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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세상

도움이란 인간의 본성이다 혼자 다 하려 하지 마라

 

도움이란 인간의 본성이다 혼자 다 하려 하지 마라

 

 

올겨울 기부 민심이 최악이라고 합니다. 연말연시 모금도 더디고 고액기부자모임의 신규회원 수도 처음으로 감소했는데, 기부 민심이 이렇듯 쪼그라든 데에는 '이영학 사건' 등 불신을 확산시킨 일들이 발생한 탓도 있는 듯합니다. 신뢰가 깨진 분위기에서는 누구도 선뜻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싶지 않은 게 인지상정이니까요.  

 

남을 돕고자 하는 것은 마음은 인간의 본성인데, 그 마음을 더욱 확장시키기는커녕 찬물을 끼얹는 일들이 잊을 만하면 발생하니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아무도 타인의 도움 없이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는데 말입니다. [혼자 다 하려 하지 마라]의 저자 홍재화가 들려주는 [도움이란 인간의 본성이다]입니다. 사람들이 왜 인간의 본성인 도움을 주고받기를 꺼려하는지, 왜 도움이 드문 것처럼 보이는지를 짚어보면서 도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도움이란 인간의 본성이다 혼자 다 하려 하지 마라

 

 도움은 인간의 본성이다

 

성선설을 주창한 맹자는 인간의 본성에서 우러나오는 네 가지 마음, 즉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을 이야기했다. 이 중에서 측은지심은 불쌍한 사람에 대한 동정, 연민, 공감으로 마음 저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다. 남의 고통과 결핍을 채워주려고 하는 인간의 마음, 못 본 체 지나칠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인 것이다.

 

 왜 도움이 드문 것처럼 보일까?

 

우리는 누구할 것 없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아무리 이기적인 사람이라도 남을 도울 때가 있다. 그럼에도 남을 돕는 것이 마치 특별한 날에 독한 마음을 먹고 해야 하는 일로 인식될 때가 있다. 왜 도움이 드문 것처럼 보일까?

 

1│선행은 숨겨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흔히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알지 못하게 하라”고 한다. 남에게 베푼 선행에 대한 보답은 스스로의 마음속에 간직하거나 하늘나라에 가서 받으라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었다, 그러니 이 가르침도 이제는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에 알려주어 동참하게 하라”고 바꿔야 하지 않을까.

 

2│겸손해서
돌아보면 ‘양의 탈을 쓴 늑대’보다 ‘날개 없는 천사’가 더 많다. 그 천사 같은 사람들은 자신의 선행이 남에게 알려지는 것이 쑥스러워 감추려고 한다. 자신이 늘 하는 일이 자칫 남들에게는 잘난 척하는 것으로 비쳐질까봐 염려되어서다. 

 

3│소문날까봐
“누가 어떤 곳에 얼마를 기부했다”는 소문이 나면 “우리 자선단체나 불쌍한 사람에게도 기부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기도 한다. 때로는 “왜 다른 사람에게는 선행을 베풀면서 내게는 하지 않느냐?”는 비난을 들을 수도 있다. 게다가 본의 아니게 자신의 재산이나 개인적인 정보가 드러날 수도 있어 굳이 선행을 감추려는 경우도 많다.

 

4│도움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건물에 들어설 때 누군가 뒤따라 들어오거나 앞에서 오면 먼저 지나가도록 문을 잡아주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이런 일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만, 사실은 이런 사소하고 작은 일도 남을 돕는 일이다. 물질적 도움만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따뜻한 배려도 도움인 것이다.

 

5│도움받은 사람에게 부담이 갈까봐
“내가 누구에게 도움을 주었어!”라는 말을 들으면 흔히 그 도움을 받은 사람이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그 때문에 때로는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다. 가난한 우등생에게 주는 장학금이나 학우들 몰래 급식지원비가 전달되는 것도 당사자의 자존심을 배려하는 미음에서 나온 것이다.

 

6│도움받은 사람이 알리지 않아서
도움을 받은 사람이 행여 ‘도움을 준 사람’에게 폐가 갈까봐 조용히 침묵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도움을 준 사람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좋다. 신문이나 방송에는 늘 좋지 않은 일, 남을 비판하는 기사가 실리곤 하지만, 실제로 세상에는 슬프고 불행한 일만큼이나 많은 선행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왜 사람들은 도움주기를 꺼려할까?

세상에는 시간도 물질도 충분히 가지고 있으면서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 특히 가까운 친구나 친척이 곤경에 빠지면 최대한 도와주고 싶어한다. 그럼에도 실제로 그 돕고자 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이유를 알아보자.

 

1│상대방의 상황을 잘 몰라서
오래 만났다고 서로 잘 아는 것은 아니다. 또 자주 만난다고 잘 아는 것도 아니다. 남의 사생활을 캐묻기가 난처해서이기도 하지만, 내 앞가림하기도 버거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할 틈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상대가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2│의타심이 늘까봐
누구나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작은 도움을 주면 상대가 더 큰 도움을 달라고 할까봐 선뜻 돕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건 상대의 성품에 달린 문제이지 도움을 주는 사람이 걱정할 일은 아니다.

