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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 보는 세상/건강/생활

[입춘대길 건양다경]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런 일이 많아지소서

 

 

입춘(立春)은 24절기 중 첫 절기로 대한(大寒)과 우수(雨水) 사이에 있으며, 태양이 황경(黃經) 315도

위치에 있다고 합니다. 음력으로는 정월 절기이고, 양력으로는 2월 4일경이며, 이 날부터 약 15일간이

입춘절입니다. 음력으로 한 해에 입춘이 두 번 들어 있으면 ‘쌍춘년’(雙春年)이라 하여 그 해에 결혼하는 것이

길하다고 합니다. 입춘을 앞두고 입춘에 관한 자료를 모아 정리해 보았습니다. 

 

 

 

입춘의 기후

 

‘立春’의 '立'은 '서다'가 아니라 '곧'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봄이 시작되는 계절이지만 여전히 

추운 날씨가 계속된다. 입춘 15일간을 5일씩 3후(候)로 나누어 1) 동풍이 불어 언 땅을 녹이고,

2) 동면하던 벌레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3) 물고기가 얼음 밑을 돌아다닌다고 했다.

농가에서는 보리 뿌리를 뽑아보고 그해 농사가 잘될지 어떨지를 점치기도 했다고 한다.

 

입춘첩(立春帖) 문구


해마다 입춘을 맞으면 가정에서 대문 기둥이나 대들보, 천장 등에 좋은 뜻의 글귀를

써서 붙이는데, 이를 입춘첩이라고 한다. 입춘첩은 당일 시(時)에 맞추어  붙여야

효험이 있다고 하며, 한번 붙인 것은 떼어내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가 이듬해 전에

붙인 입춘첩 위에 덧붙이는 것이 관례라고 한다. 

2014년 입춘첩을 붙이는 시간은 2월 4일 오전 7시 3분이다.

 

입춘첩 문구는 다음과 같이 다양하다.    

 

1) 거천래 래백복(去千災 來百福)-온갖 재앙이 가고 모든 복이 오라.
2) 국태민안(國泰民安) 가급인족(家給人足)-나라는 태평하고 백성은 편안하며

     집집이 풍족하고 사람마다 넉넉하네.
3) 길지상광개태운(吉地祥光開泰運) 중문욱일요양춘(重門旭日耀陽春)-길한 곳의 상서로운 햇빛이

    큰 운을 열고 중문에 해가 솟으니 밝고 따스한 봄이 되어라. 
4) 당상부모천년수(堂上父母千年壽) 슬하자손만세영(膝下子孫萬歲榮)-부모 장수하고 슬하의 자녀

    오래도록 번영하여라.
5) 문영춘하추동복(門迎春夏秋冬福) 호납동서남북재(戶納東西南北財)-문으로는 사시사철 복을

    받아들이고 집으로는 사방으로 재물을 들여오라.
6) 복록정명(福祿正明) 장락만년(長樂萬年)-행복을 듬뿍 받아 바르고 밝으며 큰 즐거움을

    오래 유지하여라.
7) 봉명남산월(鳳鳴南山月) 인유북악풍(麟遊北岳風)-봉은 남산의 달 아래 울고 기린은 북악의

     바람에서 노니노다.
8) 부귀안락(富貴安樂) 수비금석(壽比金石)-집은 부유하고 몸은 귀하여 편안해져 즐거우며

    수명은 쇠나 돌처럼 끝이 없어라.  

9) 부모천년수(父母千年壽) 자손만대영(子孫萬代榮)-부모는 천년을 장수하고 자손은

    만대까지 번영하소서.
10) 불로초생부모국(不老草生父母國) 무궁화발자손지(無窮花發子孫枝)-불로초 자라는 부모님의 나라요

    무궁화 만발하는 자손들의 가지로다.

11)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 개문백복래(開門百福來)-땅을 쓸면 황금이 생기고 문을 열면 만복이 오라.
12) 수여산(壽如山) 부여해(富如海)-산처럼 오래 살고 바다처럼 재물이 풍부해져라.


