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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세상

걱정에 시달리지 않고 홀가분하게 살기

 

걱정에 시달리지 않고 홀가분하게 살기 

 

 

걱정없이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유난히 걱정이 심한 걱정쟁이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렇듯 늘 걱정을 달고 사는 사람은 차분하고 쿨해서 걱정 따윈 절대 하지 않을 것 같은 주변사람들을 보면서 자신이 별나고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인의 표정과 목소리 톤, 제스처, 눈빛 같은 외양을 보고 그렇게 판단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다른 사람의 겉모습과 자신의 내면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절대로 올바른 비교가 아닙니다. 마치 사과와 악어를 비교하는 것과도 같기 때문입니다.

 

불안장애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임상심리학자 데이비드 카보넬이 들려주는 [걱정에 시달리지 않고 홀가분하게 살기]입니다. 보통사람과 걱정쟁이의 차이는 무엇인지, 일상적 걱정과 만성적 걱정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걱정과 싸우지 않고 같이 노는 법 등에 대해 좋은 지침을 줄 것입니다.  

 

걱정에 시달리지 않고 홀가분하게 살기

 

보통사람과 걱정쟁이의 차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따금 아주 일상적인 문제로 걱정을 한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저 가끔 성가실 뿐이고, 마음만 먹으면 금세 떨쳐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니, 이 정도의 걱정은 오히려 적절한 행동을 취하도록 신호를 주어 도움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습관적인 걱정으로 인해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다. 마음에서 걱정을 떨쳐버리는 것이 불가능한 이들은 일상적인 문제를 가지고도 끊임없이 걱정을 하며, 심지어 극단적이고 일어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일에 대해서도 걱정을 너무 많이 해서 만성적으로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곤 한다.

 

 

 일상적 걱정과 만성적 걱정은 어떻게 다른가? 

 

일상적 걱정만성적 걱정의 차이는 걱정에 어떻게 반응하고, 걱정과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에 있다. 이것으로 가끔 적당히 걱정을 하는 보통사람과 만성적으로 집요하게 괴롭힘을 당하는 걱정병 환자로 구별짓는다.

 

▲ 일상적 걱정 - 가끔 나타나는 성가신 존재

 

일상적 걱정은 삶의 한부분이다. 때때로 당신은 걱정으로 인해 어떤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거나 문제해결을 위한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걱정과 이렇듯 평범한 관계를 가진 사람은 걱정과 가끔씩만 싸운다. 그들은 걱정이 지나간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걱정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지 않으며, 자신이 얼마나 많이 걱정하는지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는다.

 

 

만성적 걱정 - 항상 옆에 붙어서 괴롭히는 동반자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나 삶을 위협하는 만성적 걱정

 

만성적 걱정에 시달리는 사람은 일어날 수 있으리라고 예측되는 재난이나 안 좋은 일에 대한 생각을 하는 데 자신의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한다.

 

- 정리해고당하면 어쩌지?

- 아파서 일을 나가지 못하면 어쩌지?

-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어쩌지?

- 이번 겨울에 보일러가 고장나면 어쩌지?

- 비행기에서 고함을 치기 시작하면 어쩌지?

- 잠들어 있을 때 차고문이 저절로 열리면 어쩌지?

- 암에 걸리면 어쩌지?

- 내가 너무 불안해해서 그 직원이 나를 도둑으로 생각하면 어쩌지?

 

스스로 원치 않아도 위의 예와 같은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나며, 결국 자신이 끔찍한 재앙을 당해 정신을 잃거나 불구가 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낮은 예측이 끝도 없이 되풀이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좌절감에 빠져들기도 한다. 

 

 잘라내도 다시 자라나는 히드라의 머리 같은 만성적 걱정

 

만성적 걱정은 종종 육체적 증상과 행동으로도 나타난다. 집에서도 편히 쉬지 못하고, 극장에서도 영화를 즐기지 못한다. 다리를 흔들거나, 의자에서 자주 자세를 바꾸거나, 관절을 꺾거나, 연거푸 한숨을 쉬거나, 자꾸 휴대전화를 체크한다. 근육이 긴장해서 목에 통증이 나타나고 두통도 생긴다. 소화도 잘 안 되고, 잠들기도 어렵고, 원하는 시간보다 일찍 잠에서 깨기도 한다.

