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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쿠쉬 무의식 욕망 환상의 세계로의 초대

 

블라디미르 쿠쉬 무의식 욕망 환상의 세계로의 초대

 

 

지난해 말부터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블라디미르 쿠쉬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4월 5일이면 끝이 나기에 지난주말 부랴부랴 다녀왔습니다. 역시 가보니 안 갔으면 후회했을 만큼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블라디미르 쿠쉬를 알게 된 것은 [지중해로의 하강]이라는 그림을 통해서였습니다. 마치 [걸리버여행기]에서 난장이나라에 간 거인처럼 넓디넓은 바다를 한 걸음에 건너갈 듯 거대한 느낌을 주는 것이 우물한 개구리 같은 우리 삶과 사고를 크게 확장시켜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서 그 그림을 그린 화가가 누구인지 관심을 갖게 되고 그 후로도 틈틈이 그의 그림을 찾아보곤 했는데, 이번 전람회에서는 이제까지 보아왔던 그림들 외에도 새로운 그림들이 많이 전시돼 있어서 더욱 볼 만했습니다. 

 

전시실 내부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서 전시실 입구에 놓인 조형물과 [해돋이]라는 그림만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조형물의 왼쪽 그림은 [바람](Wind)이고 오른쪽은 [플라워 선박의 입항]입니다. 그리고 바로 아래 그림은 [해돋이]인데, 포토존에서 찍었으면 정면으로 나왔을 텐데 살짝 비켜서 찍은 바람에 약간 모양이 틀어져 버렸네요.

 

블라디미르 쿠쉬 무의식 욕망 환상의 세계로의 초대

 

화가의 그림을 보고 느끼는 감정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저는 쿠쉬의 그림 속 주인공들을 보면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아귀가 떠오르곤 합니다. 다 알고 계시겠지만 아귀는 살아 생전에 탐욕스럽고 질투도 많아서 육도(六道) 중 하나인 아귀도(餓鬼道)에 이르게 된 죽은 사람의 영혼을 말합니다. 몸이 앙상하게 여위고 목구멍이 바늘구멍만해서 음식을 먹고 싶어도 마음껏 먹을 수가 없어서 늘 굶주린다고 합니다. 그러기에 그 욕망은 더 끝간 데를 모를 게 분명합니다. 

 

블라디미르 쿠쉬의 작품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 중 사람 얼굴이 표현된 그림들도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그리고 그 얼굴들은 대부분 욕정을 쫓거나 돈을 향해 쫓는 등 무의식 속에서도 강렬한 욕망과 황금만능주의를 연상케 하는 면이 느껴집니다. 오늘 포스팅하는 그림들은 그 중에서도 그런 끝모를 욕망의 느낌들이 상당히 자제되어 있는 편입니다. 무의식과 욕망, 환상으로 나누어 팜플렛에 실려 있는 그림들을 위주로 올려봅니다. 저마다 어떤 느낌들을 받으실지 궁금합니다.

 

블라디미르 쿠쉬(Vladimir Kush)

 

세계적인 초현실주의 작가 블라디미르 쿠쉬는 살바도르 달리의 계보를 잇는 러시아 태생의 초현실주의 화가로 러시아, 홍콩, 프랑스, 미국 등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매번 관객들을 환상의 세계로 매료시켜 온 작가입니다. 초반에는 세잔느 등의 인상파 영향을 받은 그림을 그리다가 14세부터 자신만의 독특한 화법으로 초현실주의 작품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화풍은 러시아에서 군대를 제대한 후 다듬어지기 시작했는데, 동화적이고 환상적인 표현과 인상주의 모티브를 결합시켜 공상적 인상주의의 시초가 되고 있습니다. 뛰어난 상상력과 몽환적인 동화적 표현으로 세대와 시대를 아우르는 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무의식

지중해로의 하강(Descent to the Mediterranean)

 

해수면 위(Above the Sea Level)

 

유카탄의 성스러운 새(Sacred Bird of Yucatan)

 

욕망

작별의 키스(Farewell Kiss)

 

바늘의 눈(Eye of the Needle)

 

에덴의 호두(Walnut of Eden)

 

 환상

플라워 선박의 입항(Arrival of Flower Ship)

 

해돋이(Sunrise by the Ocean)

 

나무 저편(Behind the Trees)

 

이상, 블라디미르 쿠쉬 무의식 욕망 환상의 세계로의 초대였습니다. 재미있게 보셨나요?