 

 

13) 서일중문계(瑞日重門啓(개=開) 춘광복지래(春光福地來)-상서로운 태양이 중문을 열고

      봄빛이 복된 땅에 오라.
14) 신건공성유복인(身健功成有福人) 춘도문전증부귀(春到門前增富貴)-몸이 건강하고 공을 이루니

      유복한 사람이라 봄이 문앞에 찾아오니 부귀가 더하여라.
15) 요지일월(堯之日月) 순지건곤(舜之乾坤)-요임금, 순임금 때처럼 모든 것이 평화로워라.

16) 용수오복(龍輸五福) 호축삼재(虎逐三災)-용은 오복을 불러들이고 호랑이는 삼재를 몰아내어라.
17) 용유봉무(龍遊鳳舞) 세락민희(歲樂民喜)-용이 놀고 봉황이 춤추니 세월이 즐겁고 백성이 기쁘도다.
18) 우순풍조(雨順風調) 시화풍년(時和豊年)-절기가 순조로우니 화평하고 풍성한 세월이 되어라.
19) 운개만국동간월(雲開萬國同看月) 화발천가공득춘(花發千家共得春)-온 세상에 구름이 걷히니

      달을 보는 것 같고 꽃이 모든 집에 피니 함께 봄을 얻었네.
20)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아져라.

21) 장생불로신선부(長生不老神仙府) 여천동수도인가(與天同壽道人家)-장생불로하니 신선의 마을이요

      오래 살 수 있으니 도인의 집이로다.
22) 재종춘설소(災從春雪消) 복축하운흥(福逐夏雲興)-재난은 봄눈처럼 사라지고 행복은 여름

      구름처럼 일어나라.
23) 적선당전무한락(積善堂前無限樂) 장춘화하유여향(長春花下有餘香)-선을 쌓은 집 앞에 즐거움이

      끝없고 봄꽃 아래엔 향기가 넉넉하여라.
24) 천상근삼양(天上近三陽) 인간오복래(人間五福來)-하늘은 삼양에 가깝고 사람에겐 오복이 오너라.

 

 

 

25) 천재설소(千災雪消) 만복운흥(萬福雲興)-모든 재앙이 눈처럼 녹아 없어지고 많은 복이

      구름처럼 일어나라.
26) 천증세월인증수(天增歲月人增壽) 춘만건곤복만가(春滿乾坤福滿家)-하늘은 세월을 늘리는데

      사람은 수명을 늘리고 봄은 온 천지에 꽉 찼는데 복은 집집마다 가득하여라
27) 천하태평춘(天下太平春) 사방무일사(四方無一事)-온 세상 태평한 봄이요 사방 어느 곳에도

      탈이 없어져라.
28) 춘광영물생장촉(春光映物生長促) 서기만가복록연(瑞氣滿家福祿連)-봄빛이 사물을 비추이니

      생장을 재촉하고 상서로운 기운이 집에 가득하니 복록이 이어지네
28) 춘만건곤복만가(春滿乾坤福滿家) 화기자생군자택(和氣自生君子宅)-봄은 천지에 차고 복은

      집안에 가득한데 온화한 기운 스스로 생기니 군자의 집이로다.

30) 춘풍화일가(春風和一家) 숙기옹중문(淑氣擁重門)-봄바람이 일가를 화애롭게 하고 숙기가

      중문을 옹호하네.
31) 춘화태탕(春和駘蕩) 발상치복(發祥致福)-봄은 따뜻하고 한가하며 상서로움이 생겨 행복으로 이어지네.
32) 형우제공희만가(兄友弟恭喜滿家) 부화부순경여빈(夫和婦順敬如賓)-형은 우애롭고 동생을 공손하니

      기쁨이 집에 가득하고 남편은 화애롭고 아내는 유순하여 서로 손님같이 공경하네.
33) 화기생군자택(和氣自生君子宅 춘광선도길인가(春光先到吉人家)-화기가 스스로 생기니 군자의 집이요