 

3│크게 도와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세상에는 큰 사건도 자주 발생하고 작은 사건 또한 수시로 일어난다. 도움도 그렇다. 큰 도움을 필요로 할 때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능력이 안 될 때는 작은 도움, 위로의 말 한마디라도 건네면 된다.

 

4│도울 방법을 몰라서
돕고 싶은데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몰라서 안타까워하는 경우도 있다. 상대가 금전적인 도움은 필요로 하는데 본인의 사정도 넉넉지 않으니 그저 마음만 아파할 뿐이다. 이럴 때는 사람을 소개해주어도 되고 위로의 소주 한잔으로 도움을 줄 수도 있다.

 

5│상대가 요구하지 않아서
상대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선뜻 도와주겠다고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먼저 돕겠다고 하면 상대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게 되지 않을까 염려해서다. 하지만 상대는 미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고,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상황을 잘 살펴 도움의 손길을 건네자.

 

6│받는 사람이 자존심 상해할까봐
걱정도 지나치면 병이 되는 법이다. 설령 상대가 도움을 거절하더라도 자존심 때문이 아니라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이유 때문일 수 있다. 도와주고자 하는 사람이 걱정할 일은 상대의 자존심이 아니라 곤경에 처한 상대를 빨리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7│자신의 노력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봐
도와주고자 하지만 그것이 상대에게 도움이 될지 확신이 서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바쁜 사람의 시간과 노력을 빼앗을 수 있다는 사려깊은 두려움 때문에 선뜻 남을 돕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설령 그런 걱정이 들더라도 우선은 내가 돕고자 하는 의지와 나름의 방법이 있다는 것을 상대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왜 사람들은 도움받기를 꺼려할까?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늘 여러 가지 문제에 부딪치게 마련이다. 때로는 심각하다고 생각했던 이런 어려움들이 그저 스쳐지나가거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저절로 풀어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혼자 해결하기보다는 친구, 가족, 회사 동료 등 주변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를 꺼려한다. 그 이유를 알아보자.

 

1│내가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하기 싫어서
누구도 완벽한 사람은 없다. 하지만 어떤 점에서는 능력이 부족해도 사안에 따라서는 큰 능력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 능력, 하는 일, 시운이 늘 일정하지는 않은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능력 부족에 지나치게 집착하느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시점을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2│거절당하면 창피할 것 같아서

사람들이 타인의 요청하는 도움을 거절할 때는 상대가 싫어서라기보다는 사안 자체가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도움을 요청했는데 거절당하면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해하는 상대방의 마음을 배려해야지 내가 도움받지 못한 것을 창피해할 것은 없다.

 

3│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악영향을 줄까봐
내가 도움을 요청했을 때 그를 알고 있는 다른 사람에게 알려질까봐, 혹은 나쁜 영향을 줄까봐 걱정하는 경우다. 물론 그 점도 조심해야 하지만, 실제로 우리의 성공은 늘 다른 사람들과 촘촘하게 엮여진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법이다. 서로 알고 있는 공동체에서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해야 하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그 때문에 필요한 도움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4│갚지 못할까 두려워서
상대에게서 받은 신세를 갚지 못할까봐 아예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사람들이 남을 돕는 것은 준 만큼 되돌려받기 위해서가 아니다. 게다가 일단은 내가 잘되어야 하고,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받은 도움을 갚지 못할까봐 두려워하는 것은 나중에 해도 된다.

 

5│남과 비교당하기 싫어서
도움을 요청했을 때 “누구는 이미 그런 어려움을 잘 극복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또는 ‘나는 어떤 일이 닥칠까 두렵다”, “나는 사는 게 두렵다”고 말했을 때 상대가 나의 그런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나를 무능력자로 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개인적인 차원에서 보면 똑같은 해결책이 나올 수 없다. 내 일은 내가 가진 해결책으로 풀어야 한다.

 

6│주도권을 잃을까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삶은 자신이 주도해야 하고, 자신이 처한 문제는 자신의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남의 도움을 받으면 내 어려움을 내 방식이 아닌 상대의 방식으로 해결해야 할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도움받기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 도움에는 물질적인 도움도 있지만 정신적인 조언도 있다. 조언을 받아서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지만 받아들이기 힘들다면 거절하는 것도 내 삶을 나 자신이 책임지는 방식이다. 그러니 주도권을 잃을까봐 지레 걱정할 필요는 없다.

 

7│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할까봐
도움을 요청할 때는 ‘언제, 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상대에게 설명해야 하는데 상대가 이해해 줄지, 내가 제대로 설득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 경우다. 내가 이제까지 해왔던 해결방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며, 이때는 사고방식과 에너지의 사용 방향도 크게 바꾸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칫 시간방비만 할까봐 꺼려할 때도 있다.

 

이상, 도움이란 인간의 본성이다 혼자 다 하려 하지 마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