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간섭과 통제의 상처와 해결방법 5가지
갖가지 트라우마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트라우마 테라피]에서는 우리를 마음의 감옥에 가두는 8가지 마음의 상처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저자 최명기 정신과 전문의는 일시적인 정신적 죽음을 가져오는 굴욕의 상처, 우리를 병들게 만드는 무시의 상처, 인간의 본능적 신뢰기반을 무너뜨리는 배신의 상처, 세상에 대한 신뢰를 잃게 만드는 억울함의 상처 등에 깃들어 있는 심리구조와 그 치유방법을 각각의 사례와 더불어 이야기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 중 마음의 문을 닫게 만드는 간섭과 통제의 상처와 해결방법 5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주변의 지나친 간섭과 통제로 인해 마음의 손발이 묶여버린 듯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요즘인 만큼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간섭과 통제의 트라우마에 깃들어 있는 심리구조
트라우마 간섭과 통제의 상처와 해결방법 5가지
사랑으로 포장된 간섭은 자유를 구속한다
사람들은 특히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간섭받고 통제당할 때 그 고통을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사사건건 대신 결정을 내리고 간섭하는 가족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고통받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대단한 사교육열도 사실은 간섭과 통제현상으로 볼 수 있다. 심지어는 결혼도 부모가 원하는 상대와 하게 하고, 결혼한 후에도 부부간의 생활에 조언과 충고로 간섭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가족이 주는 이러한 구속은 사랑의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거부하기가 힘들며, 설혹 거부했더라도 죄책감이 들게 마련이다. 문제는 어려서부터 이렇게 지내다 보면 막상 간섭이 없어졌을 때 허전해하거나 무력해진다는 것이다.
간섭과 통제에 익숙해진 사람은 인간관계 역시 쉽지 않다
즉 간섭에 익숙해진 사람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아무 반응이 없는 상대를 대하면 두려움을 느낀다. 그래서 매사에 신경써 주는 사람이 오히려 편하고, 그 관심을 애정으로 받아들인다. 그런데 이런 사람을 선택해서 결혼한 후 실제적인 일에 부딪치게 되면 애정으로 여겼던 그 관심이 점점 잔소리로 느껴지고 신경에 거슬리게 된다. 관심이라는 것 자체는 그대로인데, 그 관심이 칭찬의 형태로 표현되는지 야단의 형태로 표현되는지에 따라 용기를 주거나 상처를 주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 결혼생활뿐 아니라 회사나 조직생활에서도 즐겁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맺기 힘들다.
간섭과 통제에 대한 반항형태 중 하나가 게으름 피우기다
간섭하고 지시하는 부모나 위사람의 행동 하나하나에 맞대응을 하려면 힘들고 피곤하다. 특히 완벽주의자 성향을 가진 사람을 만족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애초에 자신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게 하려고 의식적/무의식적으로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들이 있다. 본인은 구속받기가 싫어서 게으름을 피우는 것뿐이지만 옆에서 보기엔 무책임한 사람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 간섭과 통제의 트라우마를 해결하는 5가지 방법
1 스스로 자신의 선택과 결정에 책임을 져라
가정교육 하면 대개 규칙과 훈육을 떠올린다. 하지만 간섭과 통제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그 안에 사랑이 깔려 있어야 한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아이를 사랑하지 않으면 왜 힘들게 야단치고 간섭하겠느냐고 하지만, 간섭과 통제와는 별도로 조건없는 사랑을 표현해야 균형이 맞는다. 특히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는 전략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진정한 의미의 죄책감을 갖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진정한 죄책감이 결여되면 인생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주위 탓, 남의 탓, 부모 탓으로 돌리게 되는데, 이런 태도가 실은 자신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과정 없이 자란 사람들에게 남겨진 가장 큰 마음의 상흔이라고 할 수 있다.
결정의 자유, 선택의 자유가 박탈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이제부터라도 책임질 줄 아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내 인생에 벌어지는 많은 일들이 결국은 내 선택과 내 결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책임질 때 삶은 미약하나마 변화하기 시작할 것이다. 각각의 선택과 결정이 한 장씩의 벽돌이라고 할 때, 만일 벽돌만 그냥 쌓아올린다면 사소한 충격에도 집은 와르르 무너질 것이다. 벽돌과 벽돌 사이에 바를 수 있는 시멘트 모르타르가 있어야만 한다. 인생에서 시멘트 모르타르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책임감이다. 내 인생의 결과를 내가 책임지는 책임감이 삶을 행복으로 이끄는 시멘트 모르타르 역할을 해줄 것이다.
