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 웰다잉 준비하기 웰다잉 10계명
아무리 현실의 삶이 고단하다 해도 죽음 앞에서 의연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죽음을 피해갈 수 없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겐 웰빙(Well-being)과 웰에이징(Well Aging)도 중요하지만 웰다잉(Well Dying) 또한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웰빙과 웰에이징의 마지막 단계가 바로 웰다잉이기 때문입니다.
100세 시대를 맞아 재앙없는 노후를 위한 인생설계를 담은 [인생 후반 어디서 뭐하며 살지?]의 저자인 가정행복연구소 이성동 소장과 한국건강가정진흥협회 김승회 대표가 들려주는 [인생 후반 웰다잉 준비하기와 웰다잉 10계명]입니다. 인생 후반을 가치있게 살고 싶지만 이정표조차 없어 길을 잃고 헤매는 시니어들, 웰빙과 웰에이징만이 아니라 웰다잉도 중요하게 여기는 시니어들에게 필요한 지침을 줄 것입니다.
인생 후반 웰다잉 준비하기 웰다잉 10계명
■ 웰다잉 준비하기
웰다잉이란 살아온 날을 정리하고 죽음을 준비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더 간결한 정의는 ‘잘 죽기’, ‘잘 죽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누워서 5년 동안 지내면서 살아온 날들을 정리하고 죽음을 준비한다고 해서 이를 웰다잉이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웰다잉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부하는 존엄사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정의되기도 한다.
웰다잉! 어떻게 죽는 게 잘 죽는 것일까? “죽는 복도 타고나야 한다”는 말도 있듯이 100세까지 천수를 누리고 나서 잠자듯 편안하게 죽는 것일까? 아니면 9988234법칙이란 말처럼 99세까지 팔팔하게 274살다가 2~3일 가볍게 아픈 후 4일 만에 죽는 것일까? 둘 다 웰다잉했다고 볼 수 있다. 인간에게 주어진 건강수명과 행복수명을 다 누렸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 건강수명까지 살고 나면 미련없이 죽는 것이다
건강을 잃고 누워서, 또는 산소호흡기에 의지해서 몇 년씩 살다 죽는 건 결코 웰다잉이라고 할 수 없다. 웰다잉의 선구자로 불리는 미국의 사회학자 스콧 니어링처럼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그는 필요 이상의 연명치료를 거부했다. 건강수명이 다하면(스스로 움직이지도 먹지도 못하는 상태) 가능한 한 빨리 죽는 것이 자신과 가족, 사회를 위해서도 좋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몸에 이상이 생기자 곡기를 끊고 딱 100세가 되던 해(1983년)에 세상을 떠났다.
2009년에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도 웰다잉을 실천했다. 선종 전 의료진은 연명치료 중단을 주저했다. 그러나 정진석 추기경이 공증한 후 연명치료를 중단했다. 물론 김추기경의 의지가 확고했기에 가능했다. 법정스님, 최종현 전 SK회장도 연명치료를 거부했다. 성공회대 신영복 전 교수도 피부암이 악화되자 치료를 중단했다. 그런 다음 10여 일간 곡기를 끊고 2016년 세상을 떠났다. 그들 외에도 건강수명이 다하자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웰다잉을 실천한 선각자들이 제법 있다.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싶어도 자녀들은 할 수 없다. 그러므로 건강할 때 배우자나 자녀들에게 자신이 그런 상태가 됐을 때 어떻게 하라는 의사를 잘 전달해야 한다. 특히 의식불명인 상태로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상태가 됐을 때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라는 의사는 반드시 전달하는 것이 좋다.
‘내가 만약 사고나 뇌출혈 등으로 의식을 잃은 뒤 깨어나지 못하고 ○개월 이상 산소호흡기에 의존한다면 연명치료를 중단하기 바란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나 스스로 먹는 것이 불가능해서 호스로 영양을 공급받아야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라는 내용이 담긴 ‘연명치료의향서’를 작성해 두거나 영상으로 남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생 후반 웰다잉 준비하기 웰다잉 10계명
둘째, 행복수명이 다하면 미련없이 죽는 것이다
건강을 잃으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없을까? 물론 아니다. 얼마든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자신 혼자만이 행복한 삶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자신을 간병하는 문제로 배우자나 가족들이 행복하지 못하다면 결코 행복수명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래서 중풍으로 10년 넘게 누워 사는 배우자를 목졸라 죽이고 나서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어떻게 죽는 게 잘 죽는 것일까? 옛말에 곡기를 끊는다는 말이 있다. 건강수명, 행복수명이 다했다면 먹지 않고 죽는 것이 웰다잉 아닐까? 스콧 니어링이나 신영복 교수처럼 말이다. 죽음이 극복의 대상은 아니지만 선택의 대상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죽을 준비를 잘하는 것이다
어떤 준비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다음에서 보듯 웰다잉 10계명을 작성해서 실천하는 것도 방법이다.
■ 웰다잉 10계명
1 그 동안의 삶을 기록하라(자서전 형태든 노트 형태의 기록이든 형식은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2 주치의를 정하고 정기적으로 건강을 체크하라
3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실행하라
4 이별과 상실의 아픔을 이겨낼 계획을 세워둬라
5 유언장을 작성하라
6 후견인을 정하라
7 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라
8 장례 계획을 작성하라
9 유품을 정리하라
10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말을 작성하라
■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실행할 때 꼭 포함시켜야 할 것
자신 혼자만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계획하고 실행하지 말고 가족이나 진정한 친구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추억거리도 꼭 만들어라. 지리산 둘레길을 부모님과 같이 걷는 것도 좋고, 배우자와 신혼여행 때 다녀왔던 곳을 다시 찾는 것도 좋다.
반딧불이와 별들을 벗삼고 계곡의 흐르는 물소리, 이름 모를 풀벌레 소리를 반주삼아 자녀, 손주들과 같이 캠핑이나 낚시를 하면서 삼겹살을 구워먹는 것도 좋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말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좋다.
이때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라는 세 단어는 반드시 넣어라. 하늘나라에 가서 “아차, 그 말을 미처 못하고 왔네”라며 후회해 봐야 소용없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미리 작성해 놓는 것이 좋다. 죽기 전에 당신의 배우자, 자녀에게 글이나 영상편지로 남겨놓는 것도 방법이다.
이상, 인생 후반 어디서 뭐하며 살지? 웰다잉 준비하기 웰다잉 10계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