      봄빛이 먼저 오니 길인의 집이로다.
34) 화기치상(和氣致祥) 장락무극(長樂無極)-조화로운 기운은 상서로움으로 이어지고

      긴 즐거움은 끝이 없네.
35) 화신양소(和神養素) 광풍동춘(光風動春)-조화로운 정신으로 바탕을 기르고 맑고 밝은 바람이 봄을 부르네.
36) 화축하운흥(禍逐夏雲興) 재종춘설소(災從春雪消)-화를 쫒아내니 여름 구름처럼 일어나고

      재앙은 봄의 눈처럼 녹아서 없어지네.

 

 

 

입춘의 풍속

 

아홉 차리
이 날은 각자 맡은 바에 따라 아홉 번씩 일을 되풀이하면 한 해 동안 복을 받고,

그렇지 않으면 액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글방에 다니는 아이는 천자문을 아홉 번 읽고,

나무꾼은 아홉 짐의 나무를 하며, 노인은 아홉 발의 새끼를 꼰다. 여자아이들은 나물 아홉 바구니를,

아낙들은 빨래 아홉 가지를, 길쌈을 해도 아홉 바디를 삼고, 실은 감더라도 아홉 꾸리를 감는다.

또 밥을 먹어도 아홉 번, 매를 맞아도 아홉 번을 맞았다. 아홉 번 한다는 뜻은 우리 조상들이

‘9’라는 숫자를 가장 좋은 양수(陽數)로 보았기 때문이다. 

 

적선공덕행(積善功德行)
입춘이나 대보름날 전날 밤에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일을 꼭 해야 1년내내 액을

면한다는 적선공덕행이란 풍속도 있었다. 예를 들면 밤중에 몰래 냇물에 가 건너 다닐

징검다리를 놓는다든지, 거친 길을 곱게 다듬어 놓는다든지, 다리 밑 거지움막 앞에

밥을 한솥 지어 갖다놓는 일을 실천하는 미풍양속이다.


입춘수(立春水)

입춘 전후에 받아 둔 빗물을 말한다. 이 물로 술을 빚어 마시면 아들을 낳고 싶은 남자의 기운을

왕성하게 해준다고 생각했다. 또 오곡의 씨앗을 솥에 넣고 볶아서 맨 먼저 솥 밖으로 튀어나오는

곡식이 그 해 풍작이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입춘에 하는 놀이

 

입춘하례

입춘날에 백관이 대전에 가서 입춘절을 축하하면 임금이 그들에게 춘번자를 주고,

이날 하루 관리에게는 휴가를 주는 것을 뜻한다. 

 

토우를 내는 일

토우를 만들어 문 밖에 내놓아 겨울의 추운 기운을 보낸다(出土牛以送寒氣)는 의미가 있다.

 

입춘굿

제주도에서는 입춘날 굿놀이를 하는데, 농경의례에 속한다. 해마다 입춘 전날 무당들이 주사에 모여

나무로 만든 소에게 제사를 지내고, 입춘날 아침에는 머리에 월계수 꽃을 꽂고 흑단령 의복을 차려입은

호장이 나무소에 농기구를 갖추어 나와 무격들로 하여금 여염집에 어가서 쌓아둔 보릿단을 뽑아오게 해서 

뽑아온 보릿단으로 실(實)•부실(不實)을 판단하여 새해의 풍흉을 점쳤다고 한.

 

목우(木牛)놀이

함경도 지방에서 전해 내려온 풍속인데 입춘날 나무로 만든 소를 관아(官衙)로부터 민가까지

끌고 돌아다녔다. 옛날 중국에서 흙으로 소를 만들어 내보내던 풍속을 모방한 것으로 농사를 장려하고

풍년을 기원하는 뜻을 지니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입춘날에 ‘입춘굿놀이’를 하는데 이는 탐라국 시대에
왕이 직접 쟁기를 잡고 백성들에게 시범을 보인 데서 유래되었다. 입춘굿은 무당조직의 우두머리였던

수신방(首神房)이 맡아서 하며, 풍물패를 앞세우고 집집마다 방문하여 걸립(乞粒)을 하고, 성주,

옥황상제, 토신(土神), 오방신(五方神)에게 제사를 지낸다.