2 자신의 의지로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라
성인이 되면 아무도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가 없으며, 부모라 해도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부모는 옆에서 쉴새없이 잔소리를 해댄다. 부모는 충고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네가 내 말 안 들어서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이라며 확인사살을 하는 것이다. 개중에는 자녀들의 무능력을 통해 자신의 지혜를 내세우고자 하는 부모도 있다. 그리고 이런 부모를 보면서 죄책감을 느끼기 시작하면 상황은 점입가경이다. 자기 일을 해결하는 것도 벅찬데 잔소리를 해대는 부모와 다퉈야 하기 때문이다. 흔히 일이 잘못되면 부모님 얼굴부터 떠오른다거나 부모님 뵐 낯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은 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면 또 얼마나 잔소리를 해댈지 생각만 해도 지긋지긋하고 골치아프다는 것을 좋게 표현한 것뿐이다.
과거에 평균연령이 짧고 세상의 변화가 크지 않았을 때는 50세 아버지의 지혜가 30세 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평균연령이 길며 세상의 변화가 심한 지금은 70세 어머니의 지혜가 40세 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둘은 한지붕 아래 살고 있지만 전혀 다른 세상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간섭과 통제를 당하고 산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도 그 상황에서 자신보다 더 나은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3 자신의 선택이 최고의 선택임을 믿어라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넓은 집, 비싼 차, 높은 지위 등 많은 것을 가지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 중에서 유일무이한 것은 바로 나 자신뿐이다. 나라는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대치할 수 있다. 이렇게 유일무이하고 희귀한 나를 왜 사랑하지 않는가?
나 자신이 남에 의해 만들어진 것 같다고 느껴질 때 우리는 나 자신을 사랑하기는커녕 나 자신의 일부를 떼어내 없애버리고 싶어진다. 내가 스스로 선택해서 만든 것이 아닌, 부모님과 사회가 나를 통제하고 간섭하고 구속해서 만들어진 마음의 부분이 내 인생을 망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내가 선택하고 책임지는 삶을 살아가면 나 자신이 만든 삶이기에 더욱 애착을 갖게 될 것이다. 내가 나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순간 나는 그 어떤 존재보다 더 아름답게 빛날 것이며 내 의지로 극복할 것이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존재,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가 못할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4 풍요로운 미래와 자유를 꿈꾸어라
꿈과 욕망을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꿈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 하지만 욕망은 꿈이 아니다. 그것이 돈이든 지위든 명품이든 남에게는 있는데 내게는 없는 것을 갖고자 하는 부러움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을 보고 질투가 생기는 것이다. 일확천금을 꿈꾸며 로또복권을 사고, 대박을 꿈꾸며 주식을 한다. 대형 아파트를 꿈꾸며 경매현장을 돌아다닌다. 그러나 이런 꿈은 세상을 바꾸고 삶을 바꾸는 진정한 꿈과는 거리가 멀다.
꿈을 이루기 위해 행동하는 것 자체가 바로 자유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천국이란 우리가 다다라야 하는 특정한 공간이 아니다. 현재는 지옥에 있는데 천국에 가면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다. 천국에 가기 위해, 꿈을 이루기 위해, 자유로워지기 위해 결정하고, 행동하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이 바로 천국이다. 마찬가지로 자유란 우리가 도달해야 하는 특정상태가 아니다. 보다 자유로운 삶과 정신을 위해 노력하는 순간, 꿈을 실현하기 위해 자신의 의지에 따라 행동하는 바로 그 순간이 자유인 것이다.
5 마음속 구속의 틀을 깨뜨려라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단지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남을 간섭하고 통제하는 사람이 있다. 남을 얕잡아보고 깎아내리면서 자신이 우월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 일하거나 살게 되면 자라면서 갖게 된 마음의 상처가 자꾸 건드려져서 고통스럽고 다시 꼭두각시가 되어버린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렇게 의도적으로 나를 통제하고 간섭하고 깎아내리는 사람들에게는 내가 인형이 아닌 자유의사를 지닌 사람이라는 것은 분명히 밝혀야 한다. 당하고 참기만 하면 끝이 없기 때문이다.
단, 순수한 호의와 관심을 통제와 간섭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누군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면 어색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자라면서 제대로 진정한 관심을 받지 못한 탓이다. 즉 간섭과 통제의 상처에 시달려온 사람은 누군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면 일단 경계부터 하고 보는데, 이는 관심이 결국 간섭으로 이어진다는 고정관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정을 애정으로, 사랑을 사랑으로, 관심을 관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삶이 변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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