 

이러한 만성적 걱정은 경보기처럼 해결이 필요한 문제를 알려주기보다는 문제해결을 방해할 뿐이다. 만성적 걱정은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사실 거기에는 해결할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걱정은 다른 걱정으로 대체될 때까지 그저 반복될 뿐이다. 마치 그리스 신화에서 영웅이 히드라의 머리를 몇 개 잘라내지만 금세 같은 자리에서 다시 머리가 자라나듯이 말이다. 정말 끔찍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걱정하는 습관은 어떻게 병이 되는가?

 

만성적인 걱정병 환자는 끊임없이 나쁜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되풀이하며 괴로워한다. 물론 그들도 최소한 걱정에 사로잡혀 있지 않은 동안에는 그런 생각이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어느덧 다시 걱정에 사로잡히게 되면 그 사실을 알고 있다 해도 계속 걱정의 잔소리에 시달리게 된다. 이것이 만성 걱정병 환자를 가장 괴롭히는 일이다.

 

원치 않는 부정적이고 비현실적인 생각이 계속 머리에 떠오르면, 그들은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통제할 수 없게 되었다는 두려움에 더 이상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걱정을 떨쳐내기 위해 기분전환을 해보고, 회피해 보고, 생각을 멈춰보고, 생각과 싸워보고, 마약이나 술에 의존해 보기도 한다. 하지만 결과는 언제나 더 많은 걱정거리만 만들어낼 뿐이다. 즉 그들이 걱정과 싸울 때 걱정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더 늘어난다.

 

 

 만성적 걱정에 대한 대처법

 

 1  사실만 생각한다

 

감정은 종종 명백한 이유 없이 변한다. 그러나 사실(fact)은 새로운 증거가 없으면 변하지 않는다. 만약 당신의 생각이 감정이나 기분에 따라 변한다면, 그것은 외부세계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문제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당신 안에 있는 불행감이나 속상함을 가리키는 것뿐이다. 즉 당신이 지금 당장 풀 수 있거나 반드시 풀어야 하는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당신의 마음속에서만 일어나는 문제일 뿐이기 때문이다.

 

 2  기분과 생각을 분리한다 

 

가끔 사람들은 기분을 생각으로 잘못 파악한다. 생각은 아이디어다. 기분은 감정이며, 생각과 다르다. 생각은 진실이거나 거짓일 수 있지만, 기분은 진실이나 거짓과는 상관 없는 감정적 반응일 뿐이다. 

 

- 나는 좋은 직업을 갖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슬픈 기분이 들어.

- 나는 위험에 처해 있다고 생각해. 그래서 두려운 기분이 들어.

 

위의 예처럼 좋은 직업을 갖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나 위험에 처했다는 생각은 진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럼에도 당신은 사실이 아닌 생각에도 진실된 생각에 대한 반응과 똑같이 강력한 감정을 경험한다

 

당신이 진실이 아닌 생각에도 강력한 감정을 보인다는 이 깨달음이 인지재구조화 작업의 기본근거다. 현실과 무관한 생각을 더 현실적으로 바꾸는 작업은 종종 도움이 된다. 하지만 만성적 걱정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인지재구조화작업도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

 

 3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걱정스러운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고 받아들여라. 걱정스러운 생각이 나타났음을 알아차린 순간 그것을 인정하고 빨리 다음 단계로 나아가면 된다. 문제는 생각이란 녀석이 매우 끈질겨서 다음 단계로 재빨리 나아가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이처럼 원치 않는 생각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기까지는 보통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것은 빠른 시간에 성취하기 위한 목표라기보다는 일생에 걸쳐 완수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저 간단하게 '실행해 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두고 연습하고 획득해야 한다.

 

 

걱정과 싸우지 않고 같이 노는 법 7가지

 

 1  걱정노래를 불러라

 

걱정노래를 만들어라.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걱정거리를 넣어 가사로 넣어 노래로 만들면 된다.