 

입춘에 먹는 음식 


입춘날 먹는 시절음식은 오신채(五辛菜)라는 다섯 가지 매운 맛이 나는 모듬나물이다.
파, 마늘, 자총이, 달래, 평지(유채), 부추, 무릇, 그리고 미나리의 새로 돋아난 새순 중 노랗고 붉고

파랗고 검고 하얀, 즉 우리 민족이 좋아하는 오방색을 골라 무쳤다. 노란색 나물을 가운데에 놓고,

동서남북에 청, 적, 흑, 백의 사방색(四方色)이 나는 나물을 놓는데 임금이 굳이 오신채를 진상받아

중신에게 나누어 먹인 뜻은 사색당쟁을 타파하라는 화합의 의미가 있었다고 보인다. 또 일반 백성들도

가족들의 화목을 상징하고 인, 예, 신, 의, 지를 북돋는 것으로 보았다.

 

 

 

탕평채(湯平菜)-탕평채는 2백여 년 전 조선의 영조대왕이 당파싸움을 없애기 위하여 노론, 소론을

폐지하자는 탕평책을 논하였던 날 처음 선을 보여서 얻어질 이름이라고 옛 기록에 적혀 있다. 

녹두묵을 젓가락 굵기로 썰어서 참기름, 소금으로 가볍게 버무려 담고 숙주, 짧게 자른 미나리, 물쑥 등은

데치고 다진 고기는 볶고, 김 부순 것, 달걀 황백 지단은 채 썰어 옆옆이 담아 달고 새콤한 초장을 뿌려서 먹는다. 

 

냉이나물- 채소 가운데 단백질, 칼슘, 철분의 함량이 가장 풍부한 알카리성 식품이다. 깨끗이 다듬어

봄에는 모시조개를 넣고 냉잇국을 끓이고, 끓는 물에 데쳐서 고추장이나  된장을 조금 넣고 무친다.

 

달래나물-알뿌리가 크고 둥근것이 매운 맛이 강하다. 되도록 생것으로 조리하여야 비타민C의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달래전, 달래 생무침, 달래 된장찌개 등을 해먹는다.

 

죽순채-죽순을 빗살 모양으로 썰어서 볶은 나물이다.

 

죽순찜-죽순을 큼직하게 썰어 갖은 양념으로 찜을 한 것이다. 다진 고기를 양념하여 칼집을 낸 죽순에

소를 박고 채소 볶은 것을 냄비 밑에 깔고 죽순을 얹는다. 물을 자작하게 붓고 간장으로 간을 맞춰

끓이는데 이때 녹말가루를 물에 풀어넣으면 걸쭉해진다. 달걀 지단채와 버섯 볶은 것을 얹어낸다.


장 담그기

 

장-입춘날 전 아직 추위가 덜 풀린 이른봄에 담가야 소금이 덜 들어 삼삼한 장맛을 낼 수 있다.

단오날을 넘기면 소금이 많이 들어 맛이 없고, 날이 따뜻하여 제대로 우러나지 않는다.

메주는 늦가을(음력 10월)에 쑤어 겨우내 띄운 것이 맛있다. 장은 팔진미의 주인이라 했으니

장맛이 없으면 모든 음식이 제맛을 못 내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고기, 생선, 기타 해물을 섞어

특별한 장을 만들어 음식에 넣으면 조미료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었다. 

 

된장-간장, 진장을 뜰 때 메주나 절메주를 가만히 들어내어 으깨어 항아리에 담고 소금을

뿌려두는데 너무 되면 소금물이나 묵은 장을 섞고, 너무 짜면 찹쌀과 멥쌀을 반반으로 섞어

밥을 지어 함께 찧어서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