서 갖게 된 시도할 수 있는 기회와 실수를 통해 미래예측 능력을 갖게 된다.

 

예를 들면 돌에 걸려 넘어져 다쳐본 아이는 돌을 보고 피할 수 있는 미래예측 능력을 갖게 되는데, 이것이 어렸을 때는 자신의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아주 작은 지혜로 보이지만 성인이 되면서 율곡처럼 나라를 구하기 위한 10만양병설과 같은 정책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경험이 없다면 눈앞에 위험이 와도 감지하지 못하는 어른이 된다. 그래서 과잉보호가 자녀들에게 주는 최대의 폐해는 미래예측 능력을 가질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율곡은 사람의 종류를 상지(上智), 중지(中智), 하지(下智)로 나누어 설명한다. 하지는 무엇이 다가오는지도 모르고 대비도 못하는 사람을 말하고, 중지는 일이 닥쳤을 때 비로소 준비하는 사람을, 상지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감지하고 미리 준비하는 사람을 말한다. 사임당은 자녀들을 방목교육을 통해 율곡의 표현대로 상지로 키운 것이다.

 

이상, 자녀들에게 미래예측 능력을 준 사임당입니다. 도움이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