 

 2  하이쿠를 써라

 

노래를 부르고 싶지 않다면 하이쿠를 써도 좋다. 하이쿠란 전통적인 일본 시를 말한다. 이때 필요한 하이쿠는 라임이 없는 세 줄짜리 시를 쓰면 된다.

 

나는 지금 어지러움을 느낀다.

나는 아마도 미칠 것 같다.

부디 내 화초에 물을 주어라.

 

나는 지금 비행기를 탔다,

그들은 내가 떨면서 우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제발 구토봉지를 내게 건네주어라

 

 3  5행시를 써라

 

5행시는 5줄짜리 시를 말한다. 첫째와 둘째, 다섯째 줄이 서로 압운(押韻, rhyme)이 맞고, 셋째와 넷째 줄이 서로 압운이 맞는다. 다음과 같은 식이다. 

 

신시내티 부근에서 온 여인이 생각했다.

만약 내가 진짜로 돌아버리면 어쩌지?

내 머리는 망가질 거야.

사람들은 나를 미쳤다고 말할 거야.

내 친구들은 모두 심술궂게 나올 거야.

 

 4  제2언어로 생각하라

 

고등학교 때 외국어를 배운 게 전부인 사람도 외국어로 걱정을 할 수 있다. 하이쿠나 5행시를 만들 때처럼 여기서도 내용은 바꾸지 않는다. 다만 형식만 바꿀 뿐이다.

 

이 작업을 해보면 실제로 걱정에 대한 반응을 바꿀 수 있다. '숨막혀 죽다'를 독일어나 프랑스어로 어떻게 말하는지 기억하려고 애쓰고 있는 동안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타날 터이기 때문이다. 외국어로 걱정을 하면 그 동안 반드시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여기던 목표, 중요한 자신의 역할과 의무 등 그 동안 스스로 절대적이라고 여겨왔던 가치와 신념이 일순간에 날아가버리는 순간을 맞음으로써 일종의 해방감조차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5  가짜 외국어로 걱정하라

 

가짜 외국어로 걱정을 하라니, 무슨 바보 같은 짓을 하라는 거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맞다. 바보 짓이다. 하지만 한번 시도해 봐라. 바보 같은 짓은 걱정을 바라보는 관점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걱정을 필요 이상 우러러보며 존경심을 표할 필요가 더 이상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6  걱정목록을 작성하라

 

만성적으로 걱정하는 내용을 쭉 정리해 보자. 자주 등장하는 기본목록을 작성해 두고, 새로운 내용이 나올 때마다 추가하면 된다. 일단 기본목록이 작성돼 있으면 매번 걱정이 찾아들 때마다 그 내용이 목록에 있는지 살펴보게 될 것이다. 만약 목록에 없으면 추가한다.

 

목록에 올리고 나서는 당신은 당신 할 일을 하면 된다. 걱정을 기록해 놓았으니 언제든 거기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니 지금 당장 그것에 관해 생각할 필요가 없다. 목록에 잘 기록해 놓았으니 말이다.

 

 7  걱정거리를 녹음하라

 

스마트폰이나 녹음기에 걱정하고 있는 생각을 녹음하면 된다. 두세 개의 생각을 녹음하고, 시간을 따로 내어 1분 간격으로 녹음된 걱정을 계속 재생해서 듣는다. 그 효과는 마치 걱정에 사로잡힌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엿듣고 있는 것과 흡사하다.

 

이 훈련을 하면 걱정에 더 주목하게 되어 걱정을 멈출 수 없게 될까봐 우려하는 사람이 많은데, 실제로 훈련을 해본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훈련을 반복할수록 걱정이 감정적인 힘을 잃고 머릿속이 정리된다고 한다.

 

길게 걱정을 녹음하는 방법도 있다. 그 안에서 당신은 걱정과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걱정이 틀렸음을 입증해 보이거나, 침묵시키거나, 진정시키려고 노력하게 될 것이다. .

 

이상, 걱정에 시달리지 않고 홀가분하게 살기입니다. 